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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365 vote 0 2022.03.09 (21:00:06)

   인간다움을 증명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거는 우리가 하지만 우리를 부르는 것은 세계무대이기 때문이다. 세계라는 큰 무대에 올라가기를 망설이는 자는 일본 뒤로 숨고 미국 뒤로 숨었다. 우리는 비겁하게 숨지 않았다. 우리는 밭을 갈았고 80퍼센트 투표율을 만들었다.


     진중권은 윤석열이 압승해야 배신이 정당화 되는데, 심상정은 윤석열이 이겨야 민주당의 대안으로 정의당의 존재가치가 있는데, 승패를 떠나서 이 정도로 아슬아슬해버리면 그들은 똥탕을 뒤집어 쓴 것이다. 그 많은 악재에 비한다면 우리의 밭갈이가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중권만 아니었다면, 심상정만 아니었다면 우리가 쉽게 이겼을 선거다. 우리는 계속 싸울 수 있는 명분을 얻었다. 윤석열 당선되면 끌어내리면 되고 윤석열 아웃되면 비웃어주면 된다. 조중동과 종편, 정치검찰이 합작하여 축구장을 기울여놓은 협잡선거를 인정할 이유가 없다. 


    인간은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으로 전진하는 동물이다. 문재인의 일부 잘못이 있었지만 필요한 시행착오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인간은 저쪽을 가보고 이쪽으로 가야 한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가면 속도가 붙지 않는다. 문재인이 집을 많이 지었다면? 그래도 집값은 올랐을 거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괜히 집을 많이 지어서 집값 올렸다고 좌파들에게 욕 먹는다. 실제로 집을 많이 지으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른다. 원래 신상이 나올 때는 가격을 올린다. 더 고급자재를 써서 유행을 만들어낸다. 나중에 떨어지지만 거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문재인이 집을 많이 안 지었기 때문에 답을 찾았다. 진보진영에 집을 짓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노무현이 집을 많이 지어 집값 잡았지만 혜택은 이명박근혜가 먹었다. 세상은 항상 그런 식이다. 바로바로 효과가 안 나온다. 일 잘하고 욕먹지만 세월이 흐르면 평가된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성과는 투표율이다. 투표율이 오른 것은 우리가 밭을 갈았기 때문이다. SNS와 유튜브 덕분이다. 적들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며 발악을 했지만 우리의 밭갈이를 꺾지는 못했다. 문제는 올바른 평론가가 없고 지성이 없다는 현실이다.


    집단지성의 중심을 잡아줄 큰 인물이 없다. 가장 똑똑한 사람이 김어준인데 솔직히 김어준은 좀 아니잖아. 학벌이 되고 명망이 있고 점잖은 사람 중에서, 세계적인 석학 중에서 김어준을 능가하는 입담을 가진 사람이 나와야 한다. 현실적으로 없으니까 벌떼작전으로 갈 수밖에.


    대단한 지성은 못되어도 SNS시대에 맞는 준 지성인급 인재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쏟아져 나와야 한다. 큰 흐름을 만들어가야 한다.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나쁜 언론환경에서 10퍼센트 이상 큰 차이로 대패하지 않은게 어디야. 


    솔직히 이 나라에 이재명만한 인물이 없다. 사람의 됨됨이를 떠나 살아온 과정이 눈물난다. 그런 고생을 하고 경험을 한 사람이 참으로 귀하다. 대부분 부자들의 세계만 알거나 빈자들의 세계만 알거나다. 좌파만 알거나 우파만 알거나다. 편향되어 있다. 고루 경험한 사람은 없다.


    내가 별 인간을 다 만나본 결과 얻은 것은 인간에 대한 신뢰다. 부자들은 빈자들의 심리를 모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한다. 쟤들은 원래 게을러서 안 돼. 이런다. 그들에게 막연히 복지혜택을 주는 것도 어리석다. 사회적 약자는 프로그램을 잘 짜서 치밀하게 관리해야 성과가 있다.


    진중권 같은 사람은 자신은 많이 배워서 알고 다른 사람은 안 배워서 모른다고 여긴다. 가르쳐 줘도 말을 들어먹지 않는다. 방법이 없다. 포기한다. 그러나 노무현은 안다. 이재명은 안다. 밖에서 오라고 부르면 안 오지만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함께 걸어나오면 된다는 사실을.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22.03.10 (03:47:12)

이 새벽에 동렬님의 글을 찾습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SimplyRed

2022.03.10 (09:00:18)

감사합니다.
[레벨:2]오카

2022.03.10 (09:01:56)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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