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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58 vote 0 2020.08.19 (12:17:15)

      

    구조론과 창발주의


    언어가 문제다. 인간의 언어는 중대한 결함이 있다. 언어에는 사실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는데 관측자가 기준인지 관측대상 자체가 기준인지가 모호하다. 사과는 붉다. 사과 자체에 붉은 색소가 있다는 건지 내 눈에 붉게 보인다는 건지 헷갈린다.


    보통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그게 그거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들어가면 문제가 된다. 헷갈리기 딱 좋다. 이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엔트로피를 알면 다 풀리는데 엔트로피를 모르므로 대화가 막히는 것이다.


    과학가는 엔트로피 중심으로 사유해야 한다.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화학, 물리학, 수학의 순서는 환원주의나 창발주의나 같다. 분명히 순서가 있다. 그런데 말하다 보면 반대로 말하게 된다. 엔트로피가 그렇다. 무질서도의 증가다. 복잡해진다.


    사실은 단순해진다. 골 때리는 것이다. 무질서도 증가라는 것은 질서가 없다는 말이고 그러므로 단순한 것이다. 그러나 관측자가 보기에는 질서가 없으면 복잡한 것이다. 질서 있는 군대와 무질서한 군중이 있다면 둘 중에서 어느 쪽이 복잡한가?


    군대가 복잡하다. 군대는 대장, 장교, 부사관, 사병으로 각이 잡혀 있다. 그러므로 구조가 복잡하다. 아니다. 군중이 더 복잡하다. 군대는 젊은 남자 위주로 단순한데 군중은 남녀노소 별놈이 다 있다. 사실 둘 다 복잡하다고 말할 수 있다. 곤란하다.


    구조론에서는 통제가능성 위주로 사유한다. 즉 통제하기 힘든 쪽이 복잡한 것이다. 군중을 격파하기 쉽고 군대를 격파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군대가 복잡한게 맞다. 그런데 군대는 명령을 잘 따르고 군중은 따르지 않으므로 군중이 더 복잡하잖아.


    이러고 어깃장 놓으면 피곤한 거다.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면 입씨름하다가 진이 빠진다. 이러지 말자. 대상 내부에 자체적으로 존재하는 질서의 정도로 판단해야 한다. 군중은 편제가 없으므로 편제가 갖추어진 군대가 상대적으로 복잡도가 높다.


    이를 학문에 적용하면 순수학문이 복잡도가 높다. 수학이 어려운 이유다. 환원주의는 다르게 본다. 물질을 계속 쪼개면 원자만 남는데 원자는 단순하잖아. 이런다. 이런 밥통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 어거지 생떼로 우기는 자와는 대화하지 말자.


    수학이 100이면 물리학은 50이고 화학은 30이다. 수학이 가장 복잡하고 물리학은 절반이며 화학은 쉽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한다. 물리학자는 수학을 배우므로 수학+물리학으로 150이다. 물리학이 훨씬 어렵다. 어휴! 100은 수학자가 해주잖아.


    아인슈타인도 수학자 도움 받았다구. 수학자는 연구를 하지만 물리학자는 수학자가 해놓은 것을 가져다 쓰므로 100은 빼야지. 뒤에 붙는 화학,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은 앞단계가 해놓은 것을 가져다 쓰므로 쉽다. 뒤에 추가되는 부분만 파면 된다.


    수학 100, 물리 50, 화학 30, 생물 20, 심리 10, 사회 1 정도로 보면 된다. 수학이 사회학보다 100배는 어렵다. 이걸 다 더해서 사회학은 211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화가 안 된다. 수학 아는 사회학자 있나? 마르크스 따위가 수학을 알아?


    세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합당한 판단기준을 가져야 하며 그 기준은 엔트로피가 되며 엔트로피는 계를 정하고 계 내부의 질서를 들여다보는 것이며 그 질서는 사건의 기승전결을 따라 전개할수록 질서가 낮아진다. 이를 엔트로피 증가라 한다.


    대장은 주변의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참모는 현안만 해결하면 되고, 간부는 작전만 성공하면 되고, 졸병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졸병이 제일 변수가 적다. 판단할게 없다. 아니다. 전쟁은 졸병이 다 하잖아. 대장은 막사에서 잠자고 있잖아.


    대장은 초딩도 할 수 있어. 낮잠만 자면 되재. 이러면 대화가 안 된다. 억장이 무너지는 거다. 박근혜가 그렇다. 대통령 노릇이 제일 쉬웠어요. 토요일도 놀고, 일요일도 놀고, 수요일도 놀고. 대통령은 맨날 놀아요. 이런 밥통들은 패죽여야 한다. 어휴!


    구조론은 대상 자체에 내재하는 질서를 본다. 질량이라는 것은 상태를 변경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질량이 무거운 것은 변화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근데 실제로는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 금은 질량이 무겁다. 사실 금을 옮기기가 가장 쉽다.


    같은 가격의 납을 옮기려면? 지게차라도 불러야 한다. 1억 원어치 금을 옮기는 데는 2킬로그램을 들 수 있는 힘이면 된다. 어린이도 옮길 수 있다. 납 1억 원어치를 옮기려면? 이런 개똥 같은 소리를 하면 안 된다. 대부분은 이걸로 헷갈리는 것이다.


    같은 부피의 금과 납이 있다면 금이 더 무겁다. 누가 가격 말했냐고? 가격은 사회에서 적용되는 상대적인 논리고 물질 자체와 상관없다. 절대성을 따라야 한다. 이렇게 보면 환원주의는 대착각을 하고 있다. 물질을 계속 쪼개면 최후에 남는 것은?


    가장 단순한 원자가 있다? 아니다. 최종보스로는 완전성이 있고 거기에는 복잡한 구조가 있다. 맨 위에 있는게 가장 어렵다. 사장노릇이 제일 쉬웠어요. 사장은 맨날 골프만 치러 다니던데. 골프는 나도 친다구. 이건 아니다. 사장 되기가 쉽지 않다.


    겉보기 말고 내막을 들추어 진실을 말하자는 거다. 대부분 여기서 막힌다. 이 문턱을 넘지 못하면 구조론을 배울 수 없다. 대장노릇이 제일 힘들고, 대통령이 제일 일이 많고, 사장노릇이 힘들다. 국회의원은 사진만 찍으러 다니면 된다고? 아니다.


    류호정도 하는데 나도 하겠다. 이러지 말자. 세상을 관계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피라미드 꼭짓점이 가장 주변과 많이 엮인다. 피라미드 밑바닥에 낑겨 있으면 주변과의 관계맺기가 불가능하다. 질량 중심의 눈, 엔트로피 중심의 눈을 얻어야 한다. 


    가장 순수한게 가장 무겁다.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순으로 갈수록 단순해진다. 수학은 그물의 기둥줄처럼 맨 앞에서 이 모든 학문을 끌고 간다. 컴퓨터도 OS가 가장 복잡하고 추가되는 프로그램, 파일, 데이터 순으로 단순하다.


    데이터가 많아도 량은 안 쳐준다. 다른 것과 연결되는 촉수의 숫자, 라인의 숫자로 논하는 것이다. 그릇에 내용물을 담는다면 그릇이 내용물보다 복잡하다. 그릇에 짬뽕을 담아놓고 이거 짬뽕이라서 꽤 복잡한데요? 이러는 넘은 쳐죽여야 한다. 어휴.


    그릇은 사방을 커버하지만 내용물은 중력 반대방향만 책임진다. 저울, 됫박, 콤파스, 자, 물체 순으로 복잡도가 있다. 저울이 가장 복잡한 구조다. 그런데 저울을 살펴보면 두 개의 됫박이 연결되어 있다. 천칭저울이 그렇다. 하나가 추가된 것이다.


    저울은 됫박 두 개 + 양자를 연결하는 코어다. 마찬가지로 됫박은 콤파스 두 개+판자를 합친다. 마찬가지로 콤파스는 자 두 개 +나사못이다. 마찬가지로 자는 눈금이 물체 두 개를 담당한다. 자는 재려는 물체보다 길어야 한다. 무조건 더 커야 한다.


    여기서 파악되는 것은 상부구조는 무조건 하부구조보다 복잡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므로 부분의 합은 전체에 미치지 못한다. 됫박 두 개를 합쳐도 저울이 안 된다. 거기에 막대기 하나 걸쳐야 저울이 된다. 물리학 두 개로 수학에 미달하는 것이다.


    화학 두 개로 물리가 안 된다. 생물학 두 개로 화학이 안 된다. 반드시 라인을 연결하는 플러스알파가 주어져야 한다. 원소 두 개로 집합이 안 된다. 집합은 별도로 원소의 위치를 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이지 환원주의로는 환원이 잘 안 된다.


    솔로 두 명이 만나면 커플이 안 된다. 중매쟁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천하에 솔로가 넘치는 것이다. 창발주의도 틀렸다. 갑자기 짠 하고 생겨나지 않는다. 사실은 완전성이 복제되는 것이다. 개미가 모여도 개미집을 못 만든다. 호르몬이 작동한다.


    호르몬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포착을 못 한다. 그런데 있다. 반드시 있다. 배후에 질량이 있고, 중력이 있고, 호르몬이 있고, 관계가 있고, 라인이 연결된다. 묶어주는 그 무엇이 반드시 있다.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구조론이 안내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8.20 (12:46:22)

"상부구조는 무조건 하부구조보다 복잡해야 한다는 거다. 그러므로 부분의 합은 전체에 미치지 못한다."

http://gujoron.com/xe/122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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