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정치하지 마라.
님의 유언 중 일부다.
그냥 일부가 아니고 명령이다.
유산 1.
연사 노무현.
님은 탁월한 연사였다. 내 가슴이 이토록 뜨거웠던 연사는 없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연사 문성근. 연사로만 보면 어쩌면 더 뛰어난 연사다.
뛰어난 연사는 몸이 춤추게 한다.
동력이 넘치게 한다.
대중을 결단하게 한다.
나라를, 민족을, 때로는 인류 전체를 결단하게 하기도 한다.
유산 2.
논객 노무현.
님은 탁월한 논객이였다. 내 머리가 이렇게 시원했던 논객은 없었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논객 유시민. 토론으로만 보면 어쩌면 더 뛰어난 논객이다.
뛰어난 논객은 말이 뛰놀게 한다.
논리가 만발케 한다.
식자를 승복하게 한다.
나라를, 민족을, 때로는 인류 전체를 승복하게 하기도 한다.
정치.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님에게 가장 필요했던 사람이 누굴까. 아마도, 연사 노무현, 논객 노무현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는 홀로 섞지 않는다. 정치가 혐오스럽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혐오스럽다는 것이다. 현실의 혁신에는 대중의 결단과 식자의 승복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대중이 발산하는 동력만큼 개혁에 도전할 수 있고, 식자가 승복하는 논리만큼 혁신을 도입할 수 있다. 정치만으로는 그 선을 넘을 수 없다.
수준.
현실에 안주하려는 이들은 정권만 잡으면 된다. 크던 작던 권력만 잡으면 된다. 잡은 권력만 지키면 된다. 정치는 권력 획득의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현실을 바꾸려는 꿈을 꾸는 이들은 권력만 잡아서는 안된다. 정치만 해서는 안된다. 망한다.
수준을 바꿔야 한다
짐승.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짐승사는 세상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짐승 몇 마리 잡는 걸로 위안 삼으려 해서는 안된다.
짐승은 다스려야 한다.
사람.
사람을 바꿔야 한다.
알려야 한다. 알려서만 안되면, 가르쳐야 한다.
가르쳐서 안되면, 길러서라도 바꿔야 한다.
길러서 안되면, 낳아서라도 바꿔야 한다.
정치하지 마라.
논객 노무현은 논객하라.
연사 노무현은 연사하라.
몸이 춤추게 하라. 동력이 넘치게 하라.
말이 뛰놀게 하라. 논리가 만발케 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할 수 밖에 없다면, 절대 정치만 하지는 마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