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read 2958 vote 0 2014.10.04 (14:51:41)

- 동렬님이 시사리트윗에 서태지 소격동에 대한 감상평을 써 달라고 글을 올리셨는데 댓글로 쓸려다가 그냥 게시판에 써 봅니다 -


서태지에 대해서는 워낙 할말이 많으나 소격동을 듣고 난 느낌만 써 보자면요..
일단 음악에 대한 첫 느낌은 좋습니다. 괜찮아요.. 아이유버전의 소격동을 먼저 발표했는데 음악과 아이유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 지네요..
예전 'Heffy End' 였나? 소격동과 음악스타일은 다르나 그곡을 처음 들었을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격동을 듣고 딱 떠오른건 80년대 신스팝과 2000년대 My Bloody Valentine 으로 대표되는
슈게이징 사운드의 적절한 혼합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My Bloody Valentine의 곡 한 곡 올려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l9-NOIalUYU


이것들을 서태지화 시켜서 서태지의 감성으로 만들어낸 것인데 문제는 유니크하지는 않다는거.. 서태지는 항상 그렇지만 어디서 들어봤음직한 느낌이라는거.. 근데 서태지는 이런것들을 자기화시켜서 좋게 들리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습니다.
(사실 서태지의 데뷔곡인 '난 알아요' 도 '밀리바닐리' 라는 흑인듀오의 곡과 상당히 유사했습니다. 표절이다 아니다 말들이 참 많았죠)
서태지는 기본적으로 음악에대한 감성과 재능은 뛰어나지만 자기가 그 분야의 창조자가 되지는 못했다는거..
그게 서태지가 끊임없이 관심을 받으나 그의 한계이기도 한 것이죠.

그리고 서태지는 음악적 정체성이 뭔지 모르겠음. 한 사람의 뮤지션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꾸준히 추구하고자 하는게 있어야 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그냥 튀어보이는거? 사람들에게 관심 받을만한거? 그거라면 얘기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그것도 자신이 처음 시작한것도 아니니 그것도 완전히 말이 되지는 않죠.


그리고 요즘 대세인 아이유에 묻어가려는것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서태지버전의 소격동도 뒤이어 발표한다는데 자신이 만들고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노래에서 아이유버전을 먼저 발표하는건 뭔가요?
아이유가 부르면 옛날노래도 다시 히트하는데(요즘 광고에 자주 나오는 아이유가 부른 산울림의 '너의 의미' 도 그렇고요)
제가 보기엔 좀 얄팍해보여요.
뜬금없이 80년대 녹화사업과 관련된 소격동 이라는 얘기를 꺼내든것도 좀 어색합니다.
서태지가 그런것을 노래할 자격이 있는 뮤지션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10.04 (22:39:01)

서태지의 음악이 리메이크 되지 않는 건 독보적 이여서가 아니라 독창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지금 다시 듣고 싶은 생각이 안드는 음악들입니다.


멜로디도 사운드도. 영화로 치면 람보 시리즈?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만리행

2014.10.05 (00:54:04)

공감. 다시 듣고 싶은 생각이 안드는 음악은 좀 아니라고 생각됨다.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안드는 사람과 사랑할 수는 없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4.10.05 (18:08:04)

지금은 아니지만 몇년 전까지만해도 저는 서태지의 음악이 아주 가끔씩 듣고싶은 생각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서태지가 저와 거의 동년배라서 그럴까요? 90년대 젊은시절을 같이 보낸 세대여서 그런듯 같기도하고..
어쨌든 서태지의 음악이 듣고싶을때 꺼내들었던 음반이 서태지와 아이들 3집과 서태지 솔로1집 이었습니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이 최고인거 같고 솔로1집도 괜찮은거 같습니다. 두 음반 모두 락적인 성향의 음반들이라 제가 좋아했었던거 같기도 하구요.
독창적이다 그렇치않다 이런걸떠나 음악적 퀄리티는 꽤 높은 음반들이었다고 봅니다. 이때 음악들이 가끔씩 생각날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람보시리즈를 말씀하셨는데(아마도 다시보고 싶지않은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뜻으로 쓰신듯)람보2편 부터는 동의하지만 람보1(First Blood)은 나름 훌륭한 영화입니다. 아니 명작입니다. 람보2~4편 과는 비교 불가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4.10.06 (23:44:38)

람보 1은 액션 영화에서는 쳐주는 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4.10.07 (13:36:57)

람보2~4편이 액션영화에서 쳐주는거고 람보1이 단순 액션영화였다면 제가 저런 댓글을

안 남겼겠죠.

실베스타 스탤론의 록키1이 록키2편 이후에 나온 시리즈와 비교불가 인것처럼 람보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혹시 안 보셨다면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092 "세상에서 가장 쎈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합치는 기술이다" image 4 국궁진력 2015-08-14 2586
2091 스트레스 4 낙오자 2013-03-05 2586
2090 구조론적으로 역사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8 호흡 2018-04-15 2584
2089 언어의 문제 5 아란도 2013-06-14 2584
2088 안철수 스타일의 문제.. 약수동목장갑 2012-11-18 2584
2087 칭찬합시다 7 꼬레아 2011-06-14 2584
2086 권위는 전염된다. 2 다원이 2013-12-19 2583
2085 잘 생긴 사람들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1 눈내리는 마을 2013-11-08 2583
2084 장준하 선생 영상 pinkwalking 2013-03-29 2583
2083 감만에 개씨리즈... 2 mrchang 2012-04-02 2583
2082 안녕들하십니까 3 조영민 2013-12-16 2582
2081 아이들의 느낌과 욕구에 주목하라. 소명의 기회를 줘라. 자존심을 누르지 마라. 이상우 2012-11-08 2582
2080 바람이 불어오는 곳 1 aprilsnow 2011-02-10 2582
2079 문법이 필요없는 언어 6 챠우 2019-12-03 2581
2078 탈핵 도보 순례 근황 image 6 아나키 2017-07-26 2581
2077 발해를 꿈꾸며 4 스마일 2018-04-26 2579
2076 손석희를 조심하라 2 부루 2017-11-09 2578
2075 정신론(1) 4 정청와 2011-12-20 2578
2074 나꼼수,,,, 미국행 1 일반이론 2011-12-09 2578
2073 답. ░담 2011-02-10 2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