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학폭예방법의 가장 큰 문제는 관계를 배울 기회를 실종시켜 버렸다는 점이다. 심각한 폭력은 엄벌도 필요하고 피해자 보호에 초점도 맞춰야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아이들이 타인과 부대끼며 갈등도 느끼고, 불편함도 경험하면서 나의 자유의 범위와 타인의 자유의 범위, 그 애매한 경계를 탐색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학폭 피해를 막는데만 초점을 맞추면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한다. 마치 무균실의 실험동물과 같게 된다. 학폭이란 프레임에 갖히는 순간 아이들은 관계의 단절과 실종을 경험한다. 보호되는 것 같지만 소외와 단절로 학폭 상황이나 이후 상황이나 나아진 것이 없다.

학폭예방을 위한 관계교육도 필요하고, 학폭이 발생한 상황, 학폭 문제 이후에도 관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관계교육을 위해 교사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관계교육을 하려고 해도 학폭예방법 자체가 절차법 위주고 부모들의 민감성은 극에 달해있어서 교사가 학생들이 관계를 탐색하고 회복하도록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니 한숨만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산전수전 다 겪어서 어떻게 해서든 관계회복으로 이끌 수 있는 지식과 경험, 감각이 있어서 나도 하고 다른 선생님들도 도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선생님들에게 나처럼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관계를 연구하고 학생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니 관계를 배워야 하고, 경험을 쌓아야 하고, 실천하고 연구하고 관계속에서 성장해야 한다. 당위에 그칠지도 모르는 이 말을 하는 이유는 그래야 대한민국 교육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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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학교폭력 문제를 관계의 회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학교폭력대책강화 11년, 교사가 할 수 있는 학폭문제해결 접근법

③학폭 엄벌주의가 절대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교사는 관계 문제를 가장 깊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도울 수 있다.

기사 클릭 : 

http://m.news.eduhope.net/25167?fbclid=IwAR3xrP3vO57bjGvK5e2c3s1Ypjs0Ju6sEmuC-YsVFaBszgY9Mf4NSfhlz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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