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92 vote 0 2024.03.09 (19:42:35)

    많은 경우 마음은 반대로 간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다. 좋은 것은 소유하고 싶은데 당장 소유하지 못하므로 화가 난다. 좋아하면 매달리게 되고 매달리면 굴복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비굴한 모습에 화가 나므로 상대를 싫어하게 된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다르다. 보통은 다른 사람 눈치를 보고 주변 상황과 맞춰가면 된다. 그러나 권력게임이 작동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환경에 적응할 것이 아니라 환경을 장악해야 한다. 주도권 문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계속 잘못된다.


    운명을 결정하는 첫 만남의 순간에 인간은 긴장하게 된다. 권력게임이 작동하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쥐는 초월적 사고, 주체적 사고, 직관적 사고,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문제는 마음이 전략을 쓴다는 사실을 본인이 모르는 것이다.

   

    마음은 전략을 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상대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전략이다. 섣불리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고 상처입는 리스크를 피한다. 문제는 마음의 전략을 자신이 모르는 거다. 마음이 생각보다 똑똑해서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마음을 결정하는 것은 호르몬이다. 그것은 수십만 년 진화과정에 축적된 데이터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듬어졌다. 마음이 고도의 전략을 쓴다는 사실을 자신이 깨닫지 못하므로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는 실패를 저지른다. 마음은 당신보다 영리하다.


    마음의 실패는 상대를 상대를 이겨먹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고 전술적 대응을 한다. 주도권을 뺏긴다. 마음을 따라가므로 쉽게 답을 찾는 것이 직관적 사고다. 마음에 속지 않는 것이 초월적 사고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피하는 것이 주체적 사고다.


    이겨먹으려고 하는 마음을 이겨야 한다.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것이 좋다면 그것을 피해야 한다. 어떤 것이 싫다면 그것을 즐겨야 한다.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 전략이다. 마음은 당신 몰래 이미 전략을 쓰고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5305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43568
127 영남 사람들이 어차피 맞딱뜨릴 고민 skynomad 2002-10-16 16005
126 바람은 멈춘겁니까? 설대생 2002-10-16 12561
125 Re.. 그렇다면 4편을 보셔야겠군요... ^^ 시민K 2002-10-16 14139
124 Re..고통의 본질은 김동렬 2002-10-16 15178
123 에어리언이 고통의 소통에 관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아다리 2002-10-15 13309
122 [북파특수요원] 대선공작 돌격대 김동렬 2002-10-15 14780
121 김근태 배신의 계절 김동렬 2002-10-15 16193
120 개혁 국민정당에서 김동렬 2002-10-14 12651
119 Re..위로의 말 한마디..^^ Y 2002-10-14 14493
118 토론은 보지 못했습니다만 김동렬 2002-10-14 12343
117 씽.. 너무 속상하다.. ㅠㅠ 키쿠 2002-10-13 14104
116 제안 하나 (한겨레신문에 전단지 끼워 돌립시다) 아다리 2002-10-13 15477
115 Re..오늘 토론회 어땠나요? 까웅아빠 2002-10-13 14936
114 개혁정당 모임을 다녀와서 아다리 2002-10-12 14976
113 Re..이회창은 조기 낙마해야 김동렬 2002-10-12 14706
112 노하우에 쓰신 글... 감직이 2002-10-11 14543
111 국익 해치는 자들에게 국가 맡길 수 있나? 김동렬 2002-10-11 13245
110 안웃기는 이야기 김동렬 2002-10-11 16604
109 어차피 총대매는 거 뿐 무림거사 2002-10-10 15117
108 Re..써둔 글인디 재미로 함 보시구랴 무림거사 2002-10-10 14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