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의 원리 물질의 운동이 언제나 최소작용, 최단거리, 최소시간, 최소저항을 따르는 것은 신이 그것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고, 자연이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도 아니고, 계가 외력을 이겨서다. 이기지 못하면 진다. 지면 깨진다. 이긴 것만 남아 있다. 효율적인 쪽이 이긴다. 계를 만들고 대칭을 조직하여 축을 공유하면 효율적이므로 외력을 이긴다. 최소작용이라는 표현은 귀납적 표현이다. 사건의 원인측이 아니라 결과측을 본 것이다. 사건의 원인측을 보자면 '에너지의 수렴원리'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수렴이 아니면 확산이다. 확산하면 최대작용이고 수렴하면 최소작용이다. 확산한다는 것은 흩어진다는 것이다. 흩어지면 운동이 커져서 최대작용이다. 그 경우 외력에 진다. 확산하는 경우는 너클볼과 같다. 너클볼은 액션을 크게 해서 공이 휘어지게 만든다. 그러므로 너클볼은 멀리 던질 수 없다. 외력에 지기 때문이다. 부메랑도 액션을 크게 해서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진행하지 못한다. 외력이 작용하여 에너지가 수렴되지 못하게 방해한다. 축구라면 바나나킥이다. 무회전킥이 수렴을 방해하여 액션을 얻는다. 그러나 보통은 회전을 걸어 강력한 직구를 던진다. 최소작용을 해야 구속을 늘려서 타자를 이기기 때문이다. 공의 회전이 대표적인 에너지의 수렴이다. 총은 총열에 강선을 주어 에너지를 수렴한다. 화살은 깃을 달아 에너지의 확산을 방해한다. 수렴한다는 것은 축이 전체를 대표한다는 말이다. 무게중심의 한 점이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 중심이 흔들리면 액션이 커진다. 최대작용이 된다. 공을 던진다고 치자. 공이 가는 길은 공의 무게중심이 가는 길과 같아야 한다. 너클볼은 무게중심이 흔들려서 공이 똑바로 가지 못한다. 공이 똑바로 가지 않으면 곧 땅에 떨어진다. 비뚤게 간 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는 없다. 그 경우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어긴 셈으로 되기 때문이다. 비뚤게 간 공은 최소작용으로 코스를 잡은 직구보다 조금이라도 덜 날아간다. 만약 조금이라도 더 날아간다면 그게 무한동력이다. 문제는 최대작용을 일으켜서 던지자마자 추락한 공은 과학자가 분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바로 추락했으므로 과학자가 관찰할 시간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똑바로 날아간 공만 연구한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자연이 항상 최소작용을 지향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최소작용이 아닐 경우 외력에 휘둘려서 에너지는 진행하지 못하고 곧바로 멈추게 된다. 에너지는 확산방향일 경우 망하고 수렴방향일 경우만 사건을 일으킨다. 공이 항상 똑바로 날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똑바로 날아간 공만 과학자의 관찰대상으로 되는 것이다. 영구기관을 돌려보자. 바퀴보다 못하다. 바퀴는 이상적인 조건에서 영원히 회전할 수 있지만 영구기관은 대개 두어 바퀴도 돌지 않고 멈추게 된다. 왜 머리를 써서 만든 장치가 평범한 바퀴보다 못할까? 바퀴는 축이 정확히 가운데 있지만 누가 만들었다는 영구기관은 모두 편심이다. 축이 중심을 벗어나 치우쳐 있어 마찰열을 발생시킨다. 마찰하는 부분이 닳아서 금방 고장나게 된다. 실제로 제작된 영구기관이 몇 바퀴도 돌지 않고 멈추는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냥 팽이를 돌려도 잘 돌리면 3분 이상 돌아가는데 말이다. 큰 별 근처에 접근한 소행성은 조석력에 의해 깨져버린다. 에너지를 수렴시키지 못하고 확산시키기 때문이다. 토성의 고리가 된다. 달이 지구 주변을 돌지만 사실은 지구도 달 주변을 돈다. 그 회전반경이 지구 안에 있기 때문에 관찰되지 않는 것이다. 즉 지구는 미세하게 진동한다. 그 힘이 달을 붙잡아서 달은 자전을 하지 않는다. 달은 덩치가 커서 버티고 있지만 토성의 고리들은 버티지 못하고 깨진 것이다. 외력이 너무 강해서 에너지를 수렴시키지 못하므로 깨진다. 물질이 최소작용을 따르는 이유는 최소작용이 아닐 때 곧 축이 무게중심을 대표하지 않고 외력에 져서 흔들릴 때 깨지거나 혹은 깨지려는 힘을 받아 금방 멈추게 되기 때문이다. 달이 자전을 멈춘 게 그러하다. 보통은 깨지거나 흔들리거나 마찰력이 발생한다. 금성은 자전이 공전보다 느리다. 여러 이유로 자전이 느려져서 자기장이 없다. 에너지가 계를 이루고 한 점에 수렴되지 않으면 진동하거나 마찰하거나 깨진다. 외력이 운동을 멈춘다. 파도가 잦아드는 것이 그러하다. 정리하자. 물질이 언제나 최소작용의 원리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최소작용이 아니면 외력이 계를 이겨서 깨지거나 흔들리거나 열을 내거나 운동을 멈추게 된다. 그렇다면? 숨은 전제가 있는 것이다. 계가 에너지를 수렴하여 외력을 이기고 진행하는 경우만 과학자가 추적하기 때문이다. 즉 자연은 최소작용의 원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최소작용의 결과만 인간이 추적하는 것이다. 예컨대 팽이가 쓰러지기 직전에는 크게 원을 그린다. 최소가 아닌 최대작용을 한다. 그 팽이는 더 이상 돌지 않는다. 그러므로 과학자는 관찰하지 않는다. 팽이가 돌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작용을 실천하지 않는 운동선수는 스케이트를 타다가 자빠진다. 과학자는 그 사례를 보고하지 않는다. 왜? 자빠졌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언제나 사건의 원인측이 아닌 결과측을 본다. 왜? 결과가 나와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경우 결과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사건이 망해 버린다. 어떤 태풍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흩어져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한다. 과학자는 그 경우는 관측하지 않는다. 그건 태풍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살아남은 성공사례만 보고하는 것이며 성공사례는 살아남아 결과를 보인 것이고 그 경우는 외력을 이긴 것이며 외력을 이기려면 효율적이어야 하고 에너지는 수렴방향이어야 한다. 돌연변이가 되면 대부분 기형아를 낳고 사산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돌연변이가 거의 없다고 착각하게 된다. 사산한 아기를 관찰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건의 원인측이 아닌 결과측을 보기 때문에 오판하는 것이다. 자연이 최소작용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최소작용하여 살아남은 것만 인간이 관측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인간이 똑똑한 이유는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모두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승리자의 후손인 것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은 많은 경우 최소작용이 아닌 형태로 작용하다가 사건을 유지하지 못하고 망한다. 많은 물질은 실험실에서 0.00001초도 유지하지 못하고 죽는다. 과학자는 새로운 원소를 발견했다고 요란하게 발표한다. 그러나 보여주지는 못한다. 에너지의 효율성이 외력을 이기지 못하는 물질은 탄생과 동시에 죽는다. 대포알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과학자는 거기서 최소작용의 코스를 짚어낸다. 잘못 만들어진 불발탄과 제대로 날아가지 못한 대포알은 과학자의 눈 밖에 난다. 그 경우는 관찰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겨서 살아남은 사건만 관찰한다. 최소작용, 최단거리, 최단시간, 최소저항일 때 사건은 외력을 이기고 살아남아 자기 존재를 유지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계가 깨져서 부스러기가 되고 기체가 되고 유체가 되고 플라즈마가 되고 혹은 운동을 멈추어서 과학자의 눈 밖에 난다. 세상의 모든 죽은 자와 부스러기들은 최소작용에 도달하지 못한 것들이다. 그런데 그것이 더 많다. |
"자연이 최소작용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최소작용한 것만 인간이 관측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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