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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48 vote 0 2025.02.27 (10:22:34)

    이재명은 비명을 껴안으며 광폭행보를 벌이는데 일부 친명은 수박까기에 분주하다. 그러다가 머쓱해진다. 이미 이재명이 대세를 결정했는데 뒤늦게 수박 까서 뭐 하냐? 나쁜 상황에서는 수박이 최악이지만, 좋은 상황에서는 수박의 삽질이 오히려 아군을 돕는다.


    나쁜 놈의 법칙- 나쁜 놈은 나쁜 상황에서만 활약한다. 


    나는 안다. 노무현 시절, 문재인 시절에 과잉충성하던 자가 지금 똥파리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할 줄 아는 게 없기 때문에 부화뇌동에 경거망동이다. 이것들은 도무지 조절이 안 된다. 그때 이재명이 실수한건 맞지만, 똥파리는 정해진 역할을 바꾸지 못한다.


    나는 노무현 곁에서 사진 찍히려고 광분하는 자들 때문에 노무현 근처에 가지 않았다. 아기를 안고 다니며 사진 찍히려는 자들도 있었다. 끔찍하다. 진짜 지지자라면 일반 시민들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은 뒤로 빠져주어야 한다. 사람이 생각이 있어야지 말이다.


    지금 초조해하며 이재명 찬양하고 수박까기에 올인하는 자들이 5년 후에 똥파리가 된다. 내가 이 바닥에서 30년을 지켜봤거든. 진짜 고수는 사람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흐름을 만들고 흐름을 이어가며 적절히 엑셀레이터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아준다.


    무엇인가? 조절장치가 있어야 한다. 밀당하며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바른말을 하는지는 조절장치 여부로 알 수 있다. 무조건 노력하라는건 개소리다. 강정호, 이대호는 믿을 만하다. 공이 잘 맞으면 방망이 무게를 늘려 홈런 쳐라.


    안 맞으면 5그램씩 무게를 줄여서 안타 쳐라. 이대호는 조절장치가 있다. 그는 바른말을 하고 있다. 프레임을 걸고 흑백논리를 구사하고 모든 것을 적과 아군으로 나누어 아군의 행위는 무조건 정당화하고 적군은 무조건 비난하는 자는 정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박지원도, 이언주도, 김민석도, 정청래도 한때는 수박이었다. 김경수도, 김부겸도, 김두관도, 김동연도 구색맞추기에 필요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분수를 모르고 오바하니까 쫑코를 준다. 여론 눈치 보다가 이재명 지지율이 반등하여 올라갈 때 등신짓을 하다니.


    분명히 말한다. 유능한 리더는 적도 회유하여 쓰고, 믿을 수 없는 자도 감시인을 붙여 쓴다고. 유방과 조조와 스탈린의 공통점은 믿을 수 없는 자도 쓰되 감시인을 붙이는 것이다. 유방은 관영과 주발을 붙여 한신을 감시했다. 권력을 주되 동선을 제한시킨다.


    조조는 친인척 하후씨와 조씨를 객장들과 2인 1조로 묶어 전쟁터에 보냈다. 스탈린은 정치장교를 시켜 감시했다. 믿으면 쓰고 못 믿으면 버린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문재인은 착하다.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어야 한다는 보통사람의 보통생각 때문에 말린 것이다.


    정사 삼국지로 보면 유비는 노회한 고수다. 만화 삼국지에는 쪼다 유비로 나온다. 문재인은 정사 삼국지가 아니라 만화 삼국지의 유비 캐릭터를 실천한 것이다. 그게 만화지 정사가 아니라니깐. 고우영이 망쳐놨다니깐. 유비는 쪼다인 척 연기할 뿐 사실 천재라고.


    고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믿지 않아도 중책을 맡긴다. 힘이 있는 자는 그 힘을 인정해 준다. 적군이냐 아군이냐를 따지지 않고 힘을 가진 자는 실력에 합당한 대접을 해준다. 김부겸이든, 김두관이든, 김동연이든, 김경수든 가진 힘만큼은 몸값을 쳐주는 거다.


    프레임을 깨고 이념놀이 그만두고 공사판 기술자 자세로 하나씩 방해물을 제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주의 정치를 해야 한다. 상황이 좋아지면 이념몰이를 하고 상황이 어려우면 실용주의로 간다. 원래 세상이 그렇다. 모택동은 중국의 공산화로 흥분했다.


    등소평은 중국이 어려워지자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했다. 모택동이 왼쪽 깜빡이 넣고 등소평이 오른쪽으로 핸들 꺾었다. 누가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고 세상이 원래 이렇게 간다. 이재명의 우클릭은 짬밥이 되니 하는 거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수순이다.


    초반 포석이 이념이라면 후반 끝내기는 실용이다. 반집만 이기면 된다. 이재명은 오직 반집을 이긴다는 자세로 대국에 임해야 한다. 문재인은 70퍼센트 지지율에 취해 만방으로 이기려다가 스탭 꼬였다. 너무 멋진 대통령이 되려다가 손에 피를 묻히지 못했다.


    문재인이 잘못한 게 아니다. 문재인이 왼쪽 깜빡이 넣고 이재명이 오른쪽으로 핸들 꺾는 게 정치다. 세월이 흐르고 보면 그렇게 짜고치는 그림이 된다. 호경기에는 이념몰이를 하고, 불경기에는 실용몰이를 한다. 프레임에만 의존하는 유승민 부류는 머쓱해진다.


    내 프레임이 옳아. 이재명 말은 거짓말이야. 당선되면 좌클릭할 거라고. 이러고 뒤에서 악을 쓰지만, 국민은 함께 손잡고 조절의 정치라는 신대륙으로 와버렸다. 은근한 조절맛, 밀당맛을 보면 완전히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5년 후엔 화끈한 이념맛이 그리워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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