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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379 vote 1 2011.02.01 (22:38:18)

 아란도님의 리플과 그에 대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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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천부인권을 적용해서 존엄성이 있다고 하지만, 존엄은 외부로 뻗어나가야 존엄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신 것처럼...

그렇다면 내안의 있는 존엄자체가 외부로 뻗어나가면서 존엄을 확인하는 과정인지, 아니면 없는 존엄을 얻어가는 것인지에 대해서 ... 또는 정신 자체에 존엄이 내재하고 있는지, 아니면 정신자체에서 존엄을 추구하여 획득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정신을 충족시키는 것은 존엄이므로 이 존엄이 정신에 대해서 이미 그안에 있는 것인지, 없어서 먹을거리 찾듯이 혹은 에너지를 조달하듯이 정신이 존엄을 추구하여 획득해서 충족해야만 하는 것인지가 궁금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여 존엄은 타고나는 것인지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질문이 조금 거시기 하기는 하지만, 절대적 경로와 상대적 경로의 존엄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가?와 존엄 자체가 절대적인 것인지, 상대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흠..걍...혼자서 조금 더 생각해보자면...

정신-의식-의도 -생각- 감정은
존엄-자유-사랑-성취-행복으로 나타나지만...
정신에 대응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은 존엄이고,
의식에 대응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은 자유이고,
의도에 대응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은 사랑이고,
생각에 대응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은 성취이고,
감정에 대응하는 만족감을 주는 것은 행복이기에...

 

단계별로 커져가는 측면도 있으나 바로바로 일대일 대응의 측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정신은 존엄이 있어야만 충족되고, 의식은 자유가 있어야 충족되고, 의도는 사랑이 있어야 충족되고, 생각은 성취가 있어야 충족되고, 감정은 행복이 있어야만 충족됩니다.

 

정신이 감정의 대응인 행복으로 만족을 얻을 수 없으며, 의식이 생각의 성취로 만족을 얻을 수 없습니다. 각각 단계에 필요한 것이 맞게 대응이 되어야 만족감을 느끼고 충만함을 경험하게 되므로 서로 다른 대응으로는 만족감을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각 단계에 맞는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제대로 뻗어가는 것이라고 생각도 되구요.

그동안은 의식의 자유를 추구하는데에 많은 세월들을 보냈지만, 이제 한 단계 더 올라가 존엄을 추구해야만 하는 시기이므로 복지가 자연스럽게 태동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의식을 억압하기에 자유가 없어서 자유를 쟁취하였고, 존엄이 무시되기에 존엄을 추구하며 획득하려고 하는 것이고 보면... 존엄 역시 의식과 마찬가지로 전 사회적인 문제일 수 밖에 없다고 보며, 그래서 역시 공동체 안에서부터 해결이 되어야 할 문제의식을 던져 준다고 생각도 됩니다.

개인의 존엄이 사회로 공동체로 확대되지 않는 한 개인의 존엄은 비참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도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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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은 이를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절대적으로 존재론이 먼저입니다. 절대성이냐 상대성이냐, 곧 일원론이냐 이원론이냐인데. 절대성에 도달하고 일원론으로 환원되는게 깨달음입니다.


◎ 절대성-구조론은 존재론 하나로 일원론을 성립시키는 것이며
◎ 상대성-인식론은 이미 어떤 대상을 만나 이원론으로 전개한 것입니다.


존재론이 빛이라면 인식론은 그림자입니다. 빛은 그림자 없이도 있지만 그림자는 빛 없이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존재론적으로 사고해야 하며, 그것이 깨달음인 것이며, 이는 존엄이 인간 자체에 내재한 속성이라는 거죠.


그러나 한 명의 인간에게는 존엄이 없습니다. 존엄은 인류 전체의 존엄이 한 명에게 투사된 것입니다. 무인도에 한 명이 혼자 산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죠. 물론 무인도에 혼자 살아도 인류 전체로부터의 영향은 있습니다.


점차 존엄을 얻어간다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내부에 감추어진 겉으로 드러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존엄이란 소통가능성을 의미하는데 소통은 우호친선의 소통도 있지만 적대적인 안티소통도 있습니다.


구조로 보면 안티세력도 일종의 소통대상이며 안티를 열심히 해야 잘 소통이 됩니다. 예컨대 네티즌들이 삼성을 열심히 비판하면 잠복한 불안요소가 사전에 드러나서 삼성이 더 발전하게 되는데 그것도 소통이죠. 독재국가는 안티소통이 없기 때문에 망하는 거죠. 칭찬만 소통인 것은 아니죠.


이명박은 우호친선 소통은 안 되고 안티소통만 약간 되죠. 그러므로 인간은 전혀 소통되지 않아도 실제로는 상당히 소통되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겉으로 매우 친한척 하지만 실제로는 남남인 경우가 많죠. 겉으로 잉꼬부부이지만 역할놀이일 뿐 마음에 금이 그어져 있습니다.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인류의 집단인격과 소통되기 때문이며, 그 소통은 인류전체의 집단인격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 소통은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쪽에서 일어납니다. 우호적, 안티적 양쪽으로 소통되고 있는 거죠.


그러므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존재자 중에 존엄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안티에 의한 소통은 불안한 것입니다. 말하자면 악역을 맡는 것인데 교착을 타개하고 길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분명한 한계가 있죠.


문제는 막연히 존엄하다는 것과 실제로 집단인격을 형성해 내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그냥 막연히 어린이는 소중해, 노인을 공경해야 해, 인종차별은 안돼 하고 존엄을 강조하며 말로 떠드는 것과 실제로 소통하는 것은 다릅니다.


옛날에는 장애인들이 축제때 병신춤을 추게 하면서 놀림감으로 삼았지만 배제되지는 않았지요. 오히려 꼭 있어야 하는 존재로 비중이 높았습니다. 요즘은 장애인을 우대한다면서 투명한 존재로 만드는 경향이 있죠. 존엄은 중심에 서는 건데 장애인을 중심에 세운다면서 분리하여 배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TV드라마에 출연하는 장애인 연기자는 거의 없습니다. 있습니까? 제가 요즘 TV드라마를 안 봐서 모릅니다. 장애인을 TV드라마나 쇼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일정비율 이상 출연시켜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장애인을 놀리는 장면이 나올수도 있고 장애인 부모가 차별이라면서 항의할 수도 있지요. 그러나 지금처럼 투명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놀림감이 되는 역할이라도 하는게 낫습니다. 어느 쪽이 존엄인지 잘 판단해야 합니다. 장애인은 실제로 많은데 감추어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잘못된 거지요. 존중하는게 아니지요.


주먹으로 벽을 치되, 살짝 치면 손가락이 아프고, 세게 치면 손목이 아프고, 더 세게 치면 팔과 어깨가 아프고, 더 세게 치면 영혼이 아픕니다. 즉 외부에 충격을 주면 내부가 아픈 거죠. 내부에 있지만 외부에서 관측됩니다.


존엄은 내부에 있는데 그 내부에 있는 존엄은 외부를 쳐야만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존엄은 원래부터 내재해 있지만 그것은 외부를 쳐서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 외부를 치는 것은 한 인간의 성장입니다.


갓난 아이는 안방과 마루 정도를 치고, 초딩은 주변 반경 5키로 안밖을 분탕치고, 중딩은 제법 강남에서 강북까지 주름잡고, 대딩은 전국을 두루 다니며 사고치고 심하면 해외까지 매우 치며, 성인이 되면 세계를 통째로 쳐부수죠. 그렇게 외부를 쳐서 내부를 끌어냅니다.


80년대 한국인은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가를 발견했고 그 결과는 민주화로 나타났습니다. 90년대 한국인은 해외여행자유화로 세계를 발견했고 그 결과는 진보집권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대 한국인은 부분적이나마 세계 1등의 가능성이라는 비전을 발견했고 그 결과는 진보의 재집권과 복지이슈로 나타납니다. 항상 먼저 외부를 치고 내부에서 가치를 발견합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장례식날 외부에서 찾아오는 엄청난 문상객 숫자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그제서야 그 선생님의 가치를 발견했다고 하잖습니까. 한 동네 살면서도 몰랐죠. 그냥 저 뒷집에 숨어 사는 조용한 늙은이 정도로만 알았던 거죠. 외부의 소식으로 내부를 알게 됩니다. 깨달음도 그런 거죠.


외부에서 무언가 발견할 때마다 내부로부터의 소통의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죠. 존엄의 격이 향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있던 것이, 집단의 가능한 목표로 설정되었을 뿐입니다. 즉 이상이 현실로 된 거죠.


소통의 레벨이 업글된다는 것은 없는 것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 만남>대화>소통>공감>혁신의 코스를 밟아가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제기되었지만 이제와서 공감하게 된 거죠. 문제는 공감인 거죠.


결론적으로 존엄은 절대적이고 내부에 고유한 것이나 드러날 때는 소통원리상 2인이상의 타이밍 일치를 거쳐야 하므로 두 사람이 일치하기 쉬운부분부터 차례로 합의해 나가는 절차상 상대적으로 표출됩니다. 상대성이 작동하는 거죠.


콩을 심으면 뿌리가 먼저 나고 떡잎이 나중 나는데, 그 뿌리와 떡입은 차차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배아상태에 다 있는 겁니다. 있는게 밖으로 끌어내어지는 거죠.


존엄은 원래부터 절대적으로 내재해 있으나 눈이 밝은 사람에게는 잘 보이고, 눈이 어두운 사람에게는 뒤늦게 보이며, 본질이 소통이므로 2인 이상의 합의라는 절차를 거치느라 뒤늦게 보이는 것 뿐입니다.


여기서 소통의 의미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소통은 말로 떠드는게 아니에요. 우리 사이의 관계 자체가 집단지능 형태로 뇌를 구성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즉 우리 사이에 공용뇌가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적극 대화하고 말로 전달하지 않아도 소통은 이미 일어나며 때로는 안티와 반대와 저항과 투쟁과 전복과 반역으로 더 잘 일어납니다. 이런 이치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이명박이 대통령과의 대화로 소통되는게 아니라 실은 안티와 반대로 더 잘 소통되고 있습니다.


그로므로 소통은 표면에서 보다 깊은 심연에서 더 크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존엄이란 상대방을 대화상대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지구 상에 아담과 이브 둘 밖에 없던 때는 둘이서 말 안해도 이미 충분히 소통된 것입니다. 지구상에 둘 밖에 없다는 상황자체가 둘 사이에 구조의 축과 대칭의 밸런스를 성립시켜 뇌로 기능하기 때문이죠. 아담과 이브는 하루종일 한 마디도 안했지만 둘 사이에 성립한 공용뇌는 빈틈없이 작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존엄은 인간의 가치가 개인의 화학적 가치가 아니라(인체의 수분과 탄소와 지방 등을 화학적으로 분석하면 대략 1인당 260원 쳐준다고 함.) 인류전체의 가치가 개인에게 투사되는 것이며, 그 이유는 소통의 순간에 1이 전체를 대행하는 속성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인격은 개인이 경험하고 학습하고 수련하여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집단인격이 포지셔닝 원리에 따라 스멀스멀 스며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혼자 책 붙잡고 공부하고, 산 속에서 수련하고 그런다고 인격이 닦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1.02.06 (06:10:32)

명절에 마음의 구조 책을 2/3정도 읽었는데...

참 그동안 쓸데없는 것을 많이도 껴안고 소중히도 감싸안고 잘도 살아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명절 기간동안 인터넷을 접속하지 못해서 이제서야 감사의 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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