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ntertain.v.daum.net/v/20190805234315958 인간은 동기의 존재가 아니고, 보상의 존재도 아니고, 의지의 존재도 아니다. 그렇다면? 반응의 존재다. 고양이가 놀이개를 보면 달려드는 이유는 놀이개가 반응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고양이와 비슷하다. 이봉원은 여섯 번 사업에 실패하는 동안 전혀 보상받지 못했다. 그는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한 것이다. 왜? 반응하니까. 경영은 어렵고 창업은 쉽다. 창업의 핵심은 돈만들기, 도장찍기, 동료연예인 불러모으기 3종세트가 아니던가? 돈 만들기는 마누라 박미선을 구워삶으면 되고, 도장찍기는 훈련병 때 연마한 총검술 16개 동작 중 찔러총 자세를 응용한 찍어조 기술을 응용하면 된다. 과감하게 찍어주는 거다. 동료연예인 불러모으기는 TV 아침마당 출연으로 존재감을 부각시켜 해결한다. 대통령이 군대를 사열하듯이 동료 연예인들을 식당 앞에 줄세워놓고 사열해주는 거다. 홍보 도우미 몇 부르면 완벽하다. '이 정도는 나도 하겠어.' 이렇게 된다. 창업하기는 쉽고 경영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경영을 망치는 거다. 미국 중서부로 이주한 농민들은 흙집에 살며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다들 만족하고 있었다. 농사를 지어도 철도가 없어 동부의 시장에 내다팔 수 없다. 집을 고쳐지으려 해도 건축자재를 실어올 수 없다. 그들은 남들이 간다니까 얼떨결에 따라와서 뚜렷한 동기부여도 없었고 충분한 보상도 받지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농사가 잘 되었기 때문에 만족한 것이다. 중서부는 세계 3대 비옥한 토지 중의 하나다. 호박을 심어도 큰 것이 열렸고 밀을 심어도 잘 자랐다. 요즘처럼 비료가 공급되는 시절이 아니라서 옛날 농법으로는 매우 힘들다. 중서부는 수억 년간 저습지로 되어 바닥에 니탄층이 쌓였기 때문이다. 자극을 했는데 반응이 있으면 인간은 좋아한다. 반면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보상이 있어도 하지 않고 동기부여가 있어도 하지 않는다. 물론 보상 자체가 상당히 반응에 해당한다. 월급을 주면 일을 한다. 월급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척시대 중서부 농부들처럼 하루 열네 시간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월급날 한 번 반응한다면 반응이 너무 느리다. 보상은 있으나 매일매일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매 순간 반응하고 매 시간 응답해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은 열심히 한다. 아침이 다르고 점심무렵이 다르고 저녁무렵은 또 달라야 한다. 그럴 때 인간은 가난하게 살면서도 원망하지 않고 미친듯이 일하는 존재다. 왜 대도 조세형은 또 범죄를 저질렀을까? 감옥이 보상인가? 한국의 대표도둑이 되겠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나? 아니다. 그는 좀도둑질을 했다. 보상 때문이 아니라 반응 때문이다. 담을 넘으면 마당이 나오고 드라이버로 문을 따면 거실이 나오고 서랍을 뒤져보면 돈뭉치가 있고 보석이 있다. 반응하므로 턴다. 천재개 행복이는 보상도 없는데 열심히 학습한다. 주인의 칭찬이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약하다. 행복이가 열심히 학습하는 이유는 환경이 즉각 반응하기 때문이다. 반응하는 이유는 임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개 행동하지 않는 이유는 대상이 반응하지 않고 반응해도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정적으로 사건의 다음 단계가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반응하면 다음 단계가 생각나고 그럴 때 인간은 전진한다. 사건의 다음 단계를 모르면 가만히 있는다. 행하지 않는다. 그게 에너지가 없는 거다. 자극해서 대상의 반응을 끌어내고 다음 단계로 전진하게 하는 것이 에너지다. 민감해야 반응을 알아챈다. 인간과 늑대의 공통점은 방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인간은 작은 눈동자에 대비되는 흰 눈자위로 방향을 가리킨다. 눈을 보면 상대가 어디를 보는지를 알 수 있다. 늑대는 고개를 들어 특정한 방향을 쳐다보는 방법으로 신호한다. 그럴 때 상대가 반응한다. 인간과 늑대는 상대의 반응을 끌어내는 존재다.
늑대가 어떤 방향을 쳐다보는 것은 동료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동료가 반응하기 때문에 늑대들은 무리생활을 발전시켜 왔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눈동자에 더하여 언어로 반응을 끌어낸다. 반응하면 인간은 행동한다. 사람이 반응하고 환경이 반응하고 일거리가 반응할 때 인간은 에너지를 얻는다. 동기부여나 보상이나 의지 따위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다. 기계적인 메커니즘이 아니다. 이런 어휘들은 답을 모를 때 적당히 둘러대는 말이다. 뇌 안의 기계적인 메커니즘에 답이 있다. 대상이 반응하면 인간은 행동한다. 요즘 시골 할배들은 가을에 추수도 하지 않으면서 봄만 되면 심고 본다. 왜? 흙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심으면 싹이 나고 거름을 주면 잘 자란다. 반응하므로 일단 행동한다. 그런데 추수는 하지 않는다. 노동력이 부족해서다. 이런 식으로 묵어버린 논밭이 매우 많다. 할머니들이 폐지 리어카를 끄는 이유도 같다. 폐지는 주우면 쌓인다. 다음날 마트 앞에 가보면 또 폐지가 쌓여 있다. 보상은? 꼴랑 5천 원이다. 동기는? 없다. 폐지가 반응하기 때문에, 주우면 줍는대로 또 나오기 때문에, 다음 폐지를 끌어내려면 이번 폐지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폐지가 나오는대로 계속 주워담는 것이다. 그거 잼있다. 우리는 촉을 발달시켜 반응을 알아채는 눈을 확보해야 한다. 예리하게 날을 세워두어야 한다. 엘리트는 무덤덤한 역사의 반응을 끌어낸다. 지사는 민주화 투쟁을 통해 대한민국의 반응을 끌어낸다. 그들은 50년 단위의 프로젝트도 밀어붙인다. 왜? 예리한 촉을 가진 사람에게는 반응이 보이기 때문이다. 묵묵부답인듯 해도 아베가 조금씩 침몰하는 것이 보인다. 그것을 알아보는 자에게 에너지가 있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는 쉽다. 확산이면 거짓이고 수렴이면 참이다. 동기와 보상은 사건 밖에 있다. 농부의 동기와 보상은 논밭에 있지 않다. 자녀를 도시로 보내 공부시킬 동기는 도시에 있고 추수감사절의 보상은 가을에 있다. 반면 반응은 논밭에 있다. 흙에 있고 곡식에 있고 현장에 있다. 그 자리에 있다. 외부에 있는 것은 모두 거짓이고 직접 상호작용하는 현장에 있는 것이 진실이다. 외부의 것은 확산방향이고 현장에 있는 것은 수렴방향이다. 확산방향은 2고 수렴방향은 1이다. 농부와 흙의 상호작용은 1이다. 내가 흙을 만질 때 흙도 나를 만지므로 1인 것이다. 라인이 1이다. 접촉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다. |
좋은 글이다.
뭔가 힘이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