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51 vote 0 2023.01.27 (12:50:38)

     세상은 변화의 집합이다. 변화로 모두 설명된다. 그러나 인류는 그동안 변화를 규명하지 않았다. 우리가 변화로 아는 것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흐르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태양이 바람을 데워서 팽창시키고 중력이 물을 잡아당기는 것이 변화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의 논리로 변화를 설명하지만 틀렸다. 인과율은 이미 일어난 변화의 전달만 해명한다. 우리는 사건의 원인 단계에서 결과가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결정론의 오류는 변화의 중간 전달을 변화 그 자체로 착각한 것이다. 인류는 변화를 탐구한 적이 없다.


    도미노가 연속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변화가 아니다. 최초에 가만 있는 도미노를 쓰러뜨린 것이 변화다. 우리가 현실에서 하는 일은 대부분 이미 일어난 변화의 중간 전달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최초 격발의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인간은 당황하고 주변의 도움을 구하게 된다.


    첫 만남, 첫 등교, 첫 키스, 첫 소풍, 첫 시합과 같이 처음 일어난 일은 잊지 못한다. 그럴 때 인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댄다. 다행히 부모와 선배가 챙겨주므로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인생에 한 번은 혼자 고독하게 변화의 최초 격발과 대면하는 곤란한 상황을 만나고 좌절하게 된다.


    모든 것이 변화다. 그런데 우리는 변화를 모른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믿고 의지하는 것은 변화의 중간 전달자에 불과하다. 성질이 존재의 본래 모습이다. 성질은 궁극적으로 밸런스의 복원이다. 변화는 밸런스 갈아타기다. 모든 변화는 둘의 자리바꿈이다. 변화를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4526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35553
6710 다르마의 길 2 김동렬 2024-06-19 2088
6709 연결문제 김동렬 2023-02-12 2089
6708 방향과 압박 김동렬 2023-11-09 2091
6707 민족주의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12-18 2091
6706 문명과 야만의 차이 1 김동렬 2023-11-10 2092
6705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란다 김동렬 2024-03-12 2093
6704 클린스만의 명암 김동렬 2023-11-20 2095
6703 나쁜 윤과 없는 한 image 김동렬 2024-06-24 2095
6702 존재의 엔진 김동렬 2023-07-22 2099
6701 생각의 도구 1 김동렬 2023-01-18 2101
6700 방시혁 민희진 전쟁 중간점검 김동렬 2024-05-31 2104
6699 동기부여 만능주의 김동렬 2024-06-20 2104
6698 물리적 실재 김동렬 2022-11-27 2106
6697 한동훈 패션안경의 비밀 김동렬 2024-03-07 2106
6696 조절이냐 선택이냐 김동렬 2024-01-31 2107
6695 인류문명 2.0 김동렬 2024-02-13 2107
6694 본질지향에서 도구지향으로 김동렬 2022-04-23 2109
6693 과학의 시련 김동렬 2023-01-29 2109
6692 발생이 먼저다 김동렬 2023-01-30 2110
6691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