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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19 vote 0 2025.07.04 (10:55:39)

    내부에는 구조가 있고 외부에는 관계가 있다. 그 사이에 단위가 있다. 서양은 내부를 봤지만 단위에 막혀 관계를 보지 못했고 동양은 외부를 봤지만 관계에 가려 단위를 보지 못했다. 단위가 없으면 사건이 끝나지 않아 공허해진다. 외부 관계를 단위 내부에 가둔 것이 구조다.


    구조는 내부구조다. 내부를 봐야 한다. 내부를 보려면 쪼개야 한다. 객체를 잘게 쪼개면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어떤 한계에 도달한다. 그것이 성분이다. 서양의 사고는 성분 위주의 사고다. 존재를 구성하는 성분을 원자라고 한다. 틀렸다. 원자는 성질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양파 껍질을 계속 까면 최후에 남는 것은 없다. 성분은 없다. 양파를 까는 과정에 정보가 사라진다. 껍질들 사이의 질서를 잃는다. 자동차를 분해하면 부품들 사이의 관계가 사라진다. 구조는 성분들의 관계다. 원자는 단절되므로 성질이 없지만 관계는 연결되므로 성질이 있다.


    서양은 성분을 찾다가 관계를 잃었다. 원자는 찾았는데 성질을 잃었다. 세상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성분들 사이의 관계로 이루어진 성질로 이루어진다. 성분은 인간의 기술적 한계로 분해를 못한 자원이다. 그것은 인간의 사정이지 존재의 진실이 아니다.


    내부지향 서양의 불변 원자 - 단위

    외부지향 동양의 변화 관계 - 성질


    존재는 불변의 단위와 변화의 성질로 이루어진다. 서양은 내부를 봐서 단위를 보되 성질을 보지 못했고 동양은 외부를 봐서 성질을 보되 단위를 보지 못했다. 단위는 공간을 차지하고 성질은 시간을 진행한다. 우리는 불변의 공간 단위와 변화의 시간 성질을 동시에 살펴야 한다.


    엉킨 실을 풀다 보면 매듭을 만난다. 서양의 사고는 매듭에서 막혔다. 원자는 매듭이다. 그 매듭을 마저 풀어야 한다. 다 풀면 세상은 한 가닥의 실로 돌아간다. 원자는 사라지고 우주는 근원의 하나로 돌아간다. 세상은 작은 여럿의 집합이 아니라 커다란 하나의 출렁거림이다.


    세상을 단절된 매듭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연결된 실로 볼 것이냐에 따라 사유의 방향이 다르다. 이후 가는 길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류는 여기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서양의 내부지향은 단위에서 막혔고 동양의 외부지향은 관계에서 막혔다. 사건의 전모를 본 사람은 없다.


    구조론은 닫힌계를 걸어 외부관계를 내부구조로 바꾼다. 물질을 쪼개면 성분이 남고 성분을 쪼개면 관계가 남는다. 관계를 단위에 가두면 구조다. 외부관계는 우연이고 내부구조는 필연이다. 외부우연은 통제할 수 없고 내부필연은 통제된다. 인간은 관계를 통제하여 도약한다.


    서양은 불변의 단위가 있지만 변화의 관계가 없고 동양은 변화의 관계가 있지만 불변의 단위가 없다. 동서양이 존재를 절반씩 나눠가진 셈이다. 동전의 한쪽 면만 보고 반대쪽을 보지 않았다. 외부의 관계와 내부의 단위를 통합하면 구조다. 구조는 단위에 갇힌 필연적 관계다.


    남녀가 무인도에 갇혀 있었다면 1년 후에 아기가 태어날 것은 자명하다. 무인도가 사건의 단위라면 남녀는 관계다. 동양은 남녀를 관찰했지만 무인도에 가두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서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지 못했고 서양은 무인도를 열심히 관찰했지만 거기에 남자만 있었다.


    동양의 음양론은 외부 관계에 주목하고 서양의 원자론은 내부 단위에 주목한다. 원자설은 틀렸다. 그것은 인간의 쪼개는 기술 한계이지 존재 자체의 사정이 아니다. 풀지 못하는 매듭을 만나 여기가 한계라고 선언한 것에 불과하다. 원자의 위치에 성질을 더하면 그것이 구조다.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동양인의 사유는 외부의 관계로 나아가면서 멈추지를 못한다. 멈추는 단위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턴을 발견해야 한다. 관계는 패턴에서 멈춘다. 관계의 패턴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하나의 존재 단위다. 패턴은 더 높은 차원에서 발견된다.


    실을 풀다가 풀지 못하는 매듭을 만나 그것을 단위로 삼은 것이 원자론이다. 임의로 그렇게 정한 것이다. 틀렸다. 일정한 간격으로 매듭이 있다면 매듭과 매듭사이 간격이 단위다. 대나무의 마디가 단위다. 동양은 관계를 추적하다 반복되는 마디에서 멈추고 단위를 찾아야 했다.


    손가락은 손목에서 멈춘다. 형제의 반복은 부모에서 멈춘다. 반복되는 패턴은 반드시 높은 차원에서 멈춘다. 손가락의 반복을 멈추게 하는 손목, 형제의 반복을 멈추게 하는 부모, 바퀴의 반복을 멈추게 하는 엔진이 있다. 그것이 더 높은 차원이다. 거기서 단위를 발견해야 한다.


    닫힌계를 지정하여 우연의 외부관계를 필연의 내부구조로 바꾸면 차원이라는 존재의 단위가 발견된다. 우주는 사물의 원자 단위가 아니라 사건의 차원 단위로 존재한다. 원자는 크기가 작지만 구조는 크기와 상관없다. 크기라는 것은 인간의 비교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


    구조는 변화의 단위다. 변화는 패턴을 남긴다. 인간은 자연의 반복되는 패턴에서 단위를 발견한다. 에너지의 1회 입력-결정-출력이 구조다. 세상은 작은 원자의 집합이 아니라 근원의 자궁이 되는 의사결정구조의 무한 복제다. 원자가 공간의 위치라면 구조는 시공간의 변화다.


    세상이 외부의 관측자인 인간이 가리키는 어떤 것이 아니라 객체들 사이의 내적인 관계임을 보고 다시 그 관계가 외부의 스쳐가는 우연이 아니라 내부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의 필연임을 봐야 한다. 세상은 변화다. 변화는 간섭하고 간섭은 법칙을 따르며 법칙은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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