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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단협 속내는 '노후보 낙마' 2002년 11월 12일 (화) 19:12

대통령 후보 등록일이 임박하면서 후보단일화라는 명분 뒤에 숨겨졌던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의 속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결성 이후 줄곧 “냉전세력인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집권 저지를 위한 순수 후단파”를 자처해온 최명헌·김영배·이윤수 의원 등 탈당파들은 최근 노무현 민주당 후보 낙마를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이윤수 의원은 12일 “어제 박상천 최고위원에게 더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탈당하라고 요구했다”며 “13일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며, 호남 의원 10여명 정도가 함께 탈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후단협 회장인 최명헌 의원도 “박 최고위원이 ‘이번주 중반쯤 결단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들이 탈당하면 노 후보의 호남 지지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공언했다. 후단협이 노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막기 위해 ‘반노 성향’인 박상천·정균환·이협 최고위원 등과 함께 집단 탈당을 부추기고 있음을 사실상 ‘실토’한 셈이다.

이들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쪽에 ‘반노 세력 규합에 필요한 활동자금’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후단협의 한 핵심 의원은 “국민통합21의 김민석 총본부장에게 ‘정 후보가 탈당 지구당별로 1인당 1천만∼2천만원씩이라도 주어야지 당직자와 동별 책임자 등 동반 탈당자들을 규합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얘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속내가 사실상 ‘정몽준 지지’에 있음도 감추지 않고 있다. 후단협은 지난 7일 “국민경선 50%, 여론조사 50%로 단일 후보를 정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한 뒤 “제안을 수용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노 후보가 자신들의 제안보다 진전된 ‘국민 여론조사 방안’을 내놓자 최명헌·설송웅 의원 등은 처음에는 “객관적인 여론조사 기관 3~4곳이 최소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공정성이 확보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환영했으나, 정몽준 후보가 ‘대의원 표본 추출 여론조사 방안’을 발표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일제히 노 후보의 방안을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장성원 의원은 “여론조사자들이 정 후보 지지 설문은 없애고, 노 후보 지지설문만으로 조사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윤수 의원이 “우리 지구당 대의원은 100%가 반노무현 성향인데, 노 후보가 정 후보 제안을 받을리 없다”고 비판하자 몇몇 의원들은 “노 후보가 정 후보 안을 받도록 해야지, 기자들 앞에서 그런 비판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했다.

최명헌·이희규 의원 등 후단협 핵심들은 “우리는 노 후보가 싫어서 나왔다. 노 후보로 단일화되면 함께 할 수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후보단일화가 돼도 정 후보 옹립에만 승복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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