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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773 vote 0 2002.10.24 (11:59:46)

이회창 후보와 <조선일보>의 입장에서 보자면,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일찍 빠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이회창-정몽준-노무현의 2강-1약 구도가 고착화된 다음 민주당의 후단협이 정몽준에게 흘러들어가서 민주당이 반쪽이 나 노무현이 대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것이 1차적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였을 텐데 1차 시나리오부터 어긋나버렸으니 이제 대선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처지로 몰린 것이다. 1차 시나리오에서 노무현이 경쟁밖으로 밀려나고 이회창-정몽준의 2강 구도가 굳어진다면, 대선을 1~2주일 앞두고 정몽준을 격침시키고 안전하게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으리가 판단했을 것인다.

'이미지 정치'로 정의되는 정몽준 후보의 대권 행보는 기실, 그 '이미지 정치'의 한계때문에 오래갈 수 없으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이미지'로 얻는 인지도와 지지율로 대선출마를 감행했으나 그 '이미지'가 한계가 이르고 이제 지지율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암중모색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국민경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그의 발언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떠난 버스인 것을. 그는 '정치'란 '장사'이기도 하지만, '장사' 이상이기도 하다는 것을 놓치고 있었던 듯 하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의 실책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빠져나갈 때, 그 지지자의 일부나마 이회창 후보에게 흘러들었어야 하는 데 그러지 않고 부동표로 머물러 있다가 다시 정몽준에게로 가버린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자신을 '비토'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그들을 껴안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어야 했지만, 가까스로 회복한 30% 초반대의 지지율을 방어하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된 것이다.

그는 이제 두 가지 악재와 싸워야 한다. 하나는 답보상태에 놓인 지지율이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의하면, 그의 지지율 최대치는 32%선이다. 그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을 때에도 40%를 겨우 넘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의 현재 지지율로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잡기란 녹녹한 일이 결코 아니다. 다른 하나는 노무현 후보의 맹렬한 추격이다. 지난 봄부터 제기된 분석이지만, 노무현 후보가 그에게 위협적인 가장 큰 이유는 그와 노선의 차이가 너무 선명하다는 것이다. 선거전이 시작되면 국민들은 이 차이를 훨씬 더 명백하게 인식하게 될 것이고, 그 인식의 범위가 커질 수록 지역적 지지 편향을 줄어들 것이다.

반복되는 지적을 굳이 하나 더 하자면, 지난 봄 노무현에게 머무르다가 월드컵이 끝난 직후 정몽준에게로 이동해 간 지지층이 이회창과 별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지층은 '노무현 => 부동층 => 정몽준 => 부동표 =>?'로 움직일 뿐이지 이회창에게는 결코 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목이 이회창 후보로서는 매우 아픈 부분일 것이다. 이 지지층은 좁게 말하면 이회창 비토층일 수도 있고, 넓게 보자면 정치개혁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반면 노무현 후보는 상대적으로 처지가 느긋할 것이다. '이미지 정치'의 한계로 지지율이 꺽여버린 정몽준 후보는 이 생존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기로 접어들었고,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그는 바닥을 치고 오르막 길에 접어든 지지율을 추이를 지켜보면서 마음껏 대선전략을 펼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4자연대가 불발로 끝난 후 민주당 내 반노, 혹은 비노 세력의 움직임도 달라지기 시작했고, 정치적인 생존을 제 1의 목표로 삼고 있는 당내 반노파 의원들은 탈당해서 한나라당으로 가지 않는 이상 죽기살기로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목표로 싸워야만 하는 처지에 빠진 것이다.

아직도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려면 한달 가까이 남아 있다. 10월 말을 고비로 그의 지지율이 정몽준 후보를 앞지른다면 이회창 후보와의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맘편히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많은 기회는 아니지만 TV토론이 시작되면 고졸출신 대통령 후보인 그가 서울대 법대 출신인 이회창 후보에 비해 어떤 점에서 훨씬 나은 대안인지를 국민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회창 후보가 비록 지지율 1등을 달리고 있지만, 뛰는 속도에 이미 한계를 체감하고 있는 그로서는 2~3위로 따라붙는 노무현 후보가 '다크호스'처럼 두렵게 여겨질 것이다. 대체적으로 2~3위보다는 앞서가는 1위의 똥줄이 타는 것은 당연지사. 이회창 후보의 분발을 기대한다.


^^


시민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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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盧중심 결속'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 국민통합 21의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중심으로 한 4자연대 무산 이후 민주당내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의 원심력이 둔화되고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간 협력관계가 복원되는 등 당과 선대위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 후보측은 후단협측에 대해 설득과 압박을 병행 강화하고 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24일 선대위 확대간부회의에서 "고난과 역경을 함께 할 것이라며 의원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면서 "나머지 분들과도 계속 대화를 통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李洛淵) 선대위 대변인은 `지름길을 몰라 헤매는 사람들에게'라는 촌평을 통해 "지름길을 모르거든 큰 길로 가라. 큰 길을 모르겠거든 직진하라. 그것도 어렵거든 멈춰서서 생각해 보라"고 말했고, 신기남(辛基南) 정치개혁본부장은 "후단협을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친노, 반노, 중도로 사분오열됐던 사무처 당직자 200여명도 이날 정 위원장에게 자발적 선거비용 모금 저금통인 `희망돼지'를 전달하면서 "노 후보 중심으로 대동단결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일부 지방언론사들의 공동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1.7% 포인트 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자 노 후보 진영은 한껏 고조된 분위기다.

한 선대위 소속 의원은 "몇개월동안 양자대결에서 이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지금부터 분위기가 역전되고 있다"면서 "이제 정 의원 중심의 후보단일화론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병풍수사와 관련, 검찰과 일부 언론에 대해 `불공정 수사 시정과 편파보도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것도 노 후보의 선대위가 대내 갈등에서 벗어나 대외 공격에 눈돌릴 수 있는 여유를 찾아가고 있는 방증인 셈이다.

그러나 후단협측은 일단 여건이 악화되고 있으나 위기탈출을 위한 암중모색을 계속하면서 교섭단체 구성 추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분란의 재연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당초 25일까지 세를 규합해 탈당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이희규(李熙圭) 의원은 " 2-3일 더 기다려야 하겠다. 지금 통합21로 가면 모양이 우스워지는 것 아니냐"며 "이달말께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20명은 확보할 수 있고, 이후 경선을 통한 단일 후보 선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후보단일화 추진입장을 꺾지 않았다.

또 최명헌 장태완 최영희 박상희 의원 등 후단협 소속 전국구 의원 4명은 이날 조찬 모임을 갖고 제명 요구서를 당 지도부에 제출키로 했다.

한 후단협 소속 의원은 "한 대표의 노 후보 지지는 한시적인 것일 뿐"이라면서 "11월초까지 두 후보의 지지율 추이를 지켜본 뒤 최종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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