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놨다고 함.
진중권들이 한 명을 더 찔렀다.
박진성의 일은 오래 전에 예정되어 있었다.
죽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칼이 들어가는게 세상의 법칙.
남자가 어쭙잖게 페미니스트 행세를 하다가 죽는다는건
내가 오래전부터 그 위험성을 무수히 말해왔던 거.
왜 사람이 죽을까?
죽이기 때문에 죽는 것이다.
만약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단이 있다면
그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며칠을 참을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지 않는 이유는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귀찮아지는 일이 없다면 인간은 사람을 죽인다.
낯빛도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죽인다.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죽이는 것이다.
도마 위의 생선을 자르듯이 쉽게 죽인다.
파리 죽이듯 죽인다.
내 손의 비린내를 감당하지 못해서 죽이지 않는 것이다.
모함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죽인다.
트집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죽인다.
괴롭힘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죽인다.
꼬투리만 잡으면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시라는 것은 사람을 쥐어짜서 만들어진다.
남의 집에 불을 지르면 광화사
자기 몸에 불을 지르면 자살
남을 쥐어짜든 나를 쥐어짜든 시는 쥐어짜는 것이다.
상처를 내고 스며나오는 피를 핥아대는 것이다.
시는 애초부터 죽음과 가까웠던 것이다.
죽음 근처를 서성대면 죽는다.
마광수처럼 죽고 박진성처럼 찔린다.
착한 사람이 먼저 죽고 악한 사람은 독초처럼 살아남는다.
비겁한 남자들은 펜스룰 뒤에 숨고
이 땅은 사람이 살기가 어려운 땅이 된다.
영어가 되는 사람은 이민을 가고 영어가 안 되는 사람은 자연인이 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으며
그러므로 죽음은 무수히 예비되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