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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00 vote 0 2019.09.25 (17:13:38)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얽힘이다. 외부의 대상과 얽히는 것이 관계라면 내부적으로 얽히는 것은 구조다. 외부냐 내부냐는 관점의 차이일 뿐 더 큰 단위로 보면 외부도 내부가 된다. 강원도는 충청도의 외부지만 동시에 대한민국의 내부다. 여자는 남자 밖에 있지만 인간 안에 있다.


    외부에 있으면 상대적이고 내부에 갇히면 절대적이다. 별도의 에너지원이 있으면 상대적이고 에너지원을 공유하면 절대적이다. 느슨하게 얽히면 관계고 에너지원을 공유하여 긴밀하게 얽히면 구조다. 느슨한 관계로 있다가 더 큰 단위에서 타격하면 긴밀해져 구조가 된다.


    모르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데 제 3자가 둘을 덮치면 긴밀해진다. 관계가 발전하면 구조가 된다. 그러므로 관계는 구조의 한 부분이다. 세상은 구조로 전부 해석된다. 금과 은과 납의 서로 다른 성질은 얽히는 방식이 결정한다. 구조가 얽히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사건이다.


    사건은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단계적으로 내부구조를 바꾸게 되며 이에 따라 겉모습도 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단순성에서 다양성이 나온다. 심플한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보편성이 어떤 대상에 입혀지면 특수성으로 바뀌므로 하나를 바꾸면 이에 연동되어 많은 것이 달라진다. 


    구조가 각별한 이유는 첫째, 얽히는 방식이 많지 않고, 둘째, 하나가 여럿으로 복제되고, 셋째, 대상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얽히는 방식은 질, 입자, 힘, 운동, 량 다섯 가지밖에 없다. 쉽잖아. 구조는 복제되므로 하나가 그러하면 모두가 그러하다. 여기에 에너지의 효율성이 있다. 


    그 바닥에서 하나가 나쁘면 다 나쁘고 하나가 좋으면 다 좋다. 그러므로 하나를 조작하여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두꺼비의 독은 곤충에게서 옮아왔고 연어의 붉은 살은 연어가 먹는 새우에서 옮겨왔고 복어 독은 먹이인 불가사리에서 옮겨왔다. 먹이를 바꾸면 독이 없어진다.


    양식 두꺼비는 독이 없고 사료를 먹이지 않으면 송어회가 희고 양식 복어는 독이 없다. 하나가 그러하면 연쇄적으로 죄다 그러한 것이 구조다. 그러므로 하나를 보고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구조를 바꾸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 있다. 3D프린터처럼 원하는 대로 출력된다.


    쉽잖아. 세상이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중복과 혼잡을 걸러내면 단순하다. 마지막에 구조가 남는다. 구조는 공유된다. 구조로 보면 그놈이 그놈이다. 그래서 통제된다. 구조는 바꿀 수 있다. 구조개혁을 하면 구조조정이 된다. 사물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없다. 


    쇠를 은으로 바꿀 수 없다. 그러나 구조는 얼마든지 바꿔진다. 유전자를 바꾸고 호르몬을 바꾸면 성격이 바뀌고 외모가 바뀐다. 우리는 구조의 성질을 이용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정치판을 뜯어고치고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우리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9.26 (02:14:04)

"구조가 각별한 이유는 첫째 얽히는 방식이 많지 않고, 둘째 하나가 여럿으로 복제되고, 셋째 대상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 http://gujoron.com/xe/1127110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슈에

2019.09.26 (09:20:27)

구조를 모르는 사람들이 트럼프와 아베를 지지하고 중국에서 민주주의를 반대하고 검찰 개혁을 반대하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구조를 모를리는 없고 믿음의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9.09.26 (10:31:37)

구조를 모르지요.

구조를 모르므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것.


상황을 통제하는 방법을 모르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건설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


그에 따라 경험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믿음도 없고

에너지도 없고 나서주는 사람도 없고.


구조를 안다고 해서 바로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치를 얻어 시스템을 만들고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진중권들은 북중미일의 나쁜 지정학적 균형과 

사학권력+강남권력+재벌권력+언론권력+검찰권력+지역주의 세력의 


비대한 몸집에 따른 불균형과 그에 따른 난맥상을 

구조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거지요 


믿음이 없는 것은 구조를 몰라서 그런 것입니다.

훈련이 안 되어서 그런 점도 물론 있고.


진중권 부류의 생각.. 노빠들이 미쳐가지고 난리치네. 어쩌지? 쟤들은 통제가 안돼. 폭주한다고. 끝났어. 절망이야. 우리 엘리트가 지도해야 되는데 무식한 노빠들이 말을 안 듣고 말이야. 고집만 세서 말이야.


류석춘 부류의 생각 .. 노빠들이 미쳐가지고 난리치네. 어쩌지? 쟤들은 통제가 안돼. 폭주한다고. 끝났어. 절망이야. 우리 기득권 세력이 통제해야 되는데 무식한 노빠들이 말을 안 듣고 말이야. 고집만 세서 말이야.


전두환 군부의 생각.. 노빠들이 미쳐가지고 난리치네. 어쩌지? 쟤들은 통제가 안돼. 폭주한다고. 끝났어. 절망이야. 우리 군인들이 나서야 되는데 무식한 노빠들이 말을 안 듣고 말이야. 고집만 세서 말이야.


노빠의 균형감각 .. 사학권력+강남권력+재벌권력+언론권력+검찰권력+지역주의의 발호에 맞대응하고 교착된 북중미일의 나쁜 균형을 타파하려면 우리가 내부에서 강력한 구심점을 건설해야 해. 


노빠들은 북중미일의 지정학적 교착과 

기득권총연대의 비대한 몸집에 따른 구조적 불균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므로 


이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감각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설명해줄 논객이 노빠진영 안에 없는 거. 


중국도 민주화를 못하는게 구조를 모르므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략을 못 세워서 못 하는 겁니다.


중국이 문화혁명으로 미쳐 날뛴 것은 뭔가 일을 벌이면 외국이 개입할 것이고

외국의 반응을 보고 자기 진로를 정하려고 그랬던 겁니다.


10억 중국인이 모택동 한 사람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은 

인류 입장에서 대단한 리스크이며 그런 사태를 좌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죽의 장막 밖에 있는 외국인들이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니까 싱거워서 그만둔 거지요.


평양 능라도 경기장 메스게임도 아니고 관객도 없는데 

우리끼리 열나게 해봤자 의미가 없넹 이렇게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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