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이니 사기니 카미카제니 반자이어택이니 하는건 전부 거짓말입니다.
인간이 도망치는 것은 비겁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불가능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싸우는 것은 용감해서가 아니라 의사결정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소련인들이 싸운 것은 애국심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스팸을 줬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인과 불구대천의 원수인 체첸인들이 러시아편에 서서
러시아인보다 용감하게 싸우는 이유는 푸틴이 돈을 주기 때문입니다.
매국노 체첸용병들은 애국심 때문도 아니고 충성심 때문도 아니고 용감하기 때문도 아니고
첫째, 싸우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고, 둘째,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빈사의 사자상으로 유명한 스위스 근위대 786명은 왜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루이16세를 위해 죽었을까요?
애국심 때문에? 아니죠. 남의 나라 용병이 무슨 애국심?
용맹함? 개코나. 싸우는 시늉만 하고 실제로는 안 싸우기로 유명한게 스위스 용병. 왜냐하면 같은 동네 출신이
이쪽 저쪽의 독일 봉건영주에 고용되어 싸우는데 서로 다 안면이 있는 아는 사람이라서
야 넌 왜 그쪽에 붙었냐? 돈 좀 주더냐? 나도 그쪽에 붙을까? 이러고 농담 까면서 싸우는 시늉만 하고
돈만 악착같이 받아가는게 스위스 용병. 도시락 싸들고 와서 구경하던 독일 농부가 보니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열하게 싸웠는데 전사자는 없고 부상자만 한 명 발생
이유는 까불다가 논둑에서 굴러떨어져서. 어차피 전쟁이라는 것은 봉건영주가 농민에게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성 이벤트일 뿐. 저쪽 동네가 매년 이맘 때 쳐들어오기 때문에 군사비로 세금을 내야 하느니라.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에서 인간은 죽을 때까지 싸웁니다.
첫째, 밥을 줄 것. 둘째, 약속을 지킬 것. 셋째, 동료를 믿을 수 있을 것. 넷째, 기강이 잡혀 있을 것.
다섯째, 총을 줄 것. 이 다섯 가지 원칙만 지켜지면 거지도 강군으로 거듭납니다.
밥이 없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이질적인 세력이 섞여서 의사소통이 안되거나, 장교단이 없거나
무기가 없으면 죄다 도주합니다. 인간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는 말씀.
사무라이는 용감하고 농민은 비겁하다는 환상은 세이난 전쟁에서 깨졌고
일본인은 용감하고 양키는 비겁하다는 상상은 미드웨이에서 깨졌습니다.
미국이 정신교육을 많이 해서 미드웨이에서 일본을 이긴게 아닙니다.
카미카제식 자살공격은 사실 미드웨이에서 미군이 먼저 시범을 보였습니다.
비행기가 적탄에 맞아 격파되면 바로 적의 전함으로 돌진해서 동귀어진 하는 거지요.
미군의 정신력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정신력은 개뿔 그런 거 없습니다.
미군이 용감하게 싸운 이유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납득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당장 무얼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버버 하는 거지요.
납득하지 못하는 이유는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의사소통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병사를 존중하지 않고 바보취급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병사든 적절히 상황이 주어지면 일당백이 될 수 있습니다.
아뿔싸. 우리는 인간을 오해하고 있는 겁니다.
용맹함, 사기, 정신교육, 애국심, 충성심, 이런건 죄다 개소리입니다.
임무를 정확히 알려줄 것, 재량권을 줄 것, 약속을 지킬 것,
소통하고 감시하고 통제할 것, 무기를 줄 것, 동료와 함께할 것.
이 방법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상황을 납득할 수 있으면 오합지졸도 단시간에 강군이 됩니다.
병법을 아는 사람은 길거리의 양아치를 모아놓고도 일주일 안에 정예로 만들 수 있습니다.
최악의 지휘관은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가만있는 장교입니다.
그 경우 병사들은 지휘관을 불신하고 패닉에 빠져 일제히 도주합니다.
더 나쁜 지휘관은 전투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장교입니다.
그 경우 지휘관을 엿먹이기 위해 일부러 전투태업을 합니다.
조금이라고 도움만 주면 다 한자리씩 주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