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그림은 동화책에나 나오는 거다. 정치판은 애들 놀이터가 아니다. 소박한 감상주의라면 곤란하다. 신파는 그만. 정치판은 살벌하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 사과한다는 것은 권력을 내려놓고 대중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이다. 권력은 자기 소유가 아니고 대중으로부터 위임된 것이다. 대중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을 다시 대중에게 되돌려 줄 것이면 애초에 권력을 위임받지 말았아야 한다. 이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 되돌려주는 것과 같다. 그럴 바에 왜 빌려가? 애초에 투자를 받지 말았어야지. 사과할 바에야 사퇴하는게 맞다. 노무현은 탄핵을 극복했지만 낙인은 지워지지 않았다. 섣부른 사과는 스스로 제 얼굴에 낙인을 찍는 행동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실적이 있는 사람이 사과를 하면 살고, 실적이 없이 이미지 하나로 뜬 사람이 사과를 하면 죽는다. 실적은 꺾여도 뿌리가 남아있지만 이미지는 유리창처럼 깨지는 것이다. 바로 죽는다. 진보가 위태로운 이유다. 진보는 이미지로 떴을 뿐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불신을 받는다. 윤석열 역시 이미지로 떴을 뿐 검증되지 않았다. 박근혜 역시 이미지로 하나로 떴다. 이미지로 뜬 사람은 깨끗한 이미지에서 나오는 카리스마로 다른 사람을 휘어잡아 협조를 받아낸다는 약속을 한다. 그런데 이미지가 깨지면 카리스마가 죽는다. 다른 사람이 협조하지 않는다. 이미지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독불장군 박찬종이 이미지로 죽는 이유다. 실력으로 뜨면 - 나를 뽑아서 여러분이 얻는 득이 실보다 크다. 이미지로 뜨면 - 나는 깨끗하므로 모두가 나를 도와줘서 잘될 것이다. 이미지로 뜬 사람은 카리스마로 다른 사람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숨은 전제가 있다. 조중동이 그 이미지에 먹칠하기는 쉽다. 다른 사람이 협조를 안 한다는 증거를 만들어내면 된다. 진중권 하나만 빼오면 진보의 깨끗한 이미지는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다. 이미지는 유리창과 같아서 한순간에 깨진다. 안철수, 반기문, 문국현, 이회창, 박찬종 다 이미지로 떴다가 한 방에 갔다. 이재명은 이미지로 뜬 사람이 아니므로 상관없다. 윤석열은 조국 죽이고, 추미애에 대들고, 문재인에 맞서며 카리스마로 떠서 이미지뿐이다. 쥴리가 사과하면 이미지에 금이 간다. 윤석열은 설사 당선된다 해도 아무도 협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들켰다. 이미지에 금이 가면 쪽팔려서 협조해주지 않는다. 이미 이준석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나왔고 박빠들도 등 돌리고 조중동도 윤석열 버린다. 진보가 고생한 이유는 진보는 보통 이미지로 뜨는데 조중동이 이미지에 먹칠하는 것은 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도 이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집권경험만 15년이고 이명박근혜 보다는 실력이 있다. 이재명은 이미지가 아니라 실력으로 올라왔고. 쥴리의 사과는 귀족에서 천민으로 신분강등이다. 제 얼굴에 낙인을 찍으면 사람들은 매우 재수없어 한다. 공주가 알고보니 하녀였다? 사람들이 공주놀이는 해도 하녀놀이는 안 한다. 비록 하녀지만 열심히 해서 공주가 되겠다고? 공주가 자가발전으로 되는게 어딨어? 인간들의 무의식은 원래 신분상승을 원하고 보수꼴통이 공주놀이에 집착하는 것은 신분상승의 상징을 원하는 것이다. 궁궐에 공주를 모셔놓고 나도 언젠가는 공주님이 되어야지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다. 로또가 당첨되는 상상을 하려면 로또가 있어야 한다. 일종의 역할극이다. 네팔의 쿠마리와 같다. 궁궐에 가둬진 쿠마리는 여신 캐릭터를 연기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생리를 하면 궁궐에서 쫓겨난다. 이미 부정을 탔는데도 좋은 쿠마리가 되겠다고? 어림없는 일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한 번 밀리면 끝까지 밀린다. 정치라는 생물은 강체가 아니라 유체이기 때문이다. 쥴리는 윤석열을 갈궈서 후보사퇴 시키는게 정답이다. 그것이 하늘이 김건희에게 준 임무다. 원래 진보가 언론 덕에 이미지로 뜨는데 한국은 보수가 이미지 전략을 쓴다. 조중동이 보수의 뒷배를 봐줘서 가능하다. 조중동이 버티고 있는 한 보수는 실력으로 이기는 전통적인 전술보다 거짓 이미지로 거저먹는 누워서 떡 먹기 전술을 쓸 것이고 그 결과는 멸망이다. 이회창, 박근혜, 박찬종, 반기문, 안철수, 문국현 죄다 이미지로 떴다. 정주영, 이명박은 어쨌든 제 실력으로 떴고. 사과는 사실인정이고, 세상이 다 아는 혐의를 추적하지 않은 언론이 공범이고. 이제 언론이 사과할 차례. 오마이뉴스 너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