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77 vote 0 2021.08.03 (18:26:26)

    모든 학문의 꼭지점에 물리학이 있다. 우주는 최종적으로 에너지 하나로 설명되어야 한다. 에너지의 상태는 둘이다. 확산 아니면 수렴이다. 무질서 아니면 질서다. 플러스 아니면 마이너스다. 변화 아니면 안정이다. 세상에 온갖 주의 주장이 난무하지만 죄다 개소리다. 


    무슨 주의, 무슨 노선, 무슨 사상 하고 주워섬기지만 다 뻘소리다. 그런거 없다. 길은 두 갈래다. 에너지가 결정한다. 공자의 길과 노자의 길이 있다. 공자는 강자의 길이고 노자는 약자의 길이다. 공자는 긍정이고 노자는 부정이다. 공자는 마이너스고 노자는 플러스다. 


    그것은 하나의 에너지를 사건의 원인측에서 보느냐 결과측에서 보느냐다. 문제는 맞물려 돌아간다는 점이다. 철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건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므로 하나가 잘못되면 전부 잘못되고 마는 성질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방향판단이 중요하다. 


    길은 두 갈래다. 에너지가 있을 때와 없을 때다. 에너지가 있으면 강자의 전략을 쓰고 에너지가 없으면 약자의 전술을 쓴다. 강자는 자신의 실수를 줄이는 마이너스법을 쓰고 약자는 상대방의 실수를 끌어내는 플러스법을 쓴다. 사건의 원인측에 서느냐 결과측에 서느냐다.


    포지션이 다르고 진행방향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이후 모든 것이 달라진다. 강자와 약자가 있다. 강자는 힘이 있고 약자는 힘이 없다. 강자는 자신의 힘을 잘 관리해야 이기고 약자는 상대의 힘을 빼 와야 이긴다. 강자는 자기 내부를 보고 약자는 상대방을 본다.


    여기서 유교의 오자병법과 도교의 손자병법이 갈린다. 오자병법은 자신의 힘을 기르고 손자병법은 상대의 힘을 역이용한다. 정부군은 무기가 있고 반군은 무기가 없다. 정부군은 자신의 무기를 향상시켜야 하고 반군은 정부군의 무기를 빼앗아야 한다. 오자와 손자의 차이다. 


    강자와 약자가 대결하면 강자가 이긴다. 약자는 판을 어지럽게 만들어 상대가 실수할 확률을 높여야 한다. 강자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변수를 줄이는 결정을 하고, 약자는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하려고 가급적 변수를 늘리는 결정을 한다. 이로써 누가 강자인지 알 수 있다.


    약자는 상대방의 실수를 유도할 목적으로 불확실함, 애매함, 혼란스러움을 선호한다. 불가지론을 숭상하고 허무주의를 신봉하며 부정적 사고를 강조한다. 괴력난신, 음모론, 안아키, 신토불이, 유기능, UFO, 초능력, 외계인, 텔레파시, 점쟁이, 주술 따위 개소리에 의존한다.


    그것은 물리쳐야 할 약자의 행동이다. 문제는 인간이 대부분 현실에서 약자이고 따라서 본능적으로 약자의 전술을 쓰게 된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영원히 약자로 주저앉고 만다. 장교는 처음부터 장교로 키워져야 한다. 여러분은 자신을 장교로 규정하고 강자로 규정해야 한다.


    세상을 낙관하고 긍정해야 한다. 진보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그런 태도를 무의식 영역까지 확장시켜야 한다. 구조론은 강자를 기르는 사관학교다. 공자의 길을 가야 한다. 나는 천상 약자이므로 약자의 길을 가야겠다는 사람은 꺼져! 그런 사람은 구조론을 배울 자격이 없다. 


    인간은 약자로 태어나서 성장하면서 강자로 변하지만 많은 경우 계속 약자로 머무르려고 한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어린이의 마음을 가진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군중의 동정심을 끌어내려고 한다. 어리광을 부린다. 싸구려 감상주의로 신파를 찍으려고 한다. 


    짜증을 부려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려고 한다. 군중심리에 현혹되고 집단 히스테리를 일으키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이 인간의 무의식이고 본능이라는 점이다. 안아키, 신토불이, 외계인, 음모론, 사차원, 텔레파시, 종교, 주술을 추구하는 삽질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래서 해결이 어렵다. 설사 노예개미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병정개미로 상승해야 한다. 나는 노예로 태어났으니까 노예로 살겠어 하는 비겁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강자의 습관을 가져야 강자가 된다. 스스로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는 자는 결국 그런 약자 대접을 받게 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608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6629
5472 구조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 김동렬 2010-01-28 14512
5471 달마북 2권 '뜰앞의 잣나무'가 나왔습니다. image 김동렬 2005-03-30 14512
5470 돈오가 세상을 깨우다 image 김동렬 2012-11-15 14508
5469 지지선언 하지 않으면 이제 적으로 간주한다 아다리 2002-10-22 14508
5468 공간은 플러스 시간은 마이너스다. image 1 김동렬 2011-08-23 14503
5467 시험에 든 고건내각 김동렬 2004-04-24 14503
5466 서프가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박사모 김동렬 2005-05-18 14496
5465 <도올 김용옥기자의 현장속으로> 김동렬 2002-12-09 14496
5464 인간의 얼굴을 한 좌파가 그립다 김동렬 2002-11-08 14496
5463 지역주의 타파에 집중하라 image 김동렬 2004-03-28 14495
5462 공자와 류샤오보 image 김동렬 2017-07-14 14494
5461 한국인에게 영어가 들리지 않는 이유 김동렬 2006-08-06 14493
5460 포텐 터뜨리는 방법 image 4 김동렬 2011-08-14 14486
5459 꼴통들의 전성시대.. ^^ 스피릿 2003-04-24 14485
5458 전여옥의 전성시대 김동렬 2005-06-29 14480
5457 Re..카리스마가 느껴짐 Y 2002-10-09 14480
5456 Re.. 변수 안됩니다. 김동렬 2002-12-11 14478
5455 유시민의 까놓고 말하기 김동렬 2004-07-03 14474
5454 노무현 왜 위기인가? 김동렬 2003-06-05 14474
5453 노무현의 사는 길과 죽는 길 김동렬 2002-12-22 14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