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관점을 소개하며 이 글의 핵심논리는 필자의 전작 ‘구조’ 및 ‘소통지능’과 연결되고 있다. 구조와 소통지능에 대한 이해가 이 글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구조론은 방대한 이론체계이므로 한 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서구의 구조주의 철학은 잘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구조가 중요하며, 세상의 모든 것이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막연히 구조를 강조할 뿐 실제로 구조의 메커니즘을 알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구조는 존재를 하나의 사건(event)으로 보고 사건의 시간적 진행 개념인 원인과 결과의 인과율에 공간적 방향성 개념인 작용과 반작용을 추가한 것이다. 구조론은 시공간의 변화를 통합하여 입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인간의 마음 역시 하나의 사건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구조론은 ‘질≫입자≫힘≫운동≫량’ 다섯 포지션으로 모두 설명한다. 이에 따라 인간의 마음도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의 다섯 포지션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마음의 병리는 이들 사이에서 포지션이 엉킨 것이며, 이를 순서대로 풀어낼 때 마음은 다스려진다. 소통지능은 인간의 가치판단 및 의사결정능력이 공동체 내의 포메이션 구도 안에서 성립하는 포지셔닝 게임에서 얻어진다는 견해다. 창의력은 외부환경과의 소통과정에서 포지셔닝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데서 얻어진다. 막연히 창의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포메이션 구도 안에서 구조의 축과 대칭으로 전개되는 포지션을 읽는 눈을 획득하여, 외부환경 및 공동체와의 소통능력을 기를 때 창의의 아이디어가 얻어진다는 견해가 필자의 소통지능 개념이다. 인간의 마음 역시 외부환경과의 대결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차지하려는 의도에 따라 작동하며, 최고의 포지션을 차지했을 때 문제는 저절로 해소된다. 포지션 선점은 사건의 원인측에 대응하는 것이며, 마음의 병리는 원인이 아닌 결과측에 대응하는데 따른 실패와 좌절에 의해 일어난다. 인과율에 따라 결과로 원인을 뒤집을 수 없는 비가역성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근래에 많이 거론되는 게임이론이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게임이론은 ‘네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 대칭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대립관계를 이룬 두 플레이어가 축을 공유하였을 때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게 되는 바 거기서 일정한 합법칙성이 유도되는 것이다.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축을 장악해야 하며 축은 항상 외부에 있다. 외부의 환경을 자기 내부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조직의 진화가 일어나며, 이러한 발달원리는 생명의 진화, 자본의 팽창, 국가의 건설 등 모든 조직체계에 공통된다. 인간의 마음 역시 이러한 조직의 발달원리를 반영하고 있다. 인간은 공동체적 동물이다. 마음은 외부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의 중심 깊숙히 침투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의 전개에서 첫 번째 정신이다. 어느 시점에서 정신의 성장이 정지되며 이때부터는 반복적 학습에 따른 결과가 욕망의 형태로 피드백 되어 결과가 원인을 치는 모순을 일으키며 모든 병리를 유발한다.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은 마음 내부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며 겉으로는 존엄≫자유≫사랑≫성취≫행복으로 인식된다. 마음은 애초에 공동체의 진보와 발전을 따라가도록 설정되어 있다. 공동체가 발달하는 흐름에 자신의 마음을 일치시켜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신을 성장시킬 때 존엄을 얻으며 그때 모든 마음의 병리는 해소된다. 공동체는 개인에서 가족, 부족, 국가, 세계, 신으로 나아가며 발달한다. 인간의 마음 역시 개인에서 가족과 동아리와 국가를 넘어 신의 완전성을 통섭하는 단계까지 정신을 발달시켜 나아갈 때, 존엄을 얻어 포지션의 우위를 차지하고 모든 마음의 좌절을 극복하게 되며 바로 그것이 깨달음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