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8081 vote 0 2005.09.02 (12:52:31)


소리지르는 자를 단속하라

사건 하나 .. 얼마전 소행성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비켜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어떤 천문학자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간담이 서늘한 일이다.

사건 둘 .. 얼마전 새벽 2시에 백악관으로 긴급보고가 올라왔다. 부시 녀석이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소행성 하나가 지구를 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계산착오라는 정정보고가 올라왔다.

사건 셋 .. 이라크에서 1천명이 죽었다. 왜 죽었을까? 누군가가 사실을 말했기 때문이다. “테러다.” 사실이었다. 2 시간 전에 박격포 공격이 있었다. 그러나 진실은 아니었다.

1천명이 죽은 이유는 누군가가 ‘테러다’ 하고 외쳤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는 설사 테러였어도 테러다 하고 외쳐서 안 된다.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널 때는 우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 테러다 하고 외치는 자의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어려운 것이다.

지도자는 두 가지를 해야한다. 첫째는 작은 위험을 증폭시키기다. 둘째는 큰 위험을 감추기다. 둘 다 정직하지 않다. 그러나 진실로 말하면 정직하다.

영화로 말하면 6발 들어가는 탄창 하나로 12발 쯤 쏘는 것으로 과장되게 표현한다. 그렇게 과장해도 실제 현장에서의 공포감을 전달하기에는 오히려 부족하다. 무엇이 진실이란 말인가?

아직 위험이 닥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닥쳐올 작은 위험에 대비하고 일깨워야 한다. 지도자는 수시로 ‘늑대다!’ 하고 외쳐야 한다. 그래야지만 진짜 위험이 닥쳐왔을 때 대비할 수 있다.

정작 위험이 닥쳐왔을 때는 침착해야 한다. 장교에게 지급된 한 자루의 권총은 ‘늑대다!’ 하고 외치는 신출내기 이등병을 쏘아버리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 총은 원래 적이 아니라 아군을 쏘게 되어 있다.

지도자는 적이 다가오기 전에 소리를 질러야 한다.
지도자는 적이 다가올 때 소리 지르는 자를 쏘아버려야 한다.

탄광 속의 카나리아를 생각한다. 명상가들은 이 사회에서 카나리아 같은 존재이다. 그들은 예민하다. 그들은 죽음으로써 모두에게 위험을 알린다. (옛날 광부들은 갱도에 카나리아를 새장에 넣어 데려갔다. 카나리아가 죽으면 갱도에 가스가 유출되고 있다는 증거로 확인되어 대피한다.)

카나리아.. 까다롭고 예민한 존재다. 뉴올리안스에는 지율 카나리아가 없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34318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24471
6687 이탄희의 자멸정치 1 김동렬 2023-11-28 1941
6686 구조론의 초대 김동렬 2022-07-07 1944
6685 국힘당이 사는 길은 없다 김동렬 2024-04-15 1945
6684 빡대가리 동훈준석 멸망공식 김동렬 2024-04-24 1950
6683 영화 나폴레옹 실망? 김동렬 2023-12-10 1952
6682 박용진은 정치를 배워라 2 김동렬 2024-03-20 1952
6681 존재의 핸들은 무엇인가? 김동렬 2022-04-26 1953
6680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1958
6679 한동훈 최후의 발악 1 김동렬 2024-03-28 1962
6678 세상은 변화다 김동렬 2023-01-27 1963
6677 방향과 압박 김동렬 2023-11-09 1965
6676 현대인의 비가역적 뇌손상 김동렬 2024-05-29 1967
6675 함흥차사 인요한 김동렬 2023-11-05 1968
6674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12-18 1968
6673 여당이 참패한 진짜 이유 1 김동렬 2024-04-15 1974
6672 주체의 사상 김동렬 2024-01-30 1976
6671 존재의 엔진 김동렬 2023-07-22 1978
6670 백마 타고 오는 사람 1 김동렬 2023-11-24 1980
6669 올드보이 원작의 의미 김동렬 2024-02-16 1981
6668 클린스만의 명암 김동렬 2023-11-20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