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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2806 vote 0 2011.01.11 (18: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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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면

존 바에즈

그녀를 들여다 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든다

보송보송한 솜털이 이제 조금씩 억세지던 중학 3학년때

처음 만난 바에즈는 경이로웠다

아름답고 낭랑하며 윤기흐르는 음색, 가슴을 후비던 시원스런 어코스틱 기타의 떨림 ..

밥 딜런이 포크를 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칭송해 마지 않았던 그 목소리

그러나 저항이니 반전이니 머니 하는 골치아픈 사회상을 바에즈에게 들이대기에는

중학 3년의 머리로는 아둔하기만 했다

그저 내겐 흥얼거릴수 있는 바에즈의 음악, 천상의 소리 그뿐이었다

거금을 들여 산 LP판은 아주 아주 오랬동안 나의 분신이 되었다

아주 매력적인 나의 첫사랑

그랬었다



채 여물지 않은 풋사과 같은 청춘의 시대에 맞이한

포크의 아름다운 무차별적 세례는 분명 우리 시대의 행운이었다

월남전의 용맹무쌍한 소식을 매일매일 들으며

연필로 책상을 두드리며 기타 반주음을 연습하던 우리의 말죽거리 잔혹사는

위대했고 또 장엄했다

그즈음 멀리 바다건너에선 기타를 든 한 작은 여인의 통렬한 외침이

이미 열병처럼 전국을 휩쓸고 지나 갔다



1963년 흑인공민권을 위한 워싱톤 데모행진에 모인 25만의 청중들앞에서

바에즈는 저항가요의 상징 ‘We shall overcome’을 부른다

불온한 가수,기타를 치는 파괴분자로 낙인 찍히는 험난한 여정의 시작인것이다

평화와 반전,인권 그리고 철학.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에 던져진 그녀의 끊임없는 저항의 가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

부와 명예가 소중한 가치로만 여겨졌던 자기의 명예로운 조국앞에서

조국이 행하는 베트남전의 참상에 모두들 혼란에 빠진것이다

바에즈는 자신의 수입중 60%가 베트남 민중을 죽이는 총탄과 포탄이 되는

세금으로 원천징수된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존슨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녀는 준엄하게 베트남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진보를 ‘강한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것’이라 정의 한다면

존바에즈만큼 이런 진보의 정신에 충실한 뮤지션은 없을것이다

인종차별,베트남전,세대간의 갈등 등을 저항과 리얼리즘의 정신으로 담아냈고

사회적 소수와 소외받는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인색치 않았다

대신에 존바에즈는 미국의 보수우익층으로부터 눈에 가시 같은 곧 공공의 적으로

낙인 찍히는 값비싼 대가를 치룬다

1968년 프랑스 68혁명의 해, 체게바라를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숭배한 1968년의 젊은이들은

근대합리주의 문명이 가진 모든 권위와 질서에 저항했다

미국에서 청년들은 징집영장을 공공연히 불태웠고 반전의 물결은 도도한 흐름이 되었다

곧이어 존바에즈의 남편 데이빗해리스는 베트남전 징집거부로 20개월의 형에 처해진다

1969년 반전과 평화의 기치를 건 우드스탁 페스티발을 정점으로

치열했던 바에즈의 60년대는 서서히 저물어 간다

음악적으론 록의 혁명성과 포크의 순수가 공존하던 시대와 정치적으론 진보의 목소리가

곧 세상을 덮을 것 같았던 진보의 사상도 함께



그러나 바에즈의 정열적인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71년 군사정군에 신음하는 그리스 저항운동에 동참하는 콘서트를 열었고

엠네스트를 위한 기금마련 활동과

하노이,북아일랜드,튀니지,아르헨티나,레바논등 그녀가 추구하는 인권과 자유가

억압받는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들과 함께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

1980년대 레이건 집권이후 한층 더 강화된 보수주의의 틀속에서도

라틴아메리카의 인권실태 조사여행과 핵무기 사용중지 시위 및 비폭력주의 운동은

최근까지도 멈춘적이 없다

외신은 2005년 텍사스주 부시의 크로포드 목장앞에서 벌어지는 이라크전사자 어머니들의

반전캠프에 존바에즈의 반전콘서트가 열렸다고도 전한다

역시 바에즈다운 행동이다

자신의 노래로는 더 이상 세상을 바꿀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일찍 개인의 내면속으로 깊이 침잠해 버렸던 한때 또 한 명의 실천적 운동가,

그녀의 연인이었자 평생의 음악동지였던 밥 딜런이 얘기했다는

“브로드웨이에 죽치고 앉아 ‘나는 사랑에 빠졌어요’ 따위의 만드는 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허나 세상엔 사랑과 섹스말고도 중요한 것이 존재하는 법입니다”

란 말은 바에즈를 두고 보면 여전히 음미할 가치가 있다



오늘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가까이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등

반전과 평화 그리고 자유를 위한

존바에즈의 노래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미완성의 곡이다

어쩌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기타의 힘은 그 어떤 무기 보다도 강렬하고 또 따스하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저항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11 (18:51:16)

흐르는 곡은 존 바에즈의

 "솔밭 사이로 강물은...." 이고요..

그 밑의 글은 오마이뉴스에서 오렸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11.01.11 (18:55:34)

노래도 가수의 영혼도 그리고 글도 참 좋구랴 라고 쓸려는 참이었는데....

 

그래, 우쨰 아제님 글답지 않다 했소.

암튼 사랑에 빠지고 싶은 가수구랴.

참 멋지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1.01.11 (19:18:07)

매력적입니다.

엄청나게 강한 사람 같습니다.

 

감성으로..주장하지 않는 주장으로..꽃으로..

인간의 자유와 인권을 목놓아 외쳤던 사람. 

 

"삶을 슬퍼다고 고달프다고 말해선 안된다.

 삶을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이 대목에선 뻑이 갔습니다, 뻑이가..

쉬운 문장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마치 노대통령이 말한 것 같은 착각이..

행동하는 양심..끝까지 포기않는 사람.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 심상치 않습니다.

울컥~울컥 하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6]지여

2011.01.11 (20:30:40)

저녁밥 먹고  오니    

 

첫사랑 그소녀는 어디서 나처럼 늙어갈까 ~~       낭만에 대하여 

곱게 늙어가고 있구랴...   .....

 

아제님 감사... 

 

보송보송한 솜털이 이제 조금씩 억세지던 고등 1학년때

처음 만난 바에즈는 경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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