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라
팟캐스트 모임에서 나온 말인데 TV를 본 사람에 의하면 세 명 중의 한 명이 아니라 죄다 기본이 안 되어 있더라고. 그렇다면 심각하다. 국가적인 문제다. 범국가적으로 한 번 털어야 한다. 계몽주의 관점으로 접근하자. 체계 세우고, 표준 정하고, 매뉴얼과 로드맵을 만들고, 통계를 내고 데이터를 생산해 기초자료를 모아야 한다. 지표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한국인들이 기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량형을 통일하고 경국대전을 만들고 국가행사에 따른 의궤를 만든 것은 표준에 대한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명절 차례상도 그렇다. 제사상은 푸짐하게 차리는게 아니라 간소하게 차리는 것이 표준이다. 원래 차례는 차 한 잔 정도 올렸다. 기본은 서구에서 들여와서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시도한 것이다. 한국인들은 일본인들이 꼴 보기 싫었기 때문에 팔짱 끼고 저것들이 어쩌는지 지켜봤다. 예컨대 이런 거다. ‘스포츠를 하자.’ ‘좋다. 하자.’ ‘근데 왜 그라운드에 안 내려오냐?’ ‘어? 아까 하인을 보냈는데?’ 이런 식이면 억장이 무너진다. 견적이 안 나오는 것이다. 허생전에 나온다. 청나라와 싸우겠다면서 넓은 소맷자락을 가위로 자르자고 하니 뒷문으로 도망쳤다. 자세가 안 되어 있다. 병원에 갔다. 의사가 말한다. ‘옷을 벗으세요?’ ‘뭐시라? 이놈이 양반한테. 무엄하다. 감히 양반의 신체에 청진기를 대다니. 떼끼놈! 썩 물러가지 못할까?’ 대화는 불가능하다. 대화라도 되어야 한다. 대동여지도는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것도 아니고 직접 답사하여 만든 것도 아니고 흥선대원군의 신임을 받은 훈련대장 신헌이 만들었는데 흔한 지도 중에 하나다. 그런데 장대한 스토리가 붙었다. 왜 그랬겠는가? 흥선대원군이 총애하는 직속부하가 만든 것인데 흥선대원군이 김정호를 죽였다는 둥 엉뚱한 말이 왜 나왔겠는가? 일본인이 조선에 와서 근대가 뭔지 알려주려고 했다. 조선인들은 도무지 말을 들어먹지 않는 것이었다. 친일파를 불러모아 사주한다. 알고보니 조선에도 근대주의자가 있었는데 김정호다. 근대란 무엇인가? 체계화다. 표준화다. 김정호가 해냈다. 그런데 흥선대원군이 김정호를 죽였고 그래서 망했다. 왜 이런 거짓말이 나왔나? 조선인들이 표준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설득하려고 꾸며낸 것이다. 대충 말로 때우지 말고 직접 검증하는 것이 근대다. 그래서 백두산에 일곱 번 올라가고 전국을 답사했다는 말을 꾸며낸 것이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흥선대원군과 뜻을 모은 훈련대장 신헌이 국토를 지키려고 판각책임자 김정호에게 지도제작을 맡긴 것이다. 기본에 대한 개념을 잡아야 한다. 그것은 최소화다. 맥주는 엿기름, 호프, 물 외에 들어가면 안 된다. 거기가 출발점이다. 막걸리는 무엇인가? 정의부터 해야 한다. 동동주는 또 뭐지? 막걸리에 밥알 띄우면 동동주인가? 박정희 시절 밀주를 에둘러 말하는 것인가? 마트에서 사오면 막걸리고 직접 담근 술은 동동주가 되고 그런가? 과거 막걸리는 밀가루 술이었다. 밥알을 띄운 것은 쌀로 빚었다는 뜻이다. 전국의 동동주는 거의 백퍼센트 가짜라고 보면 된다. 진짜는 청주다. 다들 개판치고 있다. 막걸리의 맛은 다섯 가지가 있다. 옛날 막걸리의 시큼한 맛, 사카린의 단맛, 탄산의 청량한 목넘김, 찌꺼기의 텁텁한 맛. 그리고 정체를 모르는 꼬리한 맛이 있다. 이들 중에 황금비율을 찾아내고 그걸로 막걸리의 정의를 해야 한다. 그냥 막걸리맛이라고 하면 안 되고 성분별로 하나하나 짚어내야 한다. 막걸리를 만든다는 사람 중에 어떤 맛과 어떤 맛을 어떤 비율로 맞춰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더라. 죄다 주먹구구다. 장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맛이 변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유명한 콜라독립 815도 당도조절을 못해서 망했다. 콜라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사람이 본사가 손을 떼니까 배운 기술로 만들었는데 당도를 못 맞춰서 망하다니 말이나 되는가? 기본이 안 된 것이다. 원래 계절따라 술맛은 변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 그게 기본이 안 된 것이다. 음식의 맛은 무조건 균일해야 한다. 향수를 만든다 치자. 베이스를 잡아주는게 용연향이다. 용연향은 향이 없다. 다른 향이 날아가지 않게 보존한다. 용연향에다 다른 향수를 섞으면 10년이 흘러도 향이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다. 향은 사실 알코올이다. 용연향+알코올+향료다. 알코올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므로 향수를 뿌리면 곧 향이 다 날아가서 사라져 버린다. 용연향이 이를 잡아준다. 포도주의 베이스는 탄닌의 떫은맛이다. 된장의 구수한 맛처럼 기초를 잡아주는 것이 있어야 중독성이 있다. 포도주에서 떫은맛을 제거하면 맛이 가벼워서 기분을 잡쳐 버린다. 까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펩시가 이긴다.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콜라의 베이스는 청량감이다. 단맛은 중요하지 않다. 칠성사이다가 살아남은 이유도 탄산의 청량감에 주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어보면 단맛에 집중해서 펩시가 낫다고 말한다. 맛을 물으니까 맛에 집중한다. 청량맛이라는 맛은 없잖아. 목넘김맛 이런 말은 라거맥주 파는 맥주회사가 지어낸 말이다. 중독성은 단맛이 아니라 코카콜라의 쓴맛에 있다. 그게 베이스가 되어 기분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다.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뇌에 새겨놓았다가 되새기게 한다. 그냥 혀로 느끼는건 뭣도 아니다. 맛이 변하는 이유는 그런 묵직하게 잡아주며 중독성을 일으키는 베이스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기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식당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플러스하려고 할 뿐이다. 마이너스하지 않는다. 백종원이 메뉴 하나 추가시켜 달라, 광고효과 추가해 달라 이런 거다. 마이너스를 하면? 최종적으로 쌀이 남는다. 쌀맛을 따지면? 토대가 흔들린다. 밥은 쌀, 물, 불이다. 밥의 냄새는 황냄새다. 황을 어떻게 잡지? 식당을 하면서 밥냄새를 불쾌하게 만드는 황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연구하는 사람 있나? 쌀을 바꿔야 하나?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당하면 지진이 일어나는 듯한 충격파를 느끼게 된다. 프로야구를 논하자. 이대호를 잡아오면 되나? 양의지가 최고냐? 이런 식의 플러스에 골몰한다. 방향을 틀어 마이너스로 가보자. 프런트 간섭을 제거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지진이 일어난다. 지진을 겪어야 레벨업이 일어나는 것이다. 뭔가 플러스하는 것은 요령 부리기밖에 안 된다. 박항서가 베트남 선수들에게 쌀국수를 먹지마라고 하면 지진이 일어난다. 이건 단순히 선수단 문제가 아니다. 아마추어는 먹고 싶은 것을 먹지만 프로는 먹어야 하는 것을 먹는 법이다. 프로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켜 준 것이다. 이런 것은 베트남 국가 전체에 지진을 일으킨다. 플러스는 뭐를 하든 선수단 안에만 영향을 미친다. 구조론으로 보면 질은 결합한다. 군대에 입대하는데 나는 부자니까 하인을 데리고 입대하겠다거나 나는 돈이 있으니까 BMW 몰고 입대하겠다거나 이런거 곤란하다. 결합은 최소화되어야 한다. 탈탈 털어서 최소화된 상태에서 표준을 정하고 기초를 세우고 프로토콜을 맞춘다. 그다음에 본론 들어가 준다. 이 부분에서 프로와 아마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눈높이가 다르다. 개념이 다르다. 중국은 이게 안 되어서 즉, 국가전체를 한 번 털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축구가 안 되는 것이다. 한국인은 빈털터리로 군입대 한 경험이라도 있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탈탈 털어서 군더더기 제거해야 한다. 목욕탕에 들어가는데, 나는 옷 입고 목욕하겠어. 이거 안 된다. 괴력난신 안 된다. 북한땅굴, 수맥찾기 안 된다. 음모론타령, 귀신타령, 초능력타령, 무한동력타령 안 된다. 이데아타령, 이성타령, 혁명타령 안 된다. 요술쟁이, 차력쇼 안 된다. 제거할 것을 제거하고 보면 남는 것이 답이다. 거기에 우리가 찾아야 할 방향성이 있다. 올스타팀은 야구를 못 하고 다국적군은 전쟁을 못 한다.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더더기 때문에 균일하지 않다. 탈탈 털어야 균일해진다. 지역을 넘고 성별을 넘고 신분을 넘고 계급을 넘고 학벌을 넘고 피부색을 넘어 밑바닥에서 균일해져야 하는데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서 털어도 털어도 끝이 없다. 베트남은 되는데 말이다. |
맛의 상당부분은 향에 있는데
사람들은 혀로 맛을 느끼려고 하므로 착각하는 거지요.
맛에는 맛이 없습니다.
비염에 걸린 사람은 맛을 거의 못 느낍니다.
향을 균일하게 잡아주는 어떤 베이스 같은게 있다고 봅니다.
사골을 푹 끓이면 얻어지는 육수라든가 하여간에.
비염에 걸린 것 보다는 감기에 심하게 걸리면 맛을 아예 못 느낍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1211075
코가 완전히 막히고 비강에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 느끼는 거죠.
재밌는 것은 향과 별로 관련없어 보이는 단맛 짠맛 매운맛 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시각 정보도 맛에 관여한다죠. 그래서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하는듯.
http://lg-sl.net/product/infosearch/curiosityres/readCuriosityRes.mvc?curiosityResId=HODA2015110091
신체구조상 입과 코가 연결되어 있으므로,
인간은 맛에 대한 정보를 상당부분 코에 의존할 것이라고 여겨야 하지만
맛이 혀에만 관련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지식 때문에
감기에 걸렸을 때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느끼는듯 하네요.
확실히 인간은 맛에 대한 개념이 없는듯합니다.
뭔가 타겟에 대한 바탕향(맛)이 있을듯 한데,
전문가가 아니라서 여기까지만..
맛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제가 맛 전문가는 아니고 주워들은 이야기를 하자면,
좋은 맛은 안 좋은 맛이 곁들어져야 좋은 맛이 된다고 합니다.
가령 콜라의 경우 청량감과 쏘는 맛이 중요한데,
쏘는 맛을 뭘로 구현할 것이냐가 콜라맛의 핵심이고,
펩시에서는 시나몬(계피)으로 구현하려고 하나
묵직함이 떨어지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가볍다고 합니다.
찌게를 끓이더라도 이 묵직함을 무엇으로 구현할 것이냐가 중요한데,
묵직함은 걸쭉함과도 맞닿아 있으므로 대개는 전분가루나 감자, 밀가루, 쌀가루로 구현하곤 합니다.
물론 곰탕은 뼈를 우려야 하지만, 가성비가 떨어지므로 프리마로 구현하곤 하죠.
특히 중요한 것이 깍두기인데, 곰탕은 깍두기 맛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곰탕의 느끼함과 깍두기의 청량감이 만나 완성되는 거죠.
커피의 경우에도 묵직함을 구현하고자 프림을 쓰거나, 우유를 쓰거나
아니면 강한 향을 쓰거나 하는데,
강한 향을 쓰면 비싼 커피가 되지만,
위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를 하는 게 문제.
하여간 영화를 보더라도 대결구도를 써야 관객에게 이해되기 쉽듯이
맛도 어떤 둘의 대결구도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깔끔하면서도 깊이 있는 맛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맛이 너무 많아지면 복잡해지고,
이는 뇌에 부하를 주게 됩니다.
결국 맛에도 의사결정의 원리가 숨어있다는 거죠.
그냥 맛이 맛일 리가 없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