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308 vote 0 2021.11.10 (00:02:49)

    무슨 주의가 어떻고, 주장이 어떻고, 사상이 어떻고, 이념이 어떻고 말들 하지만 개소리다. 언어가 문제다. 말을 똑바로 해야 한다. 일찍이 말을 똑바로 하라고 가르친 철학가는 없었는가? 없었다. 황폐한 중에 공자의 정명사상이 그나마 좋은 가르침이 된다. 


    그의 괴력난신, 온고이지신, 술이부작, 극기복례는 모두 말을 똑바로 하는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괴력난신은 근거 없는 개소리를 하지 말자는 거다. 음모론, 초능력, 사차원, 텔레파시, 안아키, 신토불이, 귀신, 천국, 내세 기타등등 무수하다. 


    온고이지신은 흘러간 옛날 것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공자가 그 시대의 수준에 맞게 표현을 그렇게 했을 뿐 우리가 맥락을 헤아려서 들어야 한다. 공자가 무슨 논문을 쓴 것도 아니고 대화 중에 직관적으로 내뱉은 말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화두를 던진 것이다. 스승이 뼈대를 세우면 제자가 살을 채우는 것이다. 공자가 빠뜨린 부분을 우리가 채워야 한다. 직관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고 관점에서 나온다. 그 관점을 포착해야 한다. 술이부작은 귀납하지 말고 연역하라는 말이다. 


    모형을 복제해야 한다. 극기복례는 동물적 본능과 집단의 무의식에 휘둘리지 말고 차분히 생각하여 이성적으로 판단하라는 말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공자가 다 했잖아.' 다만 후학들이 공자의 참뜻을 모르고 아랫사람들을 제압하고 단속하는데 이 말을 써먹으니 어찌 유감천만이 아니겠는가? 


    한 줄기 빛이 다양한 피사체를 만나 스크린에 여러 가지 그림자를 만든다. 다양한 피사체를 보지 말고 하나의 빛을 봐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인간이다. 그사이를 바로잡는 것이 의리다. 


    말을 똑바로 하여 의를 세울 수 있다. 언어는 화자와 청자의 대칭을 따르며 주거니 받거니 호응하여 담론과 명제를 만든다. 담론은 부르는 말과 응답하는 말이 호응하고 명제는 전제와 진술이 호응한다. 공자가 불렀으니 우리가 대답할 차례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226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2361
1322 김두수님과 소통의 논리 김동렬 2005-04-11 14391
1321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 김동렬 2005-04-11 14510
1320 김두관 전 장관님 보세요. 김동렬 2005-04-11 13337
1319 왜가리 및 철새 도래지에 관한 보고서 김동렬 2005-04-11 13986
1318 명계남 이기명을 꾸지람한 노무현 대통령 김동렬 2005-04-07 14167
1317 김대중에서 노무현 그리고 유시민 김동렬 2005-04-06 13152
1316 김두관과 유시민의 관포지교 김동렬 2005-04-05 13165
1315 명계남 보다는 김개남 image 김동렬 2005-04-04 12949
1314 명계남이 노무현을 찔렀다 김동렬 2005-04-01 14879
1313 굿데이가 된 오마이뉴스 김동렬 2005-03-31 12300
1312 달마북 2권 '뜰앞의 잣나무'가 나왔습니다. image 김동렬 2005-03-30 14461
1311 김두관 당의장 가능한가? 김동렬 2005-03-30 14135
1310 유시민을 무서워 하지 말라 김동렬 2005-03-25 12400
1309 상호, 종석, 영춘 반드시 처분한다 김동렬 2005-03-25 14223
1308 눈팅들이 국참연을 접수해야 한다 김동렬 2005-03-24 15701
1307 신득용교수의 칼럼을 읽고 김동렬 2005-03-23 13436
1306 국참연이 불쌍하다 김동렬 2005-03-23 13922
1305 “김두관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김동렬 2005-03-22 17113
1304 유시민과 장영달을 지지함 김동렬 2005-03-22 14606
1303 유시민 배제에 신기남 아웃 김동렬 2005-03-10 15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