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이상하게 중아일보에 실었다가 뺐습니다. 무슨 수작인지 알수가 없구만요.
<이연홍의 정치보기> 병풍 對 풍문 (중앙일보 미주판)
가시고기라는 물고기가 있다. 암컷은 알만 낳고 죽는다. 그때부터 수컷이 새끼를 키운다. 둥지를 짓고 알을 지킨다.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 마지막에는 자기 몸을 새끼의 먹이로 내준다. 가시고기는 그래서 부성애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소설도 나왔고 영화도 있다.
최근 정치판에 가시고기같은 얘기가 돌고 있다. 워낙 그럴듯해 확산속도도 빠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얘기다. 진원지는 한나라당 몇몇 의원이다. 그것도 책임있는 자리의 사람들이다. 핵심 당직자인 K의원의 얘기를 옮기면 이렇다.
이후보의 아들 정연씨는 어려서 질환이 있었다 한다. 병명을 밝히기 곤란한 질환이다. 그래서 약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그 약은 후유증이 컸다. 후유증을 줄이는 길은 체중 감량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살을 뺐다는 것이다. 원래 그 질환만으로도 병역은 면제다.
그러나 부모된 입장에서 병명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기록으로 남기는 건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기왕에 살이 빠졌으니 그것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K의원의 얘기는 계속된다. 지난번 대선에서 병역 문제가 대두됐을 때다. 그 사실을 아는 몇몇 참모가 이후보에게 사실대로 밝히자고 했다. 그러나 이후보는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살아야 20년이지만 그 아이는 50년은 살 아이네. 대통령 되자고 아들의 상처를 공개할 순 없네."
지금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란 것이다. 이후보는 그 문제에 관해 아주 예민하다고 한다. K의원은 P씨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했다.
P씨의 얘기다. 1997년 대선때였다. P의원은 방송 토론 원고를 작성했다. 당연히 정연씨 병역 문제도 예상 답변에 들어 있었다.
'제 아들이 변변치 못해 죄송합니다.' 그것을 읽던 이후보가 P의원을 불렀다.
"변변치 못하다는 것이 무슨 의미요?"
"살이 빠져서 군대도 못갔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그러자 이후보는 아무 말도 안했다. 그럼에도 이후보는 '변변치 못하다'는 구절을 빨간 사인펜으로 지웠다 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몇 가지가 더 있다. 문제는 그 모든 얘기가 사실이냐다. 이후보의 오랜 측근 두 사람을 통해 따로 확인해봤다. 그러나 이후보는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었다. 두 번째는 짜증까지 내더라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모르는 내 자식 얘기를 당신이 어떻게 아는거요."
서울대 의대 김정룡 박사에게도 물어봤다. 이후보의 오랜 친구다.
"정연이는 어릴적부터 잘 알지만 그런 병은 없어요."
최초 발설자인 K의원에게 다시 물었다.
"이후보에게 확인된 얘기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그러나 97년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뭔가 사연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K의원도 한발 뺐다. 결국 사실이 아니었다. 추측에 근거한 시나리오다. 그것도 적극적인 구전 홍보를 했던 거다. 일종의 여론조작이다. 감성적 측면을 접목하려 한 것이다.
그것으로 병역 공방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또 다른 사실이 숨어 있을 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감성의 이불이 본질의 바닥을 덮을 순 없다.
<이연홍의 정치보기> 병풍 對 풍문 (중앙일보 미주판)
가시고기라는 물고기가 있다. 암컷은 알만 낳고 죽는다. 그때부터 수컷이 새끼를 키운다. 둥지를 짓고 알을 지킨다. 먹지도 않고 쉬지도 않는다. 마지막에는 자기 몸을 새끼의 먹이로 내준다. 가시고기는 그래서 부성애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소설도 나왔고 영화도 있다.
최근 정치판에 가시고기같은 얘기가 돌고 있다. 워낙 그럴듯해 확산속도도 빠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얘기다. 진원지는 한나라당 몇몇 의원이다. 그것도 책임있는 자리의 사람들이다. 핵심 당직자인 K의원의 얘기를 옮기면 이렇다.
이후보의 아들 정연씨는 어려서 질환이 있었다 한다. 병명을 밝히기 곤란한 질환이다. 그래서 약을 먹어야 했다. 그러나 그 약은 후유증이 컸다. 후유증을 줄이는 길은 체중 감량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살을 뺐다는 것이다. 원래 그 질환만으로도 병역은 면제다.
그러나 부모된 입장에서 병명이 노출되는 걸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기록으로 남기는 건 더더욱 싫었다. 그래서 기왕에 살이 빠졌으니 그것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이다.
K의원의 얘기는 계속된다. 지난번 대선에서 병역 문제가 대두됐을 때다. 그 사실을 아는 몇몇 참모가 이후보에게 사실대로 밝히자고 했다. 그러나 이후보는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나는 살아야 20년이지만 그 아이는 50년은 살 아이네. 대통령 되자고 아들의 상처를 공개할 순 없네."
지금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것을 버리더라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란 것이다. 이후보는 그 문제에 관해 아주 예민하다고 한다. K의원은 P씨의 얘기를 들어보라고 했다.
P씨의 얘기다. 1997년 대선때였다. P의원은 방송 토론 원고를 작성했다. 당연히 정연씨 병역 문제도 예상 답변에 들어 있었다.
'제 아들이 변변치 못해 죄송합니다.' 그것을 읽던 이후보가 P의원을 불렀다.
"변변치 못하다는 것이 무슨 의미요?"
"살이 빠져서 군대도 못갔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그러자 이후보는 아무 말도 안했다. 그럼에도 이후보는 '변변치 못하다'는 구절을 빨간 사인펜으로 지웠다 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몇 가지가 더 있다. 문제는 그 모든 얘기가 사실이냐다. 이후보의 오랜 측근 두 사람을 통해 따로 확인해봤다. 그러나 이후보는 금시초문이란 반응이었다. 두 번째는 짜증까지 내더라는 것이다.
"도대체 내가 모르는 내 자식 얘기를 당신이 어떻게 아는거요."
서울대 의대 김정룡 박사에게도 물어봤다. 이후보의 오랜 친구다.
"정연이는 어릴적부터 잘 알지만 그런 병은 없어요."
최초 발설자인 K의원에게 다시 물었다.
"이후보에게 확인된 얘기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그러나 97년부터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 뭔가 사연이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K의원도 한발 뺐다. 결국 사실이 아니었다. 추측에 근거한 시나리오다. 그것도 적극적인 구전 홍보를 했던 거다. 일종의 여론조작이다. 감성적 측면을 접목하려 한 것이다.
그것으로 병역 공방의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또 다른 사실이 숨어 있을 지 모른다. 그렇더라도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감성의 이불이 본질의 바닥을 덮을 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