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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374 vote 1 2011.02.25 (22:40:40)

 

 

낳음과 성장이 존재의 근본이다.

존재의 본질은 낳음과 성장이다. 하나의 낳음이 또다른 낳음으로 이어지며 점차 성장하여 갈때 존재는 완전하다. 이러한 존재의 완전성이야 말로 모든 논리와 추론의 궁극적인 근거가 된다. 낳음이 있어야 진짜, 낳음이 없으면 가짜다. 성장함이 있어야 진짜, 성장함이 없으면 가짜다. 그러므로 낳음과 성장 그리고 이로 인한 외부와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진화형 생장구조를 갖춘 모형이 완전하다.


아기낳는 것을 ‘몸을 푼다’고 한다. 해산(解産)이라고 하는 것이다. 낳음은 씨앗이 그 속에 감추어진 배아를 풀어내듯이 하나씩 밖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없는 것을 생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어 구현한다. 이때 존재의 풀어내기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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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낳음은 최초에 촉발된 하나의 낳음으로부터 또다른 낳음으로 이어지며 낳음의 연쇄고리를 이룬다. 고리들은 최초의 말뚝으로 부터 연역되어 전개된다. 그러므로 최초의 말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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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서 최초의 말뚝은 언어였다. 언어가 인간에게서 가장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주의 사상 중심의 현대 서구철학도 대개 언어철학으로부터 논리를 전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필자는 아홉살때 언어로부터 깨우침을 얻어 하나의 사슬을 만들었고, 14살때 마음을 깨쳐 두번째 사슬을 만들었고, 17살때 구조를 얻어 세번째 사슬을 만들었다. 하나의 완성된 모형으로부터 또다른 모형을 얻어내는 연역적 사고를 전개한 것이다.


언어는 주어로부터 시작되어 동사, 목적어 순으로 사슬이 연결되며 하나의 문장으로 독립하여 기능을 획득하는 자체 완결성을 가진다. 문장 형태로 하나의 독립계가 완성된 것이다. 하나의 문장 안에 낳음과 성장이라는 존재의 본성이 풀세트로 갖추어져 있어서 모자람이 없으므로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이때 주어가 앞에 와야 한다. 주어가 문장의 말뚝이 되기 때문이다. 주어는 하나의 존재를 가리킨다. 반면 주어를 따르는 동사나 목적어는 불완전하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말뚝에 의존하여 말뚝의 에너지를 빌어서 보완한다. 그러한 연쇄적인 보완의 구조로 사슬은 전개하여 언어는 펼쳐진다.


동사나 목적어도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므로 낮은 단계의 완전성은 있다. 그러나 외부와의 소통을 이루려면 반드시 주어를 만나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의 바퀴라면 바퀴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이지만 역시 자동차의 차체에 조립되어 그 자동차가 운행되어야 비로소 제 기능을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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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들은 말뚝을 중심으로 연쇄적으로 전개하여 원인에서 결과까지 기승전결의 자체 완결성을 가진다. 문장에서 주어가 말뚝노릇을 하듯이 원인이 말뚝이 되고 결과가 뒤따른다. 이들은 전개하여 유교의 원형이정, 인의예지가 되고, 불교의 고집멸도, 생노병사가 되고, 헤겔의 정반합이 되고, 오행의 상생순서대로 목화토금수가 된다. 하나의 체인은 에너지 순환의 1사이클을 나타내는 동그라미가 된다.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까지, 사건의 시작에서 끝까지, 극의 프롤로그에서 에필로그까지 자체완결성을 성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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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들은 원인과 결과의 2단계, 정반합의 3단계, 기승전결의 4단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계 등으로 다양하게 분석되지만 5단계가 맞다. 존재의 낳음과 성장은 에너지의 진행경로를 따라 사건 형태로 일어나며, 사건의 원인측과 결과측이 각각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이루고 그 사이에 시간성과 공간성이 교차하기 때문이다. 즉 공간의 인과와 시간의 인과가 겹치기 때문이다.


하나의 사슬고리가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의 단위가 된다. 언어에서 하나의 문장이 되고, 마음에서 하나의 정신이 되고, 구조에서 하나의 모형이 된다. 전기에서 하나의 회로가 되고, 건축에서 하나의 설계가 되고, 건물에서 한 채의 집이 되고, 생명에서 하나의 세포가 되니 하나의 개체로 독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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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모형은 하나의 말뚝을 가지고 한 방향으로 전개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잘못된 모형들은 무한순환의 오류에 빠지고 만다. 음양이 전개하여 사상이 되고, 팔상이 되고, 16상, 32상, 64상으로 계속 늘어나다가 끝맺음을 내지 못하는 식이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사건은 무한순환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시작에서 끝까지 화살처럼 직진한다. 조직은 계속 발전해도 그 안에는 반드시 생로병사의 단위가 집적되고 있다. 진보는 그냥 1,2,3,4...로 의미없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성형에서 또다른 완성형으로 건너뛴다.


악보의 음표들은 무의미하게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리듬과 고저와 장단이라는 하나의 모형을 가지고, 자체의 기승전결 대칭구조를 이루어 하나의 프레이즈를 완성시키며, 곡은 그 하나의 완결된 프레이즈를 높은 음역과 낮은 음역의, 혹은 빠른 리듬과 느린 리듬의 다양한 국면에서 대칭시켜 각각의 긴장을 끌어내는 형태로 전개시켜 그 에너지를 완전히 소진시키고 끝맺는다.


단위와 단위가 모여서 더 큰 단위를 만드는 방식으로 존재는 성장하고 발달한다. 진보하고 발전한다. 이러한 진화형 생장구조를 갖추어야 완전성이 성립한다. 하나의 말뚝에서 전개한 다섯 고리들 중 하나가 부족해도 구조는 붕괴되고 만다. 완전성을 잃고 만다. 포지션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다. 야구는 9명, 축구는 11명이라야 한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갖추어져야 한다.


다섯 포지션이 갖추어질 때 하나의 독립된 개인으로, 하나의 완성된 팀으로, 하나의 독립적인 가족으로, 하나의 독립한 회사로, 하나의 독립된 국가로 완성된다. 하나라도 빠지면 스포츠팀은 패배하고, 국가는 멸망하고, 가족은 파탄나고, 회사는 폐업한다. 그림은 의미를 잃고, 음악은 지루해지고, 드라마는 시시해지고, 개그는 썰렁해지고, 영화는 관객을 잃고, 소설은 팔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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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은 인간을 긴장시키며, 그 긴장은 이러한 모형에서 하나가 부족할때 독자가, 관객이, 청중이, 가세하여 완성시키는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품 내부의 갖추어진 완전성이 관객 마음의 완전성을 끌어내는 형태로 예술의 낳음은 작동하기 때문이다. 작품의 완전한 갖춤이 관객 마음의 완전함을 끌어내는 것이 예술이다. 인간의 마음은 자연의 완전성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샤카디타5

2011.02.26 (13:40:23)

댓글을 안쓸 수 없게 만드심. 번역, 주석자의 개입, 공간적 개입, 시간적 개입, 온갖 장애없이, 이렇게 날 걸로 생생한 소리를 들어본 것은 처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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