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4 vote 0 2023.11.10 (15:59:06)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아무도 말하지 않으므로 내가 말하련다. 그것은 근원의 약속에 대한 것이다. 사실이지 그것을 언어로 전달하기는 어렵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것은 갈림길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부름과 응답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의사결정을 하려면 객체를 붙잡아야 한다. 존재는 궁극적으로 방향전환이다. 방향을 바꾸려면 움직이는 것을 멈춰 세워야 한다. 객체를 붙잡는 주체의 힘이 필요하다.


    자연에서 그것은 이기는 힘이다. 집단에서 그것은 권력이다. 내면에서 그것은 믿음이다. 근원에서 그것은 신이다. 이기는 힘과 권력과 믿음과 신이라는 말은 정치나 종교의 언어로 오해될 수 있다. 이는 언어의 한계다.


    부름과 응답이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말하려는 것이다. 인간은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 모르지만 사건 전체를 한 방향으로 연결하는 하나의 동력원이 존재한다. 한 방향으로 계속 연결하면 최초의 약속을 만나게 된다.


    먼저 했던 결정이 나중 하는 결정을 제한하는 문제다. 나중 한 결정이 먼저 한 결정을 침범하면 동력이 전달되지 않는다. 중간에 에너지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다는 대전제를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최초의 약속이다.


    ###


    어부가 그물을 던질 때는 간격을 벌리고 당길 때는 좁힌다. 둘은 하나다. 파종과 추수는 하나다. 입력과 출력은 하나다. 부름과 응답은 하나다. 우리가 둘의 대칭이라고 믿는 것은 모두 하나다. 나누어진 2를 본래의 1로 되돌리기를 반복하면 근원의 하나에 수렴된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임무가 있다. 하나는 방향의 제시다. 둘은 내부의 압박이다. 약속은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는 사전에 약속된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부름이 전달되는 범위 안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래야 응답할 수 있다. 그것이 믿음이다. 약속을 지킬 수 있다.


    방향을 잡은 다음 내부를 압박하여 효율을 끌어내야 한다. 먼저 한 결정과 나중의 결정을 연동시켜서 압박할 수 있다. 연동되면 압박되고, 압박되면 맞물리고, 맞물리면 하나가 되고, 하나가 되면 효율적이고, 그 효율성이 약속을 지키는 힘이 된다. 그럴 때 이루어진다.


    삼국지를 끌고 가는 힘은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에서 나온다. 그것은 최초의 약속이다. 약속은 힘이 있다. 거기서 집단의 권력과 개인의 믿음과 자연의 기세가 나온다. 삼국지의 모든 장면은 그 처음 약속이 과연 지켜지는지 다양한 장소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집단은 내부적으로 의사결정이 가능한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 개인은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 자연은 의사결정이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두 번째 결정이 첫 번째 결정을 침범하지 않는다. 진리든, 믿음이든, 영혼이든, 신이든 그것을 나타낸다.


   ###


    우주는 궁극적으로 방향전환이다. 그것은 정靜이 아니라 동動이다. 동은 움직여 방향을 결정하며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쉽게 말하면 게임이다. 세상은 게임에 지배된다. 게임은 동력원의 공유에 따른 상호의존성의 작동이다.


    승부를 정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자연은 의사결정 비용이 조달되는 최소시간, 최단경로, 최소액션을 따른다. 자체적으로 비용조달이 가능한 형태로 의사결정을 한다. 자원들을 서로 연동시켜 효율을 끌어내면 의사결정할 수 있다.


    자원들이 연동되어 동력원을 공유할 때 효율성을 붙잡는 권력이 발생한다. 효율성의 힘은 다음 의사결정에 사용된다. 이기면 효율을 얻어서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가 되고 지면 붙잡혀서 객체로 종속된다. 권력은 붙잡고 의무는 붙잡힌다.


    집단을 통제하는 것이 권력이면 개인을 통제하는 것은 믿음이다. 믿음은 앞선 결정에 우선권을 준다. 남자로 태어나고,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은 앞선 결정이다. 그 이전에 지구에 태어나고, 태양계에서 태어나고 우리은하에서 태어났다.


    앞선 결정에 우선권을 주는 규칙을 따르면 개별적인 사건을 서로 연동시켜 효율성을 끌어낼 수 있다. 시행착오에 따른 비용손실이 줄어든다. 방향을 통일하고 압력을 유지하여 근원의 동력원과 연결하면 이긴다.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488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4996
6568 마지막 말 김동렬 2007-08-30 17114
6567 얼굴보고 반한다는건 허튼소리(마광수의 경우) 2005-08-16 17114
6566 부산일보 손문상화백 만평 image 김동렬 2002-12-12 17110
6565 대칭성 원리 김동렬 2009-12-10 17105
6564 학문의 족보 2 김동렬 2009-09-24 17097
6563 민주당은 죽었다 image 김동렬 2003-12-04 17097
6562 박주현수석은 얼굴마담 수석인가? image 김동렬 2003-05-09 17095
6561 지적설계론과 구조론 image 6 김동렬 2012-05-23 17093
6560 美, 로마와 놀라울 만큼 닮았다 김동렬 2002-09-24 17087
6559 이게 사실이면 심각한 거 아닌가요? 정민화 2002-12-01 17078
6558 개념없는 오마이레시안들 image 김동렬 2003-12-15 17072
6557 명상하는 방법 image 16 김동렬 2013-05-22 17060
6556 사건은 동적공간에서 일어난다. image 김동렬 2011-08-16 17059
6555 사상가 DJ와 수완가 노무현의 찰떡궁합 김동렬 2003-06-17 17045
6554 이탈리아 멕시코 스페인 포르투칼 강세? 김동렬 2006-06-15 17031
6553 레고블럭의 구조 image 1 김동렬 2009-01-23 17030
6552 토종 학문의 죽음 김동렬 2005-12-24 17026
6551 전여옥병과 김용옥병 박통병, 노무현병 김동렬 2003-05-28 17022
6550 왜 박상천이 수구인가? 김동렬 2003-05-17 17019
6549 탄핵 5적을 부활시킬 것인가? 2005-08-05 17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