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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실질 구매력지수(GNI)에서 이미 2만불시대에 와 있다. 그러므로 2만불이 되느냐 마느냐는 기업의 경쟁력(GDP)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이는 거대한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해당된다.

중국넘들의 엽기적인 발상 하나는 알아조야 된다.

1만불과 2만불의 차이는 자동차문화권에 포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자동차문화권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으므로 사실상 2만불시대를 달성한 것이다.

뭐 간단하다. 자기집이 있으면 1만불이고, 자동차문화권에 속하면 2만불이고, 선진국형의 여가문화가 발달되어 있으면 3만불이다. 우리나라는 주택과 자동차 보급률에서 이미 2만불시대에 근접해 있다.

구 소련의 붕괴 후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국가들이 순조롭게 2만불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은 이들 나라에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단히 경쟁력있는(?) 재벌이 있어줘서가 아니다. 동유럽국가들도 다 자기집 있고 자동차문화권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동으로 2만불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기업들이 경쟁력 운운하며 엄살 부리는건 대개가 허풍이다. 물론 경쟁력도 중요하다. GDP가 올라가면 원화가 세져서 돈안들이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우리 경제는 아직 중국제 싸구려 물건 홍수에 대처할 채비가 안되어 있다.

한국이 IMF로 제자리걸음을 하니 대만, 홍콩, 싱가폴, 일본이 기다려주고 있다.
반대로 중국 원화가 안오르면 한국도 못올라간다!

우리 뿐 아니라 대만, 홍콩, 싱가폴도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위 통계 참조) 사실은 이것이 다 중국의 돌풍 때문이다. 중국의 원화가 고평가 되기 전까지는 우리 원화도 고평가되어서 안되는 것이다.

동유럽은 경쟁력이 신통찮음에도 EU 옆에 빈대붙어서 2만불을 거저먹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하필이면 중국 옆에 잘못 붙어서 애먹고 있는 것이다. 이건 순전히 지정학적인 문제이다. 장부상으로 저평가된 우리 원화의 가치에 연연하지 말고 본질을 보아야 한다. 허상이 아닌 실상을 보자는 말이다.

경제라는 것이 무한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제품이라는 것이 마구잡이로 찍어낸다고 다 팔리는게 아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것이며 그 수요가 집이냐, 자동차냐, 여가문화냐로 1만불이냐 2만불이냐 3만불이냐가 결정되는 것이다.

2만불을 넘어 3만불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3만불시대에 걸맞는 사회적인 수요를 창출하지 않으면 안된다. 동유럽은 서유럽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있어서 거저먹는다. 우리는 그 시장이 없으므로 내수라도 창출해야 한다.

주 5일 근무 못하면 영원히 2만불 못간다. 수요가 없으므로 물건을 찍어내도 안팔리기 때문이다. 공급은 걍 늘리면 된다. 수요를 늘리려면 장기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생각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고 삶이 바뀌어야 한다. 패러다임의 변화 말이다. 우선 세가지가 필요하다.

● 첫째 - 경쟁력의 우위(IT등 첨단산업 육성)
● 둘째 -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맞벌이문화 정착)
● 셋째 - 여가문화의 발달(주 5일근무제 정착)

2만불은 중국의 원화만 고평가 되면 자동으로 된다. 3만불로 가려면 예의 세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종사하지 않고 있는데 실업자가 없다는둥 딴소리해봤자 의미없다.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데 어쩔 것이냐 말이다.

3만불 시대로 가려면 어깨동무하고 가야한다.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100년후의 미래사회는 상상해보자. 200년전 마르크스들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고 인간들은 놀고먹는 유토피아를 상상했다. 천만에! 틀렸다. 100년 후에도 기계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는다.

엄밀하게 말하면 『일』『생산』이 아니라 생산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활동』이다. 생산은 그 활동의 일부일 뿐이다. 예컨대 교육이나 서비스업이 그렇다. 기계가 생산을 대체할 수는 있어도 사회적인 활동을 대체할 수는 없다.

100년전 조선의 양반들은 테니스를 치자는 선교사의 제의에 그런 일은 노비를 시켜서 하면 된다고 점잖게 대꾸했다는데, 100년 후에도 인간들은 일하듯이 열심히 테니스를 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이 놀이가 아니라 일이 되는 것이다. 김병현선수나 위성미선수는 이미 그렇게 되었지만 말이다.  

원래 일은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것은 그 기계의 일에다가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다. 사람을 운반하는 것이 기계인 자동차라면 그 자동차의 운반에 목적을 부여하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아직은 자동차가 인간을 운반하는 『수단』이지만, 미래에는 자동차가 인간이 여행하는 『목적』이 된다. 즉 자동차가 인간을 빠르게 이동시켜 주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격리된 독립적이고 조용한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전히 자동차는 이동수단이라고만 믿는 사람은 3만불시대를 향유할 자격이 없다. 성장은 욕망에 비례한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독립욕망을 가진 신인류를 대량공급해야만 3만불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삼성 이건희의 천재론과 LG 구본무의 CEO론
이건희의 천재론과 구본무의 CEO론이 대결형태가 되어 세간의 화제가 되는 모양이다. 삼성이 천재론을 주장하는 것은 삼성이 천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고, LG가 CEO론을 주장하는 것은 LG에 변변한 CEO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렇게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LG에는 아직도 변변한 CEO 하나 없다는 말이냐?』

천재가 넘쳐나는 곳은 중국이다. 대략 인구 1만명당 한명씩 천재가 있으므로 중국에는 10만명의 천재가 우글거린다고 할 수 있다. 천재들만 모아서 몇 개사단을 창설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왜 중국은 잘 안되고 있는걸까? 그 천재들에게 적합한 일거리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천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천재들에게 줄 일거리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일거리가 과연 뭐냐이다. 그리고 그 일거리는 왜 꼭 천재만이 할 수 있느냐는 거다. 뭐 일이란 것은 천재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거다. 걍 일하면 되잖아?

● 1만불형 - 노동강도를 늘린다.
● 2만불형 - 일자리의 숫자를 늘린다.
● 3만불형 - 일자리의 종류를 늘린다.

천재라는 말의 의미를 꼭 MS의 빌 게이츠나 드림웍스의 스필버그, 픽사의 스티브 잡스형 천재로 한정시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빌 게이츠가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면 테크노마트 뒷골목에서 PC방이나 운영하고 있을 거다.

3만불 시대에 필요한 천재는 일자리의 종류를 늘리는 사람이다. 새로운 직종을 창출하는 사람이다. 예컨대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것도, 박세리가 LPGA에 도전한 것도 어느면에서 직종 창출이다. 한 사람이 가니까 만사람이 뒤따라간다.

박찬호도 박세리도 딴지일보의 김어준도, 요즘 뜬다는 프로게이머들도 어느 면에서 신직종의 창출자들이다. 꼭 머리가 좋아야만 천재인 것은 아니다. 남이 안하는 일을 하므로서 신직종을 창출한 사람이 곧 천재다.

3만불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서 신인류를 공급하고 신직종을 창출해야 한다. 인간들의 뇌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남 가는 길 마다하고 곧 죽어도 자기의 길을 가겠다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이 신인류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 절대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활동이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활동은 늘어나고 활동이 늘어날수록 신직종이 늘어난다.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정도에 비례하여 노동의 종류는 증가한다.

『일』을 산업생산으로 한정지으면 미래에 인간은 사회를 기계에 빼앗기고 매트릭스에 갇혀버릴 것이다. 그러나 『일』을 생산이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활동으로 보면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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