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데이트.. 듀나 추천에 빛나는 전설의 영화라고
이 영화를 보면 글솜씨가 전혀 없는 사람도 아래와 같은 명문을 쓰게 된다고.
헌데, 좀 일찍 나와버려서 약속 시간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았고...
약속 잡은 친구와 언제쯤 올 수 있나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 왈,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 영화라도 한 편 보고 있어라
그리고 미안하니 영화값을 나중에 메워주겠다
라는 기특하기 짝이 없는 제안을 하는게 아닌가.
당연히 그러겠노라고 했더니 대신 조건으로 자신이 지목한 영화를 봐야할 것을 내걸었다.
그 영화의 제목은 '맨데이트 : 신이 주신 임무'였다.
그리고 다른 영화를 볼 수도 있으니 티켓과 영화 클라이막스 장면의 핸드폰 인증샷을 요구했다.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핸드폰 꺼내 찰칵거리면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되니 곤란하다 했더니,
친구는 '그 영화에 한해서만은 곤란을 느낄 사람이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사실 이 시점에서 어느정도 눈치를 채긴했다. 이거 또 꽤나 몰상식한 영화구나 하고...
하지만 괴작 영화에도 어느정도 취미와 소양을 갖춘 본인,
어떤 영화일지 기대까지 하며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돌이켜보면, 정말이지...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고, 멍청하며 멍청했던 짓이었다.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이토록 탓했던 적이 없었고, 정보에 무지했음을 이토록 통감한 적이 없었으며,
자신의 선택을 이토록 저주하고, 영화를 보게한 친구를 이토록 증오해 본 적이 없었다.
난 그야말로 순진했던 것이다.
지구상에 이렇게나 악의로 똘똘 뭉친 영화가 존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못했으니...
영화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좌중을 압도하는 초반 대결신...그 위로 떠오르는 타이틀과 웅장한 주제가...
이 시점에서 확실히 이상징후를 느꼈다. 어쩐지 이건...
말로는 하기 힘든 뭔가...가장 근원적이고도 원초적인 '구린내'...
그 이후 이어지는 1시간 20분은 그저 고문이었다.
정말이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1시간 30분의 러닝타임...
가장 큰 문제는 이 영화가 결코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거란 사실이다.
이 영화가 내 기억에서 지워지는 날은 내가 내 어머니도 알아보지 못하는 날일 것이다.
맨데이트...
이 영화는 우베 볼의 모든 영화의 모든 구림성의 정수만을 뽑아
'이게 영화 대본이면 귀여니는 노벨 문학상이다' 수준의 대본과
스티븐 시걸이 졸면서 연기하는 듯한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구성해서
참으로 한국 개신교스러운 개념들을 양념으로 다량 첨가해주고
우뢰매 보다 열악한 특수효과와 블루시걸의 CG로 포장한 뒤...
핵폐기물에 쳐박아서 버무리면 나올 영화다.
본인은 어떠한 영화건 -좀 더 정확히는 어떠한 문화엔터테인먼트이건-
가능한한 선의로 해석하고, 좋고 재밌는 부분을 찾는 편이다. 분명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게 아닌가.
하지만 이 영화에 관해서는 그럴 수 없다. 이 영화는 나에게 어떠한 여지도 주지 않았다.
일말의 자비심 조차 없었다.
이 영화는 살아있는 잭 더 리퍼이자 찰스 맨슨이다. 사실상의 대량살상무기이다.
악마가 인간을 고통에 빠뜨리기 위해 이 영화를 제작했다는 것에 난 내 돈 모두와 팔 모가지를 걸겠다.
영화가 끝나고, 스텝롤이 올라가는데도 난 자리를 뜰 수 없었다.
클라이막스에서 사진 찍어가기로 했는데 클라이막스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결국 스텝롤 사진을 찍어가는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그게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으니까...놀라울 정도의 안도감...마침내 끝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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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분은 나중 작가로 대성한다는데 믿거나 말거나
2. 모든 한국의 망작 영화 배후에는 개신교 교회가 있다는 음모론.
현행범을 문제삼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130명이나 되는 제1야당 마저도 힘을 쓰지 못하는 나라!
궁민들은 숨통이 터져 죽것다 ㅆ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