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길고양이를 돕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먹이는 밤에만 주며 낮에 고양이가 출현하지 않게 하는 등
<이웃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한다는 가정 하에
이런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관련 기사입니다.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669367
선생님의 혜안은 역시 탁월하십니다.
본질을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 순간을 살더라도 고양이답게 사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 오늘도 한수 배우고, 곱씹고 갑니다.
인간을 위한 것인가? 고양이를 위한 것인가? 그것에 따라서 약간 다를 것 같습니다.
고양이 스스로의 삶을 위해서라면 고양이는 고양이처럼 살다가 가는게 옳습니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인간과 고양이를 싫어하는 인간의 세력싸움의 문제라면, 답은 나와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기도 했는데, 나름의 해법을 찾은 것이 'TNR 운동' 이라는 거죠. 길고양이를 잡아서 중성화 수술을 하고, 다시 고양이를 잡았던 그 자리에 풀어주어 고양이는 고양이 대로의 삶을 살면서도, 개체수는 늘어나지 않게 하는 방법.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 사이에 적당한 '논리적 절충안' 이긴 한데, 과연 이것이 사람을 위한 것인지, 고양이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면 인간들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생명의 존엄' 의 문제와 맞닥드리게 됩니다.
가장 고약한 경우는
버림받은 개(?)를 수백 마리 모아서
(어떻게 모았는지 이해 안 됨, 난 10년간 돌아다녔어도 버려진 개 한 마리도 못봤음.)
비좁은 공간에서 무리하게 키우며 사료값 감당 못해서 개를 굶기고
인터넷 사이트에다 하소연 하는 경우인데
불쌍한 개를 돕는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반대죠.
인간이 동물을 키우는 것은 인간 자신이 치유받기 위해서입니다.
불쌍한건 어디까지나 인간 자신이에요.
개는 원래 들에서도 살고, 산에서도 사는 생명입니다.
감당할 능력이 없으면 단체를 조직하여 시에다 시설을 요구하거나 해야지
강아지를 좁은 공간에 모으지 말아야 합니다.
고양이를 중성화수술 하는 것도 발정기 때 밤에 울어대서 사람이 잠을 못자게 되니까
사람을 위해서 하는 거지 고양이를 위해서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고양이는 개를 무서워 하므로 집에 개를 키우면 고양이가 퇴치됩니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동물이 아니고 인간이죠.
인간이 어디까지 환경과 공생할 수 있는가 하는
인간의 공존능력 문제.
고양이도 안고서 삽니다. 갑자기 듣고싶어지는 노래한곡. 비틀즈의 Let it be.
보통 이런 논쟁은
양쪽 다 귀를 틀어막고 상대의 의견을 전혀 들으려하지 않으며
근거가 불명한 잘못된 주장을 주구장창 늘어놓기 때문에
합리적인 중재가 불가능하죠.
예컨대 야생상태에서 길고양이 수명이
2~3 년 밖에 안된다고들 흔히 말하곤 하는데
인간도 야생상태에서는 평균수명이 20년도 안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20살 밖에 못 산게 아니에요.
다들 60살 넘게 살았어도 영아사망률 때문에 평균수명이 그렇게 되는 겁니다.
즉 통계라는건 착각에 불과하지요.
대부분 허상을 두고 논쟁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되지요.
결국 누가 다수냐, 누가 더 열성적이냐에 따라 세가 형성되는 것.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길고양이를 굳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은 안 합니다.
그 안에도 제 힘으로 돌아가는 독립적인 생태계가 있는 것이고
인간이 돕는다고 해서 실제로 고양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죠.
사람이 주는 먹이를 먹고 등따숩고 배부르게 사는게
자동차 바퀴 밑에 숨어서 긴장된 생활을 하는것 보다 낫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가정집에서 10년을 편안히 산 개가 들판에서 굶주리다 3년 만에 죽는 개보다
행복하다는 생각은 인간의 착각일 뿐입니다.
도움이라는 개념은 순전히 인간의 자의적인 주장일 뿐.
도움을 받는건 오히려 인간이지요.
또 누군가가 개인의 판단으로
고양이나 비둘기를 방목(?)하는 것을 굳이 방해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집에서 가둬놓고 키우는 것보다는 상당한 위험이 있더라도 방목이 더 자연친화적이죠.
인간의 돌봄을 받으며 잘 먹고 오래 살아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 순간을 살더라도 고양이답게 사는게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먼 미래에는 고양이나 개에게 목줄을 채우거나 가둬놓는게 불법인 사회가 될지도 모르지요.
하여간 사람들은 일거리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찬성이든 반대든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일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것이 인간이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