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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8120 vote 0 2004.03.06 (15:58:07)

카이사르를 배신한 브루투스 이하 14인의 악당들 중 단 한 놈도 살아남 지 못했다. 그 중에는 친구 따라 강남간 순진한 녀석도 있었다. 가엽게도.. 모두 죽었다.

『 '미틴 넘들.. 이거나 먹어!'  ...이미지 원판은 '라이브이즈'입니다.』

승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만 해도 상황은 유동적이었다. 카이사르의 전횡에 대한 견제여론이 높았다. 여론은 대략 반반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를 치는 쪽이 이긴다. 브루투스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시민들은 일시적으로 쿠데타를 인정할 듯 했다. 그러나 사태는 일변하고 만다. 안토니우스의 연설에 감동한 시민들이 쿠데타세력 타도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세익스피어의 희곡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가 시민들을 모아놓고 웅변대결을 벌인 것은 아니고, 사실은 치열한 세 대결이 있었다. 중립을 표방하던 외부세력이 일제히 쿠데타에 반기를 들므로서 브루투스 일당은 세불리기 경쟁에서 진 것이다.

룰에 관한 문제.. 만장일치가 아니면 안된다
이 상황에서 민중의 선택은 정해져 있다. 곧 행동통일이다. 브루투스를 지지하는 쪽으로는 원초적으로 행동통일이 가능하지 않다. 그 반대의 경우는 행동통일이 가능하다. 처음 시민들은 부르투스의 힘을 파악하기 위해 일단 그를 밀어주는 척 한다.   

탄핵안도 마찬가지다. 여론은 일시적으로 탄핵정국을 인정할 듯 보인다. 3일천하다. 일단 그쪽의 의견을 경청해 본 후, 그 반대쪽으로 액션을 취하게 된다. 그 3일은 시민들이 쿠데타의 진정성과 세의 규모를 파악하는 기간이다.

탄핵.. 이런건 원래 만장일치가 안되면 안되는 거다. 민중은 처음 혹시라도 만장일치가 되는지 지켜보다가 곧 원초적으로 만장일치가 안되는 사안임을 깨닫고, 그 반대편에서 만장일치를 꾀하게 된다. 과감한 행동으로 나서는 거다.

역사에서 이런 일은 수도 없이 반복되었다.

탄핵에 찬성하면 3대가 빌어먹는다.
친일파 색출작업.. 해방후 무려 60년이 지났는데도 끝나지 않는다. 이런거 원래 오래 간다. 그러므로 애초에 누구와 원수질 일은 해서 안되는 것이다.

파병안도 그렇다. 우리당 의원들 중 젊은 의원들만 반대표를 던졌다. 파병에 찬성했다가 당장은 몰라도 5년 후, 10년후 통일시대, 자주시대가 오면 정치적 미래가 없는 것이다.

탄핵도 그렇다. 당장은 어떻게 넘어갈지 몰라도, 평생의 오점으로 따라다닌다. 탄핵안 발의에 찬성한 의원들 중 젊은 의원들은 4년후 낙선대상에 오름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국헌을 유린한 죄.. 이건 치명적이다.

'살처분 밖에 없다.'

사안의 중대성을 그렇게 모르겠는가? ‘아 다르고다른’ 것이다. 탄핵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과 실제로 탄핵을 강행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카이사르의 독재에 대한 불만은 시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브루투스와 14인의 무리는 오판한 것이다. 그것이 카이사르에 대한 ‘견제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노무현을 견제하는 것 까지는 허용하지만 그 이상은.. 죽음이다.

그래서 역모는 대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봉건왕조가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바로 역모를 방조하는 거다. 탄핵질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기어이 그 역적질이 발각되면 그걸 치는 방법으로 권력을 강화한다.

간사한 조조만 그런 수법을 쓰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한다. 근데 역사책도 한줄 안읽은 넘이 턱 하니 걸려들고 있는 것이다. 무식해도 유분수지.

탄핵.. 하려면 만장일치가 되어야 한다. 만장일치가 안되는 사안은 애초에 말도 꺼내지 말아야 한다. 살처분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노무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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