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46 vote 0 2019.07.22 (11:17:43)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


    우리는 가만히 정지해 있던 것이 어떤 이유로 변화가 일어나서 운동하게 된다고 믿는다. 사실은 그 반대다. 변화하는 것이 어떤 이유로 정지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우주의 근본은 변화다. 원래 우주는 운동으로 가득 차 있고 지금도 운동하고 있다. 


    정지한 것은 없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초끈이론은 그것을 초끈의 진동으로 표현한다. 우주는 원래 동動이다. 두 개의 운동이 충돌하여 교착되면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멈춘 것은 아니다. 거리를 잃고 대신 속도를 얻었을 뿐이다. 멈춘 게 아니라 제자리걸음이다.


    두 별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공전하면 거리에 따라 하나의 별로 보일 수 있다. 상대적인 정지로 보일 뿐 가만히 멈추어 선 것은 우주 안에 없다. 구조론으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사실은 모두 운동이다. 감추어진 운동과 드러난 운동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질과 입자와 힘은 운동이 꼬여서 감추어진 것이며 량은 외부의 대상에 침투한 것이다. 우주에는 드러난 운동과 감추어진 운동뿐이다. 운동한다는 것은 어떤 하나가 두 자리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두 칸을 오가며 점유하고 있다. 방이 둘인데 이 방과 저 방을 오간다.


    이 방을 비우고 저 방으로 옮겨갔을 때 남는 방을 빌려줄 수 없을까? 대개 불가능하지만 사이클이 맞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 동가식 서가숙하는 사람이 동가식 할 동안 서가숙을 게스트하우스로 내놓는다. 더 적은 공간을 차지하므로 더 효율적으로 되어 주변부를 이긴다.


    주변에 대해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를 이르므로 충돌하면 자신을 보존하고 상대를 파괴한다. 우주는 그렇게 이긴 것만 남았다. 엮여서 공간을 공유하는 쪽이 승리하므로 외견상 우주는 멈춘 것처럼 보인다. 충돌하여 상대를 흡수한 것만 남은 것이 우주를 채우는 별이다.


    생물이 몸집을 키우는 이유도 같다. 진화는 일단 몸집을 키운다. 몸집이 클수록 주변과 충돌확률이 높아 불리하다. 집중공격인 타겟이 된다.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국가와 조직의 발달도 이와 같다.


    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리스크가 증대하므로 재벌은 몰락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일부 살아남은 기업은 강력해진다. 물질은 뭉칠수록 불리해지며 그 약점을 극복하면 강력해진다.  


     우주는 원래 동이다. 이 그림을 머리에 그려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7.23 (03:51:28)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http://gujoron.com/xe/110807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4717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4394
4550 왜 철학하는가? image 김동렬 2017-04-18 12799
4549 서프, 어디로 가는가? 김동렬 2004-07-02 12796
4548 모든 것의 출발점 image 5 김동렬 2011-08-02 12794
4547 이라크전 묻고 답하기 김동렬 2004-06-25 12794
4546 구조론은 대폭발이론이다. image 1 김동렬 2017-03-02 12791
4545 먼저 인간이 되자 image 8 김동렬 2018-01-06 12789
4544 유시민 그리고 강준만 김동렬 2006-01-04 12788
4543 창의교육과 한국교육 image 3 김동렬 2017-12-08 12781
4542 동적균형 image 김동렬 2017-08-05 12772
4541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image 김동렬 2017-11-27 12765
4540 정명은 소통이다 image 김동렬 2017-03-04 12763
4539 잘못된 말하기의 예 image 1 김동렬 2018-03-12 12760
4538 다른 우주로 건너가 보자 image 3 김동렬 2017-11-04 12759
4537 조선일보 발악을 하는구나 김동렬 2006-03-15 12759
4536 구조론과 인공지능 image 7 김동렬 2016-12-08 12758
4535 문희상은 물러가라 2005-08-18 12758
4534 기적은 있다 image 3 김동렬 2018-02-17 12757
4533 구조론의 우주관 image 김동렬 2017-06-01 12757
4532 아 전여옥 김동렬 2007-07-11 12757
4531 빈라덴이 이겼다 김동렬 2004-11-03 12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