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길 혹은 옛길
걷다보면
무시하고 잊고 아무렇게나 덮어버린
이야기들이 떠올라
함께 가고 있음을 알게 되지
실은 그 어떤 것도
함께 가지 아니한 것이 없음을
알게 되지
나의 걸음과
너의 걸음과
ahmoo
안단테
조오기 하얗게 보이는 것이 혹 건초더미? 여기서 보니 골프공 같고...^^
나무 한그루 한그루는 볼링공 같아요, 또랑을 구르는... ^^
사진에서 율동감이 느껴져요...
안단테
사철나무 앞을 지나가는 중...
오전, 후다닥 볼 일을 보고 내 일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쁘게 걷던중 저만큼, 어느집 담벼락에서 '놀자'
하며 사철나무(이하 사철)가 눈에 들어온다. 순간 '난 지금 몹시 바쁘거든. 그러니 너희랑 놀아줄 틈이 없어,
그리고 너희는 어떻게 세수도 안하냐? 그 거미줄이 뭐야? 단장 좀 하고 나랑 놀 생각해라'하며 뭐라 하자
사철이 기다렸다는 듯 내 말을 받아친다. '너나 잘 하세요'^^
그러면서 사철은 계속 거미줄처럼 말을 잇는다. '우리 사철들은 비바람 불면 아주 깨끗해지거든요.
그 쪽은 아직도 커피가 입술에 걸려 있내요, 커피물이나 닦으시지요.(뭐라고, 내 입술에 커피물이 묻었다고?
그럴리 전혀 없다며 '스읍' 커피물을 닦는 시늉을 하며... ^^) 여하튼, 잠깐 사철과 데이트를 하며 지나쳤다.
익어가는 열매...
그러다 대여섯발 떼었을까, 또 사철나무 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엔 영락없는 고양이 눈빛인양
나를 바라보며 몹시 서운해하는 눈치, 눈치를 슬슬 보는 나, 얼른 이곳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쵸코렛
사철이 말한다. '작년 겨울에 사철이 준 선물 기억 하나요?'
'응, 기억하지, 쵸코렛(열매) 줬잖아'
'사철은 올해도 선물 주려고 하는데요... '
'주긴 멀줘어? 또 쵸코렛 줄거잖아, 그 딴거 안 먹는다'
쵸코렛 안먹는다며 냉정하게 내동댕이 치듯 사철나무 곁을 빠져 나가려는 순간,
겨울새의 밥이 되는 사철나무 열매....
이번엔 이 녀석이 '불쑥' 배를 내보이며 한 마디 한다. '기어코 그냥 가실건가요?' 아, 나는 이 사철 열매를
본 순간, 그야말로 '네가 어쩔건데, 이곳을 빠져나가 감히'라도 되는듯 두말 없이 두손 두발 다 들고야 말았다.
홍시
도대체 사철과 홍시는 어떤 연관(?)이 있길래, 홍시가 턱하니 이 가을에 구조론에 출현 했을까요?
그건, 여러분들께서 홍시 하나씩을 직접 들고 케첩 누르듯, 핸드폰 문자쓰듯 홍시를 쑤욱 눌러보세요.
그러면 홍시의 그 부드러운 속살이 기다렸다는듯 바로 사철나무 열매처럼 '포옥~' 터져 나오겠지요.
사철나무가 길가에 바쁜 나를 잡아 놓고 전해 준 메시지는, 케첩 짜듯 '포옥' 터져 나오는 홍시의 부드러운 속살이었다.
사철나무 앞에서... 감나무 꼭대기의 홍시를 떠올리면서
'으흠, 감나무(자연)의 바깥 에너지는 바로 한없이 퍼주기만하는 태양빛이라는 말까지 곁들이면서....^^
이 홍시는 특별히 굿길님께... 굿길님 글에 홍시와 사철 올리려 했다가 그만 글이 사라졌어요...^^
과메기 다시 가져오세요. 누구 주셨나요?^^ 언젠가 겨울에 말리는 과메기 보면서 반질반질한 과메기 속살이,
꽁꽁 언 폭포 빙판길을 떠올렸지요. 쭈욱 미끄러질듯한 미끄럼틀같은 빙판길... ^^
이상우
혼자 길을 가면 아무도 몰라요.
같이 가면 없는 길도 생겨요.
혼자 간 길이라도 그 길을 갔다는 사실만 알아도
그 길을 따라 가는 사람이 늘어나요.
길은 함께 가라고 있는 거예요.
단, 먼저 가는 사람이 있어야 길도 생겨요.
역시 길을 낳는 것은 먼저 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예요.
같이 가면 없는 길도 생겨요.
혼자 간 길이라도 그 길을 갔다는 사실만 알아도
그 길을 따라 가는 사람이 늘어나요.
길은 함께 가라고 있는 거예요.
단, 먼저 가는 사람이 있어야 길도 생겨요.
역시 길을 낳는 것은 먼저 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예요.
김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