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은 이회창 선생님이 돌아오실 때까지만 임시로 당신에게 운영권을 준 것으로 명심하고 열심히 하기 바란다. 청렴 결백, 참 인간상을 보여주셨던 이회창 선생님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여러분, 한나라 만세, 이회창 만세!』
『최병렬의원~ 삼고초려해서 이회창님 모셔온다고 했지. 이회창님 안불러오면 너 강아지에 개구라쟁이야~ 삼고초려 안하기만 해라. 이회창님 불러온다는 말에 너 뽑은거지 당신 조아해 뽑은거 아니니 자만하지 말고 약속이나 지켜주쇼~』
최병렬체제
출범!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
디지탈조선에서 발굴한 글들이다. 최병렬체제 출범 축하인사는 이것으로 대신하기로 한다.
까마귀 날자 몽 돌아온다
최병렬 날자 몽 돌아왔다. 서청원 죽자 안영근 탈당이다. 시험대 위에 오른
것은 이회창이다. 먼저 궁뎅이를 들썩거리는 것은 자칭 개혁파들이지만, 진짜 큰
판은 이회창 직계 꼬붕들이 벌인다.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일어났던 일이 한나라당에서
일어날 차례이다.
게시판에 최병렬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최병렬이 강적임은 분명하다. 5공본당의 꼬리표를 달지 않았다면, 이회창 똥차에 막히지 않았다면 한번 나서볼만한 야심가는 된다. 그러나 염려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치는 역설의 세계이다. 새옹지마이고 전화위복이다.
최병렬은 어느 면에서 유능하다. 그러나 정치판이라는 데가 유능한 인물이 성공하는 세계라면 부시나 레이건 같은 어리버리가 일국의 통치자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정치판에서 엘리트적인 능력과 대중적 인기는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고들 말하지 않는가?
최병렬의 당선은 일단 노무현에게 유리하다. 지금의 사분오열된 민주당으로는 상당히 고전하게 되겠지만, 그건 개혁신당 입장에서 오히려 잘된 일이고, 적어도 청와대는 통치하기에 훨씬 편해진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일단 청와대는 편해졌다
게임은 두가지다. 하나는 깨끗한 게임이고 하나는 지저분한 게임이다. 최병렬은
상대적으로 깨끗한 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보통 무능한 인물은 지저분한 게임을
벌이고, 유능한 인물은 깨끗한 게임을 벌인다. 유능한 인물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깨끗한 게임을 하면 더 깨끗한 쪽이 이득을 보고, 지저분한 게임을 하면 더 지저분한 쪽이 이득을 본다. 이회창은 지저분한 게임을 벌여서 이득을 보았다. 이는 경상도라는 확실한 나와바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너죽고 나죽기로 하면 하나라도 대가리 숫자 많은 쪽이 이기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사는 길은, 첫째 철저하게 지저분한 게임을 벌이는 것, 둘째 정몽준 같은 부시, 레이건류의 어리버리를 옹립하는 것이다.(물론 정몽준의 재기는 불가능하지만 정몽준류 허풍선이가 작년에 이회창 대신 나왔다면 진짜 위험했다.)
유능한 조조와 무능한 유비
어떻게 보면 노무현이야 말로 삼국지의 유비와 같이 무능한(?) 인물이다. 의리
지키다가 망가지기 일쑤였다. 대중적 친근감의 면에서 노무현의 캐릭터는 부시나
레이건과 유사한 데가 있다.
지도자의 엘리트적인 유능함(?)은 오히려 대중과 멀어지게 한다. 삼국지의 조조 캐릭터다. 최병렬이 능력을 발휘하면 발휘할수록 조조가 된다. 사실 최병열은 5공본당으로 찍혀서 한나라당 안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당 대표자리에 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엘리트의 유능함은 자기들 패거리집단 안에서의 유능함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가의 자산은 일견 무능하게 보이는 데서 얻어지는 대중과의 친화력이다. 하긴 그렇게 보면 김대중은 너무 똑똑해서 손해보았고 김영삼은 멍청해서 이득을 보기도 했다. 그게 정치다.
노무현의 어리버리는 고도의 계산된 연출
정윤재 교수가 노무현의 화법에 대해 『단순한 실수나 생각의 모자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정치적ㆍ전술적 판단을 배경으로 하는 『다분히 정치적 효과를
노리는 의도성』이 담겨 있는 화법이라고 주장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이다.
노무현은 천재다. DJ도 천재다. DJ는 자신의 천재성을 감추지 않았고 노무현은 철저하게 감추었다. DJ가 자신의 천재성을 감추지 않은 것은, 확실한 자신의 나와바리를 구축하므로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술이었다. 박정희독재가 DJ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적어도 목숨을 위협받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애써 자신의 나와바리를 구축할 필요는 없다. 노무현의 전략은 허허실실이다. 약하게 보여서 적의 턱밑까지 쉽게 침투하고 적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DJ는 자신의 천재성을 숨기지 않는다는 면에서 사상가이고, 노무현은 자신의 천재성을 숨긴다는 면에서 철저한 정치가이다. 최근 노조의 파업에 대응하는 방법도 그렇다. DJ는 원칙적 대응을 했다. 노무현은 철저하게 정치적 대응을 한다.
강금실과 노무현의 엇박자에 대해
강금실법무는 애초에 특검을 반대했다. 이번에는 특검연장거부를 반대했다. 두
번 다 노무현과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조중동이 이걸 가지고 강장관이 대통령에게
불신임 당했다는둥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수작을 걸어오는 모양이다.
강금실법무의 판단은 당연하고 정확하다. 내가 법무부장관이라도 당연히 그렇게 한다. 특검은 기본적으로 정치행위다. 장관이 정치를 해서 안되는 것이다.
특검은 국민 다수가 검찰을 불신하므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정치적 결정이다. 검찰의 수장인 법무장관이 『국민의 검찰불신』이 옳다고 특검을 찬성한다면 차라리 장관자리에서 물러나는게 맞다. 특검연장거부도 그렇다. 검찰이 수사를 재개하면 내각이 또 정치에 말려드는 것이다.
정치문제는 정치권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고, 내각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것이 옳다. 노무현이 이러한 강장관의 입장을 이해 못할 정도로 머리가 안돌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강장관의 결정은 전혀 문제없다.
조중동이 이걸 트집잡는 이유는 하나다. 『장관이 대통령과 다른 말을 해서 대통령의 낯이 깎였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자. 대통령이 『내가 낯을 깎여도 좋으니 장관들은 소신대로 발언하라』 하고 각료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국무회의의 바른 결정에 얼마나 많은 보탬이 될 것인가?
장관이 대통령의 낯을 세워주기 위해 소신을 꺾는 정권은 망하고, 반대로 대통령이 장관의 낯을 세워주기 위하여 고심하는 정권은 흥한다. 조중동의 노무현 비난은 뒤집어 생각하면 칭찬인 경우가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