세상에 나와 처음 바라본 사람의 얼굴은 어떠했나요?
어떤 표정이었는지 기억 나시나요?
나는 그것이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어떤 여인의 표정이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어요.
누구도 부럽지 않고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잠깐이었지만 영원과도 같았습니다.
그 표정은 내 삶의 모든 시간을 떠받치고 있답니다.
사람은 마음 깊이 각인된 그 기억으로 말미암아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의 뒤를 쫓기 위해 힘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진실을 알게 되죠.
기억해보세요.
눈을 감고 조금만 기억을 더듬으면 분명 처음 본 그 표정을 또렷이 기억해낼 거예요.
누구나 조금도 부족하지 않은 그 풍요의 기억 위에 삶이라는 항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뻣뻣해져 가는 원시적인 기억들, 느낌들,무덤덤해지는 것들을 아이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지요. ^^
우리 조카는 모든 사람을 다 세일러 문 스타일로 그림.. 엄마도, 이모도, 동생도, 친구도...모두 세일러 문 스타일 임...
즉 공주만 그림...^^;
ㅎㅎ 여자아이들의 공주그림만 모아도 엄청 재미있는 책이 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죠.
ㅋㅋ 책의 제목 '공 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핑 크'
남자애들의 '졸라맨' '전쟁' '괴물' '롸봇~'
그밖에 기타등등~~
이게 꼭 한번 해야하긴 하는디~ㅋㅋ
우리 딸아이 5살때 해질무렵, 하늘에 떠오른 초승달을 보며 하는 말,
"세일러문 안녕!"하며 손을 흔들더군요...^^
저도 어릴 때 공주 많이 그렸지만...
일관되게 모든 사람을 공주로 그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도 어느 시기에 세일러 문 스타일에 필이 딱 꼿혀 버린듯...
나중에 스캔해서 올려볼께요.
조카 본인을 그린 것과 다른 사람을 그린 것이 구별이 되는가에 대해서...ㅎㅎ^^;
ㅎㅎ
어제는 여자아이 여섯명을 데리고 놀았는데~
한넘은 엄마 떨어지기 싫다고 어리광부리고 울고
두넘은 첨이라 낯설어서 어색해하고~
한넘은 지멋대로 악어가 되었다고 내 팔 붙잡고 꼼짝못하게 손으로 물고 다니고
(그래서 코가 늘어난 코끼리 흉내내고 얘기해주면서 겨우 손을 빼냄)
"너희들 공주 좋아하니?"
"예!!!!"
"어머~ 나도 옛날에 공주 좋아했는데~ 공주가 장래희망이었던 적도 있었따~(아주 잠깐이지만)
이 중에서 공주되고 싶은 사람?"
(모두 손을 번쩍!)
"ㅎㅎㅎㅎㅎ 너희들의 공주 꿈이 이루어지도록 내가 기도할께~ㅋㅋㅋㅋ
그럼 오늘 우리 공주 맘껏 그려보자~~"
그래서 이리저리~~~
선생의 추임새에 한시간 반 동안 꼼짝 안하고 엄청나게 열중하며 공주 그리기에 몰두~
벽면 가득 공주들을 채워놓았죠.ㅎㅎㅎㅎㅎ
" 난 공주 목걸이 귀걸이 반지 팔찌 무지 이쁘게 그리는 방법을 10가지도 넘게 알고 있다~~~
알려줄까???"
그러다가 페이스페인팅으로 각자 얼굴이며 손에다가 장신구들을 그려넣고는
완전 행복해져서 세상에 자랑질하고 싶어서 달려나가는 모습들이라니~ㅎㅎㅎㅎㅎㅎㅎㅎ
내 손과 팔, 머리에도 온갖 하트들을 그려서 오려서 테이프로 주렁주렁 달아주고~
다음 주에는 하트를 일곱개씩 그려다가 나한테 준다나~~ㅎㅎㅎ 그거 다 내 몸에 붙이면?
다 그린 공주들을 세워줄수 있게 만들고~
공주들의 무도회장~ 인어공주의 용궁~ 이런거 다 만들어보고 코스프레까지 하기로~
난 그런거 하는 방법 수십가지는 알지롱~~
니들도 생각해봐~~~
부처도 좋고 예수도 좋지만 모모랑 노는게 제일 재미남.
초면.
밀고나온 아기, 온몸으로 품던 엄마.
그래도 처음은 초면인데, 함박웃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