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요일 아침 점심 강당 피구,
수금요일 아침 축구
5학년 애들과 함께 하는 나만의 루틴.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서 하니 이제는 내가 거의 지도를 안한다. 나는 관찰하면서 안전사고 대비하고, 몇 마디만 거들 뿐.
이렇게 하면 생활지도의 대부분이 해결된다. 애들이 움직임 욕구를 발산하고, 공부와 관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한 교육이 또 있을까 싶다.
나는 그동안 혁신교육의 모순이 쥐어 짜는 지속하지 않은 교육이라고 언급했다. 왜 이리 회의가 잦고, 교육과정 짜는데 그렇게 시간을 많이 소모해야하는지 의문이고, 프로젝트 수업 아니면 제대로 수업하지 않은 것 같은 찜찜함이 왜 생길까?
교사도 에너지 총량이다. 교사들마다 잘하는 것, 교사들의 재능과 자원을 바탕으로 혁신학교를 재구성해야 한다. 불필요한 업무는 삭제, 교육에 전념하기 힘든 필수 업무는 행정실, 지원청, 지원센터로 이관하고 교사가 충실한 수업준비, 여유있는 생활지도와 학생상담, 적절한 학부모소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사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학급, 학년, 학교에 펼치고, 교사들이 모여서 아이들의 발달을 이해하고 연구하고 적용하고, 사례를 공유한다. 그리고 이것을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교사의 교육권을 보호할 때 학교교육은 달라진다. 학교폭력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부모도 학교를 신뢰한다.
지금의 학교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정체, 우리사회의 우울한 분위기와 법만능주의로 인한 갈등과 분쟁의 급증, 충분한 상호작용의 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정서결핍과 미숙한 사회성으로 인해 학교가, 아이들이 점점 더 망가져가고 희망이 사라져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우리 교육이 갈 길이 내눈에는 보이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왜 안보일까? 교사가 교육전문가보다 노동자로만 자기 입지를 축소할 때, 공무원으로서의 권리만 주장하고 교육자로서의 자부심과 책무성을 내려놓을 때, 대한민국 교육은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이유야 어쨌든 이것이 진실이다. 이것을 직시하고 냉철한 반성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 교육의 미래를 희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