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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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4140 vote 0 2010.12.14 (21:29:13)

함께 일을 진행하는 출판기획 하시는 분께서 어느날 제게 물었습니다.

"창의적인 기획을 한마디로 정의해주세요."

요즘 이것의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이 많다고 하네요. 보통 '창의적 기획'을 하라고 하면, 다들 평소엔 하지 않던 요상한 것들을 들고와서 '창의적 기획'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머라고 꼬집어 말하긴 어렵다고 토로하였습니다.

이 질문에 저는 '창의적 기획' 이란 말은 '창의'는 상부구조이고, '기획'은 방법론에서의 하부구조이고, 창의를 하는 것은 현재 드러난 시장보다 상위 포지션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답하였습니다. 잡스처럼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있거나, 현재 시장에서 최대한의 밸런스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말을 더 이어갈 수가 없더랍니다. 구조론의 언어와 차이가 있기도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뭔가 나와주질 않더라구요.(아직 내공이 이정도 밖에 안되어서...) 하여 묻고 싶습니다. "창의적 기획이 먼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12.14 (22:25:45)


미래를 보여주는 거지요.

그러나 보통은 돈 되는게 뭐냐 이거지요.
실제의 질문 의도를 간파하는게 중요합니다.

과연 보스가 진심으로 창의적인 기획을 원하는지
아니면 말은 그렇게 해도 진짜 질문은 '돈 되는거 뭐 없나?' 이건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12.14 (22:31:19)



보통 사람들은 물건의 기능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자사가 파는 물건을 사진으로 확대해서 벽에다 붙여놓고

거기에 붙어있는 여러 단추들에다 줄을 죽죽 그어서
이런저런 글자와 숫자들을 쳐넣지요.

도표 비슷한 것을 만듭니다.

창의적인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물건을 잘 안보여줍니다.
물건은 구석에 조그맣게 숨겨놓거나 혹은 로고만 걸어놓고 말지요.

대신 젊고 때깔나는 청춘남녀들이 세련된 복장으로 룰루랄라 하며 쏘다니는 이미지들을 전시합니다.
그런걸 창의적인 기획이라고 하지요.

미래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한 컷의 이미지로 만드는게 본질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12.14 (22:49:33)

잡스가 잘하는 거로군요.
[레벨:15]lpet

2010.12.14 (23:13:53)

창의란 새로운 것을 폼나게 보여주는 것이오.
새롭다고 하면 대개 무서워 피하지만, 폼이 난다면 어떻게든 용기를 내오.
생소한 것을 익숙한 것처럼 여겨지게 하려면 양식으로 만들어 널리 퍼뜨려야하오.

창의적 제안 :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 -> 발명과 예술의 영역
마케팅 기획 : 그것을 익숙한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 사업과 매체의 영역
같은 분야라고해도 두 영역은 나눌 필요가 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0.12.14 (23:35:47)

창의적 기획..
중국집 간판에도 있더이다.

"신속! 정확."
"빠르고 틀림없이.."

창의는 신속의 엑셀이고..
기획은 정확의 핸들과 브레이크 아니겠소.

창의는 창의의 길에 걸림이 없어야 하오.
이게 걸리고 저게 받치고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문제고..이런 신호등이 없어야 하오.

기획은 내려오는 길이오..
인내력을 가지고 자분자분 전후 좌우 눈치를 보며 꺽고 풀고 밀고 당기며..

창의가 먼저요..기획은 그 다음이고..
첨엔 분리하는 것이 좋소.

익숙해지면..분위기 조성되면
동시에 가는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12.15 (00:47:46)

모두가 가야만 할 길을 먼저 가는 것, 창의.

창의의 적 기획, 그 길 목을 막고 판을 벌리는 것.
창의의 아 기획, 그 길 목을 열며 판을 벌리는 것.
창의 기획, 모두가 다녀야만 할 길목을 장악하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최호석최호석

2010.12.15 (15:14:07)

거들고 한 마디 붙입니다.
아제 님 글에도 있습니다만...
창의적 기획: 어떻게 해도 내가 이기는 작전을 짜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12.15 (15:34:39)

창의 기획을 생각하다보니까, 그것이 깨달음으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소.
시간은 흐르게 되어있고, 미래는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고, 그 안에서 늘 포지션의 이동은 있어왔소.
결국 '나 > 공동체 > 인류 > 우주 > 신' 의 연결고리에서 외부의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 창의 아니겠소?
더 빠르고, 밀도있게 반응하는 쪽이 상위 포지션을 선점하는 것.
인류가 진보하는 방향, 신과 직결로 연결된 상태, 그것이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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