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재주가 있다는데, 나는 문제행동 심한 애들이 학교생활 적응잘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사실 나도 이게 왜 잘되는지 잘 모르겠고, 다른 선생님들은 왜 잘 안되는지 잘 모르겠다. 어렴풋이 알 뿐이다.
5년 전, 그리고 얼마 전 전교 최강의 아이를 만났는데, 어찌된 일인지 학교생활 적응을 참 잘한다.
그 비결을 한 번 적어보면
교사가 그 학생을 좋게 본다. 그래야 학생이 막 나가지 않는다.
싸울 때는 정말 신물이 날 정도로 그 학생과 싸우지만, 최대한 싸우지 않는다.
학생을 지적할 것은 지적하되, 학생의 상태를 봐가면서 지적한다.
지적하고 싸우기 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신천지에서 그렇듯이, 보이스 피싱에서 하듯이 팀플레이를 지향한다. 인사하는 애, 같이 놀아주는 애, 위로하는 애, 적당히 조언해주는 애를 골고루 활용한다. 늑대들이 사슴을 사냥하는 것과 같으면서도 정확히 반대 원리를 활용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사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스트레스 받으면 어디가서든 맞장구쳐주는 사람에게 스트레스 받은 것을 표현하면서 잘 푼다. 잘쉬고 잘 충전한다. 잘 잔다. 잘 먹는다. 집에 오면 내 시간을 갖는다.
그러면서 아이 변화의 필요조건은 아이 이해다.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진단이 잘못되니 부작용이 큰 생활지도를 하고 헛고생만 한다.
아쉬운 점은 내 눈에 보이는 걸 얘기해줘도 듣는 사람은 그걸 잘 믿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문제의 심각성 이상으로 선생님들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애는 말을 안들을 수도 있고, 잘 안별할 수도 있고, 때로는 교사에게 말을 함부로 하기도 하는데 그걸 못견뎌한다. 함부로 하는 아이는 필요하면 아이 상태에 맞게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하면 된다.
어쨌든 교사는 권력이 많다. 생활지도에 여러가지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다.
마지막 한 가지 실마리는 그 아이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학교생활이 어떨까 하는 점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학교생활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아이의 욕구가 충족이 되면, 아이가 더 나아진다. 문제행동만 교정하려고 하면 아이는 달라지지 않는다. 문제 이외의 부분을 다루고,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애쓰되, 원인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이 욕구에 주목할 때 해결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사족 아닌 첨가 : 아이들과도 그렇지만, 담임교사로서 나혼자 하지 않고 동료샘들과 같이 한다.
정작 교사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이 얼마나 큰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교실에서 가장 큰 권한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권한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 전략적, 시스템을 갖춘다면 상우 샘 말씀처럼 학교 교실의 변화가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지요.
일일교사로 들어가는데, 교사의 말을 잘 듣는 교실과 그렇지 않은 교실이 있습니다.
교실 들어가보면 그 반 담임 선생님이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는지 잘 드러납니다.
일일교사 간을 보는 학생들도 꽤 있습니다.
간 볼 때, 확실히 하면 학생들이 자세를 바로 세웁니다.
명확한 경계선 그리기가 필요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상우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