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금재.
read 2813 vote 0 2021.10.05 (02:34:36)

1. 미국의 입장(내가 영웅이다)

영웅은 나고 저놈은 나쁜놈이야. 어쨌든 세상은 선과 악의 이분법이야. 소련이 없어졌으니 이제 중국이 악이야. 나쁜 원자는 착한 짓을 해도 나쁘고, 좋은 원자는 나쁜 짓을 해도 좋지.

> 디파티드


2. 일본(홍콩)의 입장(나는 꼬붕이다)

일본과 홍콩은 대표적인 기생국이지. 영웅은 영미며 우리는 그들의 꼬붕이야. 우리 중에 영웅은 없어. 우리끼리 승자없이 경쟁하므로 여기는 지옥. 결과가 정해져 있으므로 뭘 해도 허무할 뿐.

> 무간도


3. 한국의 입장(우리가 영웅이다)

인간은 나쁘기도 좋기도 하지. 선과 악, 영웅과 악당이 누군지는 아직 알 수 없어. 게임을 하다보면 방향이 생기고 영웅은 만들어지는 거야. 

> 신세계


패권을 가진 미국, 미국의 꼬봉인 일본, 한창 성장하는 한국은 각자의 입장이 다르죠. 한국의 드라마가 세계인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한국인이 성장 드라마를 그리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정해진 미국과 일본의 드라마는 재미가 없죠. 재미가 없는 것은 변화가 없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그들의 인물 간 관계가 변화 없이 뻔하죠. 그래서 인물의 내적 변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미국식 영웅은 슈퍼맨처럼 주로 또라이가 내적 각성하는 걸 조명하고, 일본은 영웅없이 에반게리온의 이카리신지같은 히키꼬모리가 끊임없이 내적 고민만 합니다. 일본영화의 제목이 길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시민의 삶을 조명하기 때문. 주어나 목적어가 아닌 동사에 집중하기 때문에 문장을 사용하게 됩니다. 동사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는 일본인이 일상에서 재미를 찾자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과는 관심 분야가 다른 겁니다. 한국영화 중에도 긴 제목을 가진 경우가 있는데,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처럼 대개 일본영화를 흉내낸 것입니다. 홍상수의 모든 영화 제목이 긴 이유. 홍상수 영화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지옥에서 허우적대는 인간을 찍기 때문. 군대에 가면 이카리신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외부로 저항할 수 없는 지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자살뿐. 그래서 허무. 반면 한국식 영웅은 선과 악을 내부에 두루 갖추고 좌충우돌 하며 팀을 만들어 성장합니다. 즉 한국의 드라마는 인물 간 관계에 변화가 있어 바라보는 관객이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결말에서 성기훈이 자신과 대결했던 조상우의 엄마에게 보은하는 것은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그림입니다. 물론 한국인에게는 너무 뻔한 거라 신파. 


인디언을 쏴죽이고 만들어진 미국, 미국의 똥꼬를 빨아 성장한 일본, 미중러 사이에 낑겨서 민주주의를 만들며 성장한 한국은 이야기의 결이 다릅니다. 

Drop here!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10756
1599 인센티브 효과없다. image 3 김동렬 2015-10-27 5002
1598 자연주의 대 반자연주의 김동렬 2013-11-08 5001
1597 만유인력인가 만유척력인가? image 6 김동렬 2015-04-26 4998
1596 구조론 옷입히기. 3 아제 2010-02-02 4992
1595 머신러닝과 미적분 그리고 분류와 차원 이금재. 2021-05-26 4987
1594 조형창작교육 개괄 3 ahmoo 2009-09-08 4979
1593 질문합니다. 4 도플솔드너 2009-01-03 4975
1592 질문.. 왜 전문가는 항상 틀릴까? 10 김동렬 2013-05-01 4971
1591 언어 바람21 2022-07-31 4965
1590 과학의 정체(?) 35 wson 2011-05-25 4959
1589 은하철도 999의 진실 1 김동렬 2017-10-16 4955
1588 아래 댓글이 넘 길어..... image 20 지여 2011-01-13 4954
1587 무엇이 문제일까요? 5 김동렬 2013-07-02 4950
1586 한겨레 또 이론을 바꾸다 1 김동렬 2012-11-20 4949
1585 존재론과 인식론. 20 아제 2015-01-15 4948
1584 경주 신라방의 정체 image 1 김동렬 2015-12-31 4945
1583 사랑의 구조 1 르페 2009-01-25 4945
1582 인간의 진화는 유전자를 잃어버리는 과정? 9 김동렬 2011-07-04 4944
1581 구조분석의 문제. 2 김동렬 2009-01-08 4942
1580 평행우주? 단순한 속임수 김동렬 2013-06-02 4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