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멍청한가? 나의 오래된 의문이다. 이유를 알았다. 그것은 권력을 향한 기동이었다. 관종짓 말이다. 엉뚱한 댓글 하나로 게시판을 초토화시킨다. 일만 개의 댓글을 생산하면 권력자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 호르몬이 나와준다. 오르가즘을 느낀다. 그것은 집단을 의식한 행동이다. 집단 무의식에 지배된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보이지 않게 집단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내 생각이지만 내 생각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적 본능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집단이 필요로 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인간의 여러 비합리적인 행동들은 공통점이 있다. 종교행동, 주술행동, 터부행동, 포비아 행동, 인지부조화, 괴력난신, 음모론, 사차원, 초능력, 각종 소인배 행동의 공통점은 집단 내부 상호의존성을 높이는 방향의 기동이라는 점이다. 집단과 결속하려는 것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정치적 프레임 걸기, 계급배반 투표, 이분법적 사고, 흑백논리, 이항대립적 사고에 빠지는 원인은? 모든 비이성적이고 반지성적인 행동의 공통점은 역시 집단과의 결속이다. 그들은 진실에 관심 없다. 집단 안에서 자기 포지션에 집착할 뿐이다. 인간은 집단과의 결속을 높이는 데만 관심이 있다. 그래서 지구 평면설과 같이 터무니없는 것을 만들어 낸다. 말 같잖은 소리를 한다. 그게 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하는 반사회적 행동이다. 개념미술에 반예술이 먹힌다는 사실을 알고 일부러 그러듯이. 인간은 집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선한 영향력의 행사는 기술적으로 어렵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나쁜 영향력의 행사가 된다. 뭔가 하긴 해야겠는데 똑똑한 짓을 못하므로 멍청한 짓을 한다. 동물의 생존본능을 따르면 그렇게 된다. 문제는 인간의 바보짓이 오히려 집단의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는 거다. 유나바머 시어도어 카진스키의 경고를 기억해야 한다. 과학과 산업은 어린이의 손에 총을 쥐여준 것과 같다. 똑똑한 한국인의 행동이 인구절벽의 위기를 초래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우주 안에서 가장 강력한 이론은 엔트로피 증가다. 확실히 상대의 항복을 받아낸다. 이유가 있다. 모든 속임수는 사건의 중간 부분을 속인다. 입구와 출구는 속일 수 없다. 탄생과 죽음은 속일 수 없다. 속임수는 공간의 방향을 속인다. 중간은 두 방향이므로 속는다. 입구와 출구는 한 방향이므로 속일 수 없다. 공간을 속일 수 있지만 시간을 속일 수는 없다. 시간이라는게 원래 약속을 정하려고 만든 개념이기 때문이다. 엔트로피 증가는 사건의 출구를 본다. 입구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열과 통계라는 좁은 분야에 잡혀 있다. 엔트로피가 보편원리라는 사실을 알지만 일반화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전모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는 공간의 사정을 해명한다. 시간은? 엔트로피는 무질서도의 증가다. 질서도의 감소는? 엔트로피 증가는 사건의 결과측 사정이다. 원인측의 입장은? 엔트로피 증가를 뒤집으면 상호의존성 감소다. 질서는 상호의존성이다. 질서가 있다는 것은 붙잡혀 있다는 것이다. 권력은 상호의존성에서 나온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상호의존성을 늘리는 것이다. 상대를 붙잡으려고 한다. 사람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으려고 한다. 인간이 괴력난신, 음모론, 사이비 종교, 시골텃세, 인지부조화 따위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상호의존성을 높여서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다. 사람을 붙잡는 족쇄이며 사람을 꽁꽁 묶어버리는 보이지 않는 끈이다. 심리공격을 가하는 기술이다. 인간과 인간의 떨어진 거리를 좁힌다. 모세의 십계명부터 그랬다. '무엇을 하자마라'고 금제를 걸면 집단이 결속한다. 불교에 와서는 비구의 250계, 비구니의 348계로 진화했다. '수염을 깎지 마라'는 야구 감독의 징크스나 'MSG를 못 먹게 하는 음식포비아나 같다. 그것은 원시인의 터부가 진화한 것이다. 하지마라는게 권력이다. 그것이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심리공격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마음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꽁꽁 묶어서 개인의 상상력을 빼앗고 자유를 빼앗아 노예로 만드는 폭력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의 원인은 유체의 간섭이다. 에너지의 간섭이 강체를 유체로 바꾼다. 2를 1로 바꾼다. 그 방법으로 집단을 결속시킨다. 상호의존성을 높인다. 그것이 질서다. 뭘 하지 마라고 하면 쉽게 집단에 질서가 만들어진다. 비합리적인 방법이라서 문제 될 뿐 효과는 있다. 엔트로피는 코끼리 다리 하나 만져본 것이다. 사건의 전모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유체의 자발성을 알고 조절장치를 알아야 한다. 권력과 이득과 리스크의 3위일체를 알아야 한다. 극한의 법칙은 엔트로피 증가를 우주의 보편원리로 확대하여 인식하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