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경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카드는 정부부문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생각할 수 있죠.
이 카드들은 소모될 때마다 비용을 수반하므로 투입 대비 효용이 거둬지도록 최대한 알맞게 쓰여야 하지요.
정책이 남발되지 않도록 의회가 행정부의 재정정책을 견제하며 중앙은행 역시 행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스템이 좋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겠습니다.
그래야지 경기가 경착륙하거나 버블로 끓어오르지 않고 장기적으로 롱런할 수 있으니까요.
트럼프가 행정부 수장으로서 재량권의 한계치까지 재정을 쓰는 건 시장이 생각하기에 그럴 수 있었습니다.
의회에서 야당인 민주당과 싸우는 것도 뭐 어느나라나 그럴 수 있는 거죠. 감세나 인프라투자 라든지요.
그런데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에 심한 입김을 불어넣는 것은 전혀 급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임명권이 명목상 현직 대통령에게 있긴 하지만 트럼프는 전례 없는 짓들을 벌여왔습니다.
전임 의장인 재닛옐런을 끊임없이 압박해서 중도사퇴하게 만드는가 하면 요즘은 자기가 임명했던 제롬파월 한테도 심한 막말을 하고 있으니까요.
미국의 현직 대통령일지라도 개인이 혼자 사견을 주장하기만 할 뿐이라면 경제에 있어서 그렇게까지 유의미한 리스크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제도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개인의 잘못된 생각이 시스템 전체를 뒤흔든다면, 계획에 대한 기대감을 동력으로서 움직이는 경제라는 녀석은 원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삐걱거릴 수 있죠.
정리하자면 경제에 있어서 시스템차원의 문제가 아닌 한, 설령 무역분쟁일지라도 웬만한 암초는 잘 구축된 시스템의 맞대응에 의하여 어느 정도 선에서 통제되어야 합니다.
이런면에서 연준 의장이 요번에 보여준 태도는 경기부양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해보여서 단기적으로 시장을 실망시키겠으나, 과연 시스템이 개인에 의하여 흔들리지 않고 있단 걸 보여주었으므로 크게 보면 시장을 안심시켜 줄 것입니다.
트럼프 리스크가 겉으로 요란해보이긴 하지만 알게모르게 야만이 지식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연준이 경기침체 나몰라라 하자는 것도 아니며 경기리스크의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적어도 제대로 따지며 나아가자는 뉘앙스로 말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트럼프가 실책을 저지르는 것이 만인에게 각인되며 그 덩을 연준이나 민주당이 치워주는 모양새가 되어야 자연스럽게 트럼프 재선이 견제되겠죠.
자꾸 성급한 시장참여자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중앙은행의 주목표는 시스템의 수호이지 끊임없는 경기부양은 아니지요.
다만 시스템이 굴러가도록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돕는 것은 맞지만요.
아, 제가 자꾸 미국시장을 이야기 하는 것은 현시대에선 미국이 글로벌 경제라는 계획을 앞장서서 제출하는 측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측과 화폐의 공급측을 가장 크게 담당하니깐요.
"중앙은행의 주목표는 시스템의 수호이지 끊임없는 경기부양은 아니지요."
정말 동의하는 바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다 양적완화다 비전통적 방식의 정책의 시행 및 예정을 파멸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 해석이 유튜브 방송에 판을 치던데, 정작은 그게 시스템 유지 (좀 더 세밀하게는 연준의 명시적 objectives (Price stability 와 Maximum employment))를 달성하기 위한 어떤 과감한 정책도 준비되어 있다는 선언인 건데 말이죠.
고작 2억 남짓한 인구가 선출한 자가
지구촌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현시스템을 바꾸고자 하는 게 저의 그림입니다~
현강님 이 동네는 경제에 밝지 않은 사람도 많은 만큼 알기 쉽게 얘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