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동렬님 글을 읽고 아이디어를 얻어 교사 커뮤니티에 올린 글입니다. 훈련성과를 내기 위해 아이의 구렛나루를 잡아당기고, 허벅지에 매를 대고, 폭언을 일삼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의 교육방식은 잘못되었다. 문명사회에서 체벌이란 있을 수 없다. 특히 국가와 부모로부터 위임을 받은 교육 전문가인 교사가 체벌한다는 것은 후진사회이자 비인권사회인 것을 증명한다. 손웅정과 코치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체벌과 가혹행위같은 비교육적행위를 중단해야지, 우리들의 의도는 사랑과 관심이라는 자아도취적 기망을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부모의 잘못된 개입에 있다.
앞으로 아이는 축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공론화할 것이 있고 안할 것이 있는데 이 부모는 합의금에만 관심이 간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짓을 모두 목격했고, 앞으로 학교와 사회에서 교사와 상사를, 지도자를 신뢰하기 보다는 의심부터 한다. 상대의 약점을 잡으면 어떤 협박도 가능하다는 꼼수와 잘못된 처세술을 습득했다.
옛날에도 스승과 부모의 원수는 죽여도 된다고 할 정도로 부자관계와 사제관계를 귀하게 여겼다. 부모와 자녀는 사랑의 관계고, 스승과 제자는 부모와 버금가는 관계이다. 다만, 교육자를 자임하는 사람이 스승의 자격이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그럼에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함부로 건드리는 제 3자(부모 포함)는 자녀에게 독을 주고, 앞으로 학교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나도 아들이 초등학생이고 나 역시 학교에 여러가지 불만이 있다. 아들 얘기듣다보면 지금이 2024년인지 의심될 정도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아들 학급 안에서보다 동학년에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렇다. 그럼에도 아들에게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쉽지 하지 않는다. 선생님에 대해서 함부로 비판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에서 좋았던 경험, 선생님께 고마운 부분에 대해서 자주 나누는 편이다. 그래야, 자녀도 교사를 존경하고, 교사의 교육적 권위를 통해 배울 것을 충분히 배울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법화사회다. 모든 문제를 법을 악용해서 풀려고 한다. 전국민의 금쪽이화와 부당한 협박이 생활화되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돌아보지 않고 상대의 잘못은 어떻게 해서든 돈으로든, 엄벌이든, 망신주기든, 끊임없는 송사로 괴롭히기든 상대를 굴복시키려 한다. 이것이야 말로 자신의 기분풀이식 복수를 위해 공적 절차를 사적제제수단으로 남발하는 전형이고 범죄행위와 다름없고, 어쩌면 범죄행위보다 해악이 더 크다. 범죄는 걸리면 감추려하지만, 공적 절차의 악용은 더 떠벌려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악영향은 아무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교육의 시늉화, 교육의 실종을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는 교육학자와 사회학자를 본 적이 없다. 국회의원과 교육부 고위관료도 알면서 침묵하는지, 모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대한민국 교육의 암담하고, 이상한 부모의 행동로 인해 아이들이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하고, 배우지 말아야할 사적 복수를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남발할 것이다.
학폭법과 아동학대법은 손잡이 없는 날카로운 칼, 브레이크 없는 스포츠카와 같다. 교권 4법은 추상적인 메아리에 크치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참 암담하다. 아무리 외쳐도 변하지 않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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