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관리자*
read 3469 vote 0 2012.10.21 (21:42:23)

2년전  김어준과  김용민이  진행하는  한겨레TV  뉴욕타임즈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김어준이  매번  방송  서두에  " 난  이명박이  싫습니다 ,  이런  말도  안되는  대통령,  이명박이  싫어요"  라고  멘트하던  시절이라  출연자들은  가명을  쓰거나  김씨 이씨  박씨 같이  성만  밝히거나  얼굴을  감추고  출연했었다.

 

   방송을  준비하는데  스텝이   상자를  주면서  맘에  드는  안경을  고르란다.   선글라스에  코믹버전  장식이  잔뜩  붙어  있는  거의  가면  수준의  얼굴  가리개였다.  노,  대놓고  실명을  밝히겠다 , 어디가도  꿀리지  않는   얼굴도  내놓고  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그  다음,  주제가  천안함 사건이라니 , 그것도  특집이어서  천안함을  취재하고  책을  낸  피디가  같이  출연한단다.

  같이  갔던  친구는    한문학   박사과정  중이었고,  나역시   군관련  시사에는  호기심이  전혀  없는 ,  그러니까  둘다  태생적  군면제자들  이었으니  뭔  말을  해야  할지  난감  또  난감 ,  꿀먹은  벙어리는  떼논  당상,  한치  앞을  내다  보니  꿔다  놓은  보리자루  십상이었다.

 

   카메라  불이  들어오고 " 에라,  모르겠다 '  하는  순간,  꿀먹은  보리자루에서  정체를  알수  없는  손님으로  포지션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당시에도  김어준이  북치고  장구치는  호스트였고  김용민은  타이틀은  시사평론가였지만  김근태  성대모사등    개인기  개발하기  바빴었다.  김어준과  소통할수  있으려면,  김어준을  상대로,   김어준을  긴장시키는  수밖에.

 

 

  녹화  내내  재미있었다.  이명박  욕할  타이밍을  놓치고,  피디가  진지하게  장황한  설명을  붙이면  노골적으로  "지루하다"고  했다.

   이런  얘기도  나왔었다.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팀으로  왔는데  어뢰는  아니다로  조사  결론을  내놓자,  정부에게  유리한  말을  할거로  기대했다가  그야말로   J o 된  얘기. 

  나 ㅡ  맞다,    러시아  가보니  러시아  사람들도  어뢰는  아니라고  하더라

  어준ㅡ 어,  정말  러시아  갔었나

  나ㅡ  한달전에  블라디보스톡에  갔었는데  광장에서  사람들  만나보니  분위기를  알겠더라

 어준 ㅡ 아후,  정말  뭔  볼일로  갔길래

 

  김어준이  스마트한  사람이라  이번  천안함  주제는  여성분들과  나누기에는  적절치  못했다며  피디와  제작진이  급사과하는  걸로  마무리  하자고  해서  웃으며  정리했다.

 

   김어준은  갖가지  욕과   화통  웃음을  적절히  구사하며  상대를  해제시키고,

  출연자는  사실여부가  모호한  구라와   제스처로  들러리  역할을  사양하고,

  구조를  알면  윈ㅡ 윈이  가능  하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08058
459 진화의 방아쇠 김동렬 2017-11-16 2196
458 허영만 '주식 만화' 25% 손실! 아나키(÷) 2020-07-05 2195
457 인간성장의 5단계 이상우 2017-11-09 2192
456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3-01-25 2185
455 2018년 여름걷기 : 월정사 ~ 통일전망대 180km image 1 수원나그네 2018-06-13 2182
454 이기는 법 systema 2018-06-22 2181
453 개훈련의 원리 1 이금재. 2020-09-18 2180
452 같음이 먼저고 다름이 나중이다. 1 아제 2019-01-08 2180
451 세계생명헌장 : 서울안 - 생명탈핵실크로드 3 image 수원나그네 2017-07-09 2178
450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교수연구자 선언 1 수원나그네 2020-12-28 2176
449 양자컴퓨터의 본질과 확률의 오해 (수정 보완) 챠우 2019-09-24 2174
448 생명탈핵실크로드 소식 6 - 잠 못 이루는 세월 image 수원나그네 2017-10-02 2174
447 12월 1일(토) 교동도~한강하구~강화도 북부 산보 image 3 수원나그네 2018-10-21 2170
446 유라시아 라데팡스 구상 image 수원나그네 2018-04-29 2170
445 학생생활교육 최고의 경지 1 이상우 2020-11-18 2169
444 처음은 결합이다 13 현강 2020-08-02 2165
443 국어를 망쳐놓은 국립국어원 김동렬 2019-06-10 2164
442 [민중의소리] 기사 게재 ~ 9월20일 독립운동 투어 image 9 수원나그네 2019-08-31 2157
441 이승만 ==> 박정희: 신분제사회와 향촌공동체의 대립 ==> 신군부 (전두환) 2 눈마 2018-04-07 2156
440 장안생활 격주 목요모임 image 오리 2022-06-30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