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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65 vote 0 2024.03.10 (21:06:28)

    토리야마 아키라에 대해서는 구조론과 관련하여 여러 번 이야기한 바 있다. 과거 천재론이라는 제목으로 논했는데 요지는 캐릭터만 잘 만들면 아이디어는 그냥 나와준다는 것이다. 캐릭터가 구조론의 질에 해당된다. 토리야마 아키라는 원래 디자인을 했던 사람이다. 


    그림은 잘 그리는데 스토리를 못 만든다. 그의 출세작 닥터 슬럼프는 내용이 진부하다. 괴짜 박사가 이상한 발명품을 만들었다가 망가지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짱구박사 따위 명량만화에 흔한 설정. 주성치 영화에도 나온다. 007 북경특급의 다빈치 박사 말이다. 


    토리야마를 발굴한 사람은 소년 점프 편집자 토리시마 카즈히코다. 이 양반이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토리야마의 능력을 알아보고 맹훈련을 시켰다. 닥터 슬럼프의 주인공을 아라레로 바꾸게 한 사람이 토리시마다. 토리야마는 처음 여자를 못 그린다고 거부했다고.


    아라레를 주인공으로 바꾸자 대박이 났다. 중요한 것은 토리아먀 아키라가 스토리를 쓰는 능력이 없는데도 꿋꿋하게 연재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결국 소재고갈로 문을 닫았지만. 드래곤 볼도 스토리가 없다. 처음에 손오공으로 가다가 안 되니까 액션물로 바꾸었다.


    천하제일 무술대회가 나오는 시점부터 재미가 없어진다. 그다음부터는 무한 자기표절. 구조론의 질은 조절장치다. 계 내부 압력의 조절이 가능해지면 쉽다. 구영탄의 고행석도 비슷하다. 초기작은 다 실패했는데 키를 줄이고 주인공의 성격을 바꾸었다. 무한 긍정주의.


    사람행세를 하는 괴력을 가진 로봇 아라레와 괴력을 가진 구영탄. 힘을 숨긴 히어로라는 점에서 같다. 히어로가 힘을 숨기면 사실주의적으로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컨대 닥터 슬럼프라면 똥 이야기를 하는 식이다. 미국 슈퍼맨이라면 똥을 만지지 않을 텐데 말이다.


    힘을 드러내면 똥, 오줌, 방귀 따위로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아라레의 디자인이 제프 쿤스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지점이 있다는 말이다. 주성치 영화든, 고행석 만화든, 토리야마 만화든 캐릭터가 비슷한 점이 있다.  

  

    원펀맨이나 원피스도 비슷하다. 원피스는 그림체도 베꼈고. 번개 아톰 시절부터 일관된 흐름. 세계관을 만들고 캐릭터를 만들고 설정놀이를 한다. 마동석 액션이 뜨는 이유다. 마동석 세계관이 있다. 단점은 악역의 비중이 없거나 약해지거나 혹은 악역이 주인공. 


    쿵푸 허슬에서 악역은 사실 악역이 아니다. 악역으로 설정되었을 뿐이다. 소림축구도 마찬가지. 드래곤 볼도 처음에는 악역이 없었는데 피콜로 대마왕은 억지로 만든 가짜 악역이다. 마동석 영화도 주인공의 액션을 받쳐주기 위한 억지 악역이다. 일종의 판타지물.


    주인공의 힘을 제한하는 조절장치가 중요하다. 무천도사가 재키춘으로 위장하고 오공과 크리닝을 제한한다. 구영탄은 박달마에 의해 제한된다. 거인의 진격은 제한이 없어 멸망. 공통점은 대립적 세계관이 아닌 초월적 세계관에 있다. 선이 악의 반대편에 있지 않다.


    대립적 세계관이 작가의 역량에 제한을 건다. 일본은 선종불교를 믿는 나라다. 유교의 대립적 세계관과 다르다. 일본만화가 발전하는 이유다. 대립적 세계관이 선과 악의 대결이라면 초월적 세계관은 자신과의 대결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디어 총량이 백배로 증가한다.


    문제는 백분 만에 끝나는 영화가 안되는 거. 초월적 세계관은 자신과의 싸움이므로 악역의 비중이 없어 스토리가 끝을 못 낸다. 예컨대 손오공은 악역과의 싸움이 아니라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총사의 역할놀이다. 하여간 과로사 조심해야 한다. 너무 착취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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