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로울 때
구조론 공부를 한다.
체계의 가지를 줏어 모아
따닥따닥 모닥불을 피우고 있노라면
몸이 저절로 따뜻해지고..
별은 등대처럼 내 하늘에서 반짝인다.
아란도
아제
운명이오.
아란도
운명을 넘어서고 싶다면..발칙한거요?
숙명은 진즉에 버렸으나..때로는 숙명에 끌려가기도 하오.
내힘이 센지 숙명 니힘이 센지 겨뤄보는 한판 승부라는 생각도 드오. 운명은...
역시나 ..그래서 운명이오.
aprilsnow
나는 운명을 완성하고 싶어서 여길 들락거리오.
솔직히 구조론 출간 책만 사놓고 아직 한권도 끝까지 읽지 못했소.
20세 이후에 재미있어 보이는 장편소설들을 읽기 힘들었소.
너무 빠지면 아무것도 못하고 마니까...
사춘기 이후, 책 한권을 제대로 읽기가 힘들었소.
책만 사놓고 목차만 보고 만것이 수두룩하오.
부끄러운 일이어도 할수 없소.
진득하지 못하고 얇디얇은 나의 기타등등 삽질에도 후회 없소.
어쩌다가 너무나 간절할 때 밤새워 읽는 적은 있으나 자주 그러지 못하오.
(사실은 언제나 간절하오만)
아직까지 순전히 감으로 이해하고 있소.
살아가면서 들락거리면서 이해하고 있는 중이요.
몇박며칠 캠프를 갈 수 있는 날을 그리워하고 있소.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 왔고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오.
모든 것은 내가 원했던 것이오.
나는 삶이 무료하고 고독하고 비참한 이유를 구조론을 통해서 더 적나라하게 보았다.
그것이 더 나를 비참하게 했다.
왜 비참할까?
왜 비참하다고 느껴질까?
왜 끝없이 심연속으로 가라앉는 나를 발견하고 또 발견하게 될까?
나를 본다는 것이 정말 힘겨운 일임을 알았다.
비참한 이유...존엄을 스스로 얻지 못해서...성취감이 없어서..열정을 쏟을 데가 없어서... 쏟을 곳을 찾지를 못해서...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서...인간으로 스스로 홀로 서기를 하지 못해서... 존재를 증명하지 못해서...중심으로 가지 못해서...신을 대면하지 못해서...
모든 존재가 비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까...?
존재 스스로 너무도 비참해서 막을 걷어내고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을 보았을까...?
비참하고 비참하고 너무 비참해서 돌 것 같은 상황을 알까?
속을 본다는 것, 속을 보아 준다는 것... 비참하다고 말할 때 그 말뜻이 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왜 구조론은 나를 보게 만들어 나의 비참함에 불을 지르는 것이오.
비참함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왜 이리 노골적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오.
이 비참함을 참을 수가 없는데,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데...이제 출구를 찾아야 하는데...사실 방향을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내가 비참함의 한 가운데 있었다라는 사실을 안 것은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그래도 그것을 안 것이 어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