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52 vote 0 2024.04.11 (10:30:39)

    동양은 신이 없다. 귀신은 영靈, 혼魂, 백魄, 정精, 기氣로 이루어져 있는데 햇볕에 마르고 바람에 날려서 사라진다. 원한을 품으면 울혈이 생겨서 오래간다. 국가를 세우는 등의 큰 업적을 세우면 사방의 기운이 모여들어 음의 기운인 귀鬼보다 양의 기운인 신神이 강해져서 오래도록 제사를 받아먹을 수 있지만 결국 사라진다.


    서구의 신은 히어로에 가깝다. 아킬레스나 오디세우스는 신이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신이다. 신과 결혼하려면 자신도 신이 되어야 한다. 카이사르는 신이 되려고 하다가 죽었다. 이는 기독교의 절대자 개념과 다른 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은 서구에 없었는데 아케나톤의 일신교 이후로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신 개념이 왜 생겼을까?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메타 영역은 복제된다. 닮는다. 인간이 서로 닮아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려고 신 개념을 생각해낸 것이다. 신은 우주를 이루는 근원의 닮음이다. 닮음에서 다름이 나왔고 신에게서 인간이 나왔다. 닮음과 다름을 연결하는 메타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지만 신을 실천할 수 있다. 초인이 될 수 있고, 히어로가 될 수 있고, 지성인이 될 수 있다. 더 높은 단계로 상승할 수 있다. 메타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닮음 영역이 존재하고 공유 영역이 존재한다. 달리는 버스의 운전석이 비어 있다면 당신이 거기에 앉아야 한다. 훈련된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6792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6734
6752 유권자의 갑질 김동렬 2024-02-26 1624
6751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2-05 1628
6750 엘리트와 비엘리트 김동렬 2024-05-22 1629
6749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1-28 1631
6748 교언영색 한동훈 image 김동렬 2024-03-13 1643
6747 세상에 안 미친 개는 없다 3 김동렬 2024-05-23 1643
6746 테크노 낙관주의 비판 1 김동렬 2023-11-24 1645
6745 빡대가리 한동훈 1 김동렬 2024-04-23 1647
6744 기정과 탱킹 2 김동렬 2024-02-27 1653
6743 노무현 이후에 노무현이 없다 김동렬 2024-04-04 1653
» 동양은 신이 없다. 김동렬 2024-04-11 1652
6741 이찬종 알파독이론과 강형욱 카밍시그널 2 김동렬 2024-05-19 1655
6740 정치란 이렇게 하는 것이란다 김동렬 2024-03-12 1659
6739 의사결정 원리 김동렬 2023-11-22 1660
6738 바보들과 논쟁하지마라 김동렬 2024-06-11 1665
6737 선거의 절대법칙 김동렬 2024-04-17 1667
6736 바보를 바보라고 불러야 한다 김동렬 2024-03-22 1668
6735 국힘당과 집단사고 김동렬 2024-04-05 1668
6734 서편제와 동편제의 비밀 image 1 김동렬 2024-02-20 1674
6733 신임을 잃었으면 물러나야 한다 1 김동렬 2024-05-06 1675