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29 vote 0 2020.11.29 (16:58:20)

      

    공자의 위대함


    공자는 활쏘기, 마차 몰기, 거문고 연주, 시 해석, 글씨 쓰기, 에티켓, 점치는 기술, 산술 따위를 가르쳤다. 그런데 그딴거 몰라도 된다. 요즘 시대에 마차 몰기는 자동차 운전인데 그게 중요한가? 하긴 공자가 가르친 어御라는 것은 임금의 마차를 모는 것이라서 각별한 것이었다.


    사실 이 과목들은 대략 사라졌다. 중요한 것은 그가 가르치는 자의 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배우는 자의 관점에 서면 이것저것 마구 투척하면서 ‘아무거나 하나만 맞아라’. 이렇게 된다. 가르치는 자는 그 반대다. 비딱한 길로 가지만 않으면 마지막에 남는 것이 바른길이다.


    대중이 큰길을 함께 가는 것이다. 정답은 상호작용 끝에 저절로 도출된다. 내가 국어 과목 못해도 다른 사람이 국어를 잘하면 된다. 내가 국어, 산수, 사회, 자연 과목에 영어까지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삽질, 톱질, 망치질, 쟁기질, 낫질, 호미질 못 해도 된다. 검색하면 된다.


    아는 사람을 사귀면 된다. 마이너스다. 할 것보다 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나쁜 쪽으로 빠지지 않으면 된다. 그다음은 대중의 큰 흐름이 알아서 한다. 상호작용이 알아서 한다. 자연이 알아서 한다. 집단지성이 알아서 한다. 공자가 바른 원칙을 제시했다. 집단지성의 힘이다.


    한국인들은 상투를 쉽게 잘랐지만 이슬람은 아직도 터번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 차이다. 방향만 가리키고 세부는 후배들이 채워 넣어야 한다. 세부를 채우면 안 된다. 유교권이 신문물에 쉽게 적응하는 이유다. 구조론연구소도 같다. 집단지성을 만드는 방향만 제시하는 것이다.


    구조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사이트의 각별함을 알아야 한다. 똥오줌을 못 가리고 갑을관계를 뒤집어 말하는 자가 있다. 팔짱 끼고 관망하며 삐딱한 태도로 니가 나를 설득해봐라. 관심줄게. 이런 식이다. 웃기셔. 기본자세가 안 된 자는 1초도 내 시간 뺏을 자격이 없다. 


    '조문도석사가의'라 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공자의 멋진 말이다. 이 말을 듣고도 시큰둥한 사람은 꺼져라. 어른들의 대화상대가 될 수 없다. 구조론은 맞대응이론이다. 반드시 대응한다. 피아구분을 한다. 소인배들의 방문은 사절한다. 교언영색이다.


    대중에게 아부할 의도로 낯빛을 좋게 하고 목소리를 꾸며서 말하는 자는 구조론의 적이다. 구조론은 주체성과 타자성으로 피아를 식별하고 부단한 상호작용에 따른 확률의 증대로 방향을 찾는다. 진리를 가진 자는 타협할 이유가 없다. 핵심을 쥔 자는 고개 숙이지 않는다.


    그다음은 집단지성의 문제다. 인류가 언제 구조론을 손에 넣느냐는 인류문명의 수준에 달린 것이다. 어차피 될 것이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어린애 손에 총을 쥐어주랴? 좋은 것은 좋은 사람이 가져야 한다. 구조론은 좋은 것이므로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말게 해야 한다. 


    한국인은 자격을 갖추었는가? 인류는 수준이 되는가? 필자가 25년간 말해보고 느낀 것은 그렇다. 구조론은 쉽다. 내게 쉬운데 다른 사람에게 어렵다. 관점을 틀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생각을 바꾸는게 아니라 호르몬을 바꾸는 문제다. 이해는 쉬운데 호르몬 바꾸기 어렵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것이다. 때를 기다리고 대비한다. 열 사람이 대충 아는 것보다 한 명이 제대로 아는게 중요하다. 공자가 위대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거나, 안식일을 지키라거나,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보라거나.


    괴상한 짓을 시키지 않았다. 호르몬이 시키는 이상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극기복례의 의미다. 공자 시대의 복잡한 주나라 예절은 몰라도 된다. 그러나 호르몬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무례를 저지르는 것은 순전히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다. 경계할 일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5244 깡패국가 미국 image 김동렬 2003-10-08 14144
5243 왜가리 및 철새 도래지에 관한 보고서 김동렬 2005-04-11 14142
5242 15년전 6월을 기억하는가? 김동렬 2002-09-27 14141
5241 누가 노무현주의를 계승할 것인가? 김동렬 2005-10-31 14137
5240 백범의 전략 image 김동렬 2004-09-07 14135
5239 강금실과 케네디 김동렬 2006-04-13 14133
5238 어느 미운 놈이 떡 하나 더먹을까나. 김동렬 2006-02-18 14132
5237 베이브 루스와 노무현 image 김동렬 2004-01-16 14131
5236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image 김동렬 2004-09-25 14129
5235 민병두와 조기숙, 환상의 2인조 김동렬 2005-04-12 14126
5234 주유소 습격사건과 괴물 김동렬 2006-08-13 14124
5233 김홍일의 복당은 정동영효과의 후폭풍이다 image 김동렬 2004-02-01 14122
5232 개혁당은 끝났다. 김동렬 2003-03-06 14122
5231 예술은 유혹이다 김동렬 2006-01-31 14116
5230 Re..에코 혹시 아십니까 아다리 2002-10-05 14114
5229 잠수함이 박아도 세월호 안 넘어간다. image 3 김동렬 2016-12-30 14109
5228 관계의 종류 image 1 김동렬 2012-10-22 14108
5227 왜 그딴 거에 몰입하냐고? image 김동렬 2017-05-20 14107
5226 대한민국호의 진로와 고민 김동렬 2006-08-24 14106
5225 한국, 미국을 꺾다 김동렬 2006-03-14 14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