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96 vote 0 2023.10.25 (19:52:31)

    신이 있으므로 귀신은 없다. 귀신이 없으므로 영혼은 없다. 영혼은 권력을 은유한다. 권력은 폭력을 떠올리게 하므로 순화된 표현을 쓰는게 영혼이다. 권력은 인권으로 이해해야 한다. 동물은 영혼이 없다는 말은 동물은 인권이 없다는 말이다.


    얼이 빠졌다고 한다. 영혼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기 통제권을 잃었다는 말이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키지 못한다. 기절한 사람이라면 영혼이 자리를 비운 셈이다. 줏대를 잃은 사람, 위신을 잃은 사람, 미친 사람도 영혼이 망가진 셈이다.


    영혼의 물질은 없다. 영혼의 무게를 측정해 봤더니 4그램이더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이는 주체를 객체화 하는 오류다. 영혼이라는 말은 행위의 주체를 가리키는 언어다. 영혼을 객체화 하고 대상화 하면 안 된다. 신을 객체화 할 수는 없다.


    신을 섬기는 사람은 신을 객체화 하는 것이며 그것은 신을 대상화 하는 것이다. 신을 도구화 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을 부정하는 행동이다. 영혼은 주체의 표현이다. 표현은 객체화 되지 않는다. 작가에게 저작권이 있듯이 표현에 권력이 있다.


    영혼부정은 권력부정이다. 신은 권력의 근거다. 신의 부정은 권력부정이다. 권력부정은 주체부정이다. 옛날사람이 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거나 제사장의 얼굴을 보면 안 되는 이유다. 왕의 면류관도 같다. 주체를 객체화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권력은 연결이다. 존재는 근원과 연결된다. 전기는 발전소와 연결된다. 전구에 불이 켜지고, 생명에 호흡이 켜지고, 문명에 진보가 켜지고, 삶에 의미가 켜진다. 표현에 권력이 켜지고, 주체에 영혼이 켜지면 자동차 시동이 걸린 준비된 상태다.


    인간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둘뿐이다. 연결이 아니면 단절이다. 주체에 서서 권력을 쥐어야 연결할 수 있다. 적절히 단절하여 새로 연결할 라인을 확보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연결이 단절보다 우위라야 한다. 음의 되먹임이 되면 죽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6853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6819
6553 민주당은 죽었다 image 김동렬 2003-12-04 17064
6552 대칭성 원리 김동렬 2009-12-10 17060
6551 학문의 족보 2 김동렬 2009-09-24 17053
6550 이게 사실이면 심각한 거 아닌가요? 정민화 2002-12-01 17050
6549 중앙일보의 기이한 공작 김동렬 2002-09-19 17039
6548 개념없는 오마이레시안들 image 김동렬 2003-12-15 17036
6547 사건은 동적공간에서 일어난다. image 김동렬 2011-08-16 17023
6546 지적설계론과 구조론 image 6 김동렬 2012-05-23 17015
6545 이탈리아 멕시코 스페인 포르투칼 강세? 김동렬 2006-06-15 17007
6544 토종 학문의 죽음 김동렬 2005-12-24 16996
6543 레고블럭의 구조 image 1 김동렬 2009-01-23 16995
6542 Re..돌이킬 수 없는 강을 가볍게 건나가는 회창 김동렬 2002-09-29 16994
6541 부시의 엑스파일 김동렬 2002-09-17 16991
6540 사상가 DJ와 수완가 노무현의 찰떡궁합 김동렬 2003-06-17 16990
6539 전여옥병과 김용옥병 박통병, 노무현병 김동렬 2003-05-28 16989
6538 탄핵 5적을 부활시킬 것인가? 2005-08-05 16984
6537 명상하는 방법 image 16 김동렬 2013-05-22 16979
6536 노무현이 불안하다 image 김동렬 2003-07-14 16976
6535 왜 박상천이 수구인가? 김동렬 2003-05-17 16976
6534 황박-미즈메디사건의 중간평가 김동렬 2006-01-04 16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