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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40 vote 0 2005.10.31 (15:59:11)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고건, 박근혜가 처지고 이명박이 득세한 가운데 한편으로 이해찬, 강금실이 득세하고 정동영, 김근태가 무너지고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표면적으로 김근태계 재야파가 사고를 쳤지만 이 게임에서 가장 타격을 입을 사람은 정동영이다.

사람들이 그동안 국물소동 등으로 거듭 문제를 일으킨 정동영계를 공격하지 않은 이유는 대략 세가지를 들 수 있다.

1) 소모적인 차기 논쟁이 조기 레임덕을 불러올지 모른다.
2) 차기 대권주자는 많을수록 좋은데 정동영의 가능성도 인정해야 한다.
3) 김근태로 정동영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세 번째다. 무슨 말인가 하면 김근태를 통해서 정동영을 어느 정도는 견제할 수 있다고 믿고, 정동영을 견제해 주는(?) 김근태의 가능성을 지켜보기 위해 정동영을 치지 않은 것이다.

정동영을 치면 정동영도 죽고 김근태도 죽는다. 그런데 김근태가 죽어버리면 김근태로 정동영을 견제할 수 없다. 둘은 당분간 정치적으로 공동운명체인 것이다.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김근태는 가만 놔뒀는데도 거의 자멸하고 있다. 누구도 김근태를 공격하지 않았다. 김근태 미워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정치는 정치다.

권력은 사나운 것이다. 맹수의 이빨이 없어서는 권력을 얻을 수 없다. 지켜본 결과 김근태의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을 정도가 되었다.  

이해찬도 있는데 김근태로 정동영을 견제할 필요가 없다. 뿐이랴. 고건도 있고 강금실도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진 지금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정동영, 김근태의 빅매치는 아마 없을 것이다. 둘은 같은 운명이다.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도 죽는다.

김근태=정동영으로 되었다. 입술이 사라지니 이가 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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