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부터 인간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 등신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
이번 결승에서 나온 패널티킥을 보고 증거를 잡았다. 인간들은 도무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물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파넨카 킥을 생각해낸 안토닌 파넨카라면.
메시는 천재다. 승부차기에서 성공한 골은 확실히 노림수를 가지고 찬 것이다.
메시의 영리한 골키퍼 흔들기가 먹혀서 승부차기를 이겼다.
메시는 전반 22분에 찬 패널티킥과 반대방향으로 승부차기 골을 찬 것이다.
반면 음바페는 고지식하게 차서 세 개를 성공시켰지만 동료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다.
프랑스는 정규시간 포함 6개를 찼는데 5개를 연속해서 왼쪽으로 찼다. 이래도 되나?
그것도 오른발잡이가 오른쪽으로 가다가 슛을 하면서 왼쪽으로 몸을 꺾으니 동작이 커서 읽힌다.
메시는 정지했다가 발끝으로 살짝 깔아서 차므로 프랑스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
차기 전에 달려오는 방향에서 이미 방향을 읽혔다는 말이다. 왜 속이지 않는가?
내가 사전동작을 보고 기계적으로 예측한 방향과 골키퍼가 예측한 방향을 비교하면 내 적중룔이 높다는 것.
내 공식은 간단하다. 왼쪽에서 달려오는 오른발잡이는 그냥 왼쪽으로 찬다. 그게 더 차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신체의 방향을 한 번 꺾어주므로 동작이 커서 다 읽힌다.
뛰어오는 방향만 봐도 공의 방향을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디발라는 유일하게 방향을 속였는데 속이면 공이 약하게 날아가므로 위험하다.
키커가 방향을 속인 것은 3번인데 2번은 아르헨티나 선수다.
프랑스는 마지막에 찬 한 명 빼고는 죄다 고지식하게 차서 내게 방향을 읽혔다.
마지막에 차는 순간 속이는 것도 아니고 뛰어올때부터 각도가 달라서 다 읽힌다.
오른발잡이인지 왼발잡이인지만 알아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게다가 대다수가 오른발잡이라서 뻔하게 골키퍼 기준으로 볼 때 옆구리 오른쪽으로 공이 온다.
이번 월드컵 결승에서 나온 페널티킥 11개 중에서 생각을 하고 의표를 찌른 것은 3개.
그 중에 하나는 메시, 하나는 디발라. 하나는 프랑스 마지막 키커.
즉 대부분의 선수는 무뇌를 시전한 것이며 골키퍼도 비슷한데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그나마 낫다.
골키퍼 포함 10명 중에서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 사람은 네 명이고 그 중에서 셋은 아르헨티나다.
최고의 대회에서 벌어지는 최고의 경기에서 생각을 하고 움직인 사람의 비율은 40퍼센트다.
마지막에 찬 프랑스 선수는 패배 직전에 몰려서 진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랑스는 그냥 무뇌축구를 했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
물론 긴장된 상태에서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야구처럼 데이터를 가지고 조언해지는 전문가가 붙으면 어떨까?
결론.. 축구는 데이터 놀음에 빠진 야구와 달리 아직 개선할 점이 있다.
비전문가도 한 마디 걸칠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정규시간
메시 왼발로 오른쪽으로 대각선 슛-전반 22분.. 프랑스 골키퍼 등신짓(왼발이면 오른쪽이지) 삽질 1 적립
음바페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후반 34분.. 아르헨티나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했으나 음바페가 모서리로 잘 찼음. 음바페 방향읽힘 삽질. 삽질 2 적립.
음바페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연장 후반 11분.. 아르헨 골키퍼가 등신짓. 삽질 3 적립. 음바페 연속같은 방향 삽질. 삽질 4 적립.
승부차기
음바페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 세 번 다 왼쪽으로 참. 아르헨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했으나 강슛. 음바페 삽질, 삽질 5 적립.
메시 왼발로 왼쪽으로 직선 슛 - 영리하게 골키퍼 속이기 성공. 이건 골키퍼가 속을 수 밖에 없음. 둘 다 삽질 없음.
프랑스 코망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 실패.. 프랑스는 지금까지 전부 왼쪽으로 찼는데 골피커가 등신이라도 그건 막을 수 밖에 없음. 슛이 강하지도 않고 깔아차지도 않았어. 삽질 6 적립.
아르헨 디발라.. 왼발로 가운데로 깔아참. 영리하게 골키퍼 속이기 성공. 메시와 디발라는 뭔가 알고 있음. 삽질없음.
프랑스 추아메니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 골대 밖으로 실축. 이번에도 아르헨 골키퍼는 방향을 읽었음. 전부 왼쪽으로 차니 못 읽을 수가 없쥐. 어휴. 삽질 7 적립.
아르헨 파레데스 오른발로 왼쪽으로 대각선 슛.. 골키퍼 손에 걸렸으나 낮게 잘 깔아차서 골인. 파레데스 삽질. 삽질 8 적립.
프랑스 콜로무아니 가운데로 높이 잘 찼음. 당연히 못 막지. 프랑스 팀에서 유일하게 생각을 하고 찬 거. 삽질 없음.
아르헨티나 몬티엘.. 오른발로 대각선 슛.. 골키퍼 등신짓. 방향을 못 읽나? 삽질 9 적립.
쌍방 22번의 대결이 벌어졌는데 골키퍼건 키커건 패널티킥 성공여부를 떠나 두 사람 중 하나는 삽질한게 9개.
9개는 오른발잡이면 왼쪽으로 찰 확률이 높다는 상식을 무시하고 성의없이 차고 성의없이 막았다는 말이다.
골키퍼도 아무 쪽으로나 그냥 자빠지는게 삽질이다.
나라면 골키퍼가 가운데 있지 않고 살짝 상대가 차기 어려운 방향을 비워놓을 것이다.
키커가 왼발로 차면 공은 골키퍼 왼쪽으로 날아오므로 그쪽을 10센티라도 더 비워놓아서 갈등을 일으킨다.
마지막 순간에 일어나는 찰나의 갈등이 실수를 유발하는 것이다.
전략의 기본은 적에게 거짓 신호를 보내서 다음 번을 틀리게 예측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매 순간 리셋되는 것이 아니고 이전에 찬 정보를 토대로 추리를 해야 한다.
결론.. 음바페가 세 골을 다 왼쪽으로 차서 성공시키니 프랑스 선수들은 다 그쪽으로 차다가 망했다.
반면 메시는 머리를 써서 프랑스 골키퍼를 흔들었다.
축알못이 하는 말이니 다 맞는건 아니겠고 이번 승부차기는 확실히 그렇다.
골키퍼들은 자기팀 키커가 실축하는걸 봤을 때, 무조건 한쪽 방향을 정해서 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다고하면서요.
그 말 그대로 적중되었구요.
앞으로 이런 심리를 역이용해서 막아내는 골키퍼들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어지간한 강심장과 지능이 아니면 할 수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